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되다

첫 글, 어떤 이야기를 할까

by 김이후

브런치의 작가로 첫 글을 어떤 것으로 할까 하다 나의 과거 고백이자 다짐을 적어보면 어떨까 했다. 특별할 것 없는 나의 서사이지만, 나에게는 의미가 있고 누군가에게는 또 읽을거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한때 블로거를 꿈꾸며 이곳저곳 플랫폼에 글을 뿌리고 다닌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하면 스스로 ‘쪽팔러’ 다닌 셈이다. 그중에서 다행히 받아주지 않아서 똥글을 공개하지 못한 곳이 있다. 바로 브런치라는 플랫폼이다. 당시 자꾸 떨어져서 5번 연속으로 글을 바꿔가며 계속 올렸음에도 거절당했었다. 취업 당시에 서류탈락하는 기분과 동시에 자기 방어적 변명으로 정신승리 했었다.


"내 글을 읽지도 않았을 거야"


"유명 인플루언서 같은 인지도가 있어야 할 수 있나 보다"


불행 중 다행이었던 것은 이 탈락을 계기로 내 글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져 흑역사를 더 만들지 않았다는 점이다.


작년 말 글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 꾸준히 써나가는 것이 목표이다 보니 잘 쓰고자 하는 마음보다는 귀찮음을 이겨내는 마음으로 임했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 하는 글이 아니기 때문에 내밀한 감정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표현은 거칠지 몰라도 내 마음을 털어놓다 보니 쓰는 행위 자체에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다시 말해 스스로에 대해서도 더 잘 알게 되었다.


글쓰기란 나에게 그런 것이었다. 남들에게 보여주는 글임에도 나를 더 잘 알 수 있게 하는 것. 짧더라도 평범하더라도 거칠더라도. 단지 감정에 대해 여러모로 돌아보고 그것을 글로 표현해 보면서 내가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사는지 알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글 중 일부를 브런치에 올렸고 오늘 작가가 되어서 축하한다는 메일을 받았다. 혹시나 싶어 아무 사진도 그림도 과장도 없이 순수 일기로 썼던 세편의 글로 통과했다. 아 이 플랫폼도 글에 진심이구나 싶어 기뻤고, 동시에 나름대로 발전해 왔다는 생각도 들었다.


작가라는 이름이, 더 잘 쓰겠다는 약속이 아니라, 지금처럼 계속 쓰겠다는 다짐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