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찾기

프롤로그

by 귀유니


사랑은 본능인 걸까, 선택인 걸까? 나는 이런 생각을 자주 떠올리곤 했다. 김이 서린 안경을 쓴 진우는 깍두기를 내 국밥 위에 얹어주며 재미없는 이야기를 떠들어 대고 있었다. 중국에서는 이미 자율주행 택시가 다닌다던지, 얼마 전 발표된 논문에서는 말도 안 되는 로봇 소프트웨어가 나왔다는 둥 내가 궁금해하지도 않는 이야기들을 쉴 새 없이 말하고 있었다. 진우는 내가 슬퍼할 때면 내 옆에 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쏟아내곤 했다. 내가 생각에 깊게 빠질 일말의 틈도 주지 않았다. 진우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순간들이 있었다. 나는 하얀 진우의 안경을 빼 들어 호호 불어 손수건으로 닦아 다시 씌워주며 말했다.


“진우야, 그만해도 돼. 네가 있잖아. 나 괜찮아. “


낙엽이 다 져버리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 매서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겨울이면 나는 진우와 추모공원으로 향한다. 7번째 맞이하는 추운 겨울이지만 도대체가 아직도 적응이 되지 않는다. 괜찮은 척하는 하는 데는 도가 텄다. 내가 너무 슬퍼하면 진우는 더 슬퍼할 테니.


“주연아 우리 이번 겨울에는 스키 타러 갈까?”

“내가 스키를 탈 수 있을까?”

“스키는 네가 나보다 더 잘 탔잖아.“


진우를 처음 만난 건 스물 다섯살, 스키장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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