23.2.6~10 #우정 #미니멀라이프 #티테이스팅
2/6
[매일 단단해져라]
어제 내린 식어버린 차에 따뜻한 물을 부었다. 마실만해졌다. 살면서 뻑뻑한 순간에 '다시' 해보는 힘이 더 생기기를 고대한다. 그럴 거면 왜 하냐는 식의 화법은 내가 잘 가던 길도 멈추게 만든다. 그 말을 들어서일까. 잘해오던 일인데 일찍 일어나면 뭐하나, 다시 하면 뭐하나 허무함이 밀려왔다. 정신을 차리자. 무너지지 말아야지, 한 귀로 듣고 흘려야지. 매일 조금씩 나는 단단해질 거야.
2/7
[친구]
오랜만에 회기역에서 친구를 만났다. 서로 아이를 등원시키고 하원 전까지 시간을 보냈다. 내가 과일집을 보고 호들갑스럽게 말했더니, 20대 때도 과일 타령하며 참외를 샀다고 말했다. 내 기억엔 휘발된 순간이 그 친구에겐 남아있어서 신기했다. 따뜻한 원목 느낌으로 인테리어한 카페는 친구 때문인지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 넓은 창에서 햇볕이 테이블로 따사롭게 들어왔다. 우린 밥을 먹고 노곤해졌다. 시간이 쏜살같이 흘렀다. 헤어지는 순간이 아쉬웠다. 또 볼 수 있겠지.
2/8
[집안 정리는 진행중]
지난 1월부터 시작한 집안 정리는 계속 진행형이다. 정리하기 전에 관련 책이랑 영상을 찾아보며 적용했다. 컴퓨터 책상 위를 물건이 하나도 없는 제로 상태로 만들었다. 생각보다 유통기한이 꽤 지난 약이 한무더기 나왔다. 폐의약품이랑 폐형광등도 주민센터 앞에 함이 있어 가져다 버렸다. 쓰지 않은 된장이랑 기름 냄새 나는 식용유만 해결하면 부엌은 어느 정도 마무리다(아싸!). 2월 안에 아직 문을 열지 못한 창고 같은 방이랑 창고, 버리지 못한 자전거만 해결하면 오래 머물고 싶은 집안 환경을 만들 듯하다.
2/9
[텃밭을 기대하는 마음]
슬슬 분양할 텃밭을 보고 있다. 집에서 청계산까지 매주 1시간 거리를 이동하는 건 무리수였다. 그래서 이번엔 집 인근 위주로 알아보는 중이다. 근처라고 해도 20~30분은 이동해야 한다. 혼자 가면 사실 청계산 쪽도 상관이 없다. 다만 약간 가족 개념이 들어간 연례행사라 여러 가지를 고려하고 있다. 가장 가까이 있는 농장으로 내일 견학을 가기로 했다. 1년에 땅 빌리는 비용이 20만원이고, 농장에서 닭을 방목해서 변수가 예상된다. 그뿐 아니라 1년 동안 쌓아둔 청계산농장 커뮤니티를 내려놓고 나홀로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다. 그럼에도 다시 텃밭농사 지을 생각에 가슴이 뛴다. 정말 올해는 홀로(?) 밭을 일구는 새로운 경험치를 쌓을 예정이다. 내일 비가 조금만 내리면 좋겠다.
2/10
[녹차 신세계]
나는 홍차보다 녹차를 더 좋아하는 사람이다. 홍차테이스팅할 때는 힘이 안났는데, 어제 녹차테이스팅할 때는 에너지가 막 샘솟는 듯했다. 커피를 마시고 흥분하는 거랑 비슷한 모습이었다. 한국, 중국, 일본의 여섯 가지 녹차를 배웠다. 녹차를 만들 때 살청에 해당하는 방법은 증청과 초청으로 2가지뿐이다. 증청은 수증기를, 살청은 솥에 덖으는 방식이다. 증청한 녹차에서는 바다향(미역, 해초, 비린향)이 났고, 살청한 녹차에서는 구수한 향(찐콩, 약밤, 단향)이 올라왔다. 물에 우려낸 모습에서도 증청은 샛초록이지만 살청은 누런 녹색을 띠고 있다. 그중에 제일 신기했던 맛을 가진 녹차는 일본 '교쿠로'였다. 40도 정도 온도로 우려내 마시고, '우아미'라고 하는 감칠맛(미원 한스푼 맛)이 폭발하는 녹차였다. 오차츠케를 먹을 때 곁들이는 녹차라고 해서 진짜 맛있겠다고 생각했다. 녹차계의 에스프레소처럼 느껴졌다. 교쿠로는 한국에 팔지 않아서 일본 직구를 해야 한다니 아쉬웠다. 다양한 차를 알아가서 좋은데 우리나라 차에 매기는 관세가 핵폭탄급이라 안타까울 지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