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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14. 2020
13 사회'악'기업, 사회적기업
현실은 소설보다 훨씬 더 잔혹하고 비참하다.
1
'와......! 이러니 내 책이 안 팔리지!'
사회적기업과 사회적경제에 대한 좋지 않은 이야기를 글로 쓰며 근근이 먹고살고 있는 C는 뉴스 기사를 보고 자신의 책이 왜 이토록 팔리지 않는지에 대해 수긍하게 되었다.
'어떻게 장애인 분들의 월급을 '후원금' 명목으로 가로챌 수가 있지. 자기들 돈으로만 준 월급도 아니고 지자체에서 받은 돈을 보태서 월급을 줬으면서... 대단하다, 대단해.'
'너 잘리면 갈 데도 없다! 불만 있으면 나가라! 협박까지... 진짜 상상이다. 와......!'
'이건 진짜 심하다. 기부금을 내기 싫으면 온전히 돈을 받는 직장으로 가서 나의 행복한 삶을 이어 가겠다고 하고 가시면 되는 것 아니냐... 행복한 삶? XX! 네 입에서 감히 행복한 삶을 말해? 더럽다, 더러워. 진짜 옆에 있었으면 쌍욕을 날려주고 싶다. 와......!'
'회계 자료도 조작했네. 좋게 만들어야 사회적기업 갈 때 점수가 나오니까 조작했다고? 와...... 이게 말이야 똥이야. 진짜 완전 XXX네. 이런 놈이 운영하는 조직이 어떻게 예비사회적기업 지정을 받을 수가 있지? 와......!'
'기업에서 개인 급여 계좌로 입금이 되고, 그 이후에 이뤄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가 확인하기가 어렵다라니...... 뭐가 어렵다는 거야! 세금으로 큰돈을 매달 주는데 현장 가서 직원들하고 이야기도 나눠 보고 회계 장부 살펴보고 통장도 확인해보고 그래야지! 그러면 금방 알 수 있는데! 수가 너무 많아서 힘들면 랜덤으로 언제든지 현장 실사 나갈 수 있다고 공지하고 나쁜 짓 못하게 조치를 취하면 되잖아. 와......! 뭐하는 XX들이냐.'
2
'와......! 졌다, 졌어. 뉴스가 내 책 보다 훨씬 흥미진진하네.'
C는 이 뉴스에 나온 월급 가로채기, 직원 협박하기, 회계 자료 조작하기, 부정부패 눈 감아주기보다 더 강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사회적기업 악용', '사회적기업 비리', '사회적기업 불법' 등의 단어로 포털 사이트를 검색하며 C는 사회적기업이 저지른 나쁜 행위들을 찾아 나섰다.
자료들이 제법 쏟아져 나왔다.
'역시...... 많아!'
C는 자료를 찾던 중 인터넷 기사 댓글에서 자신의 새로운 책의 제목이 될 괜찮은 단어도 발견했다.
'사회악기업...! 그래, 이거야. 사회악기업, 사회적기업! 좋은데!'
C는 댓글에 대댓글을 남겼다.
'사회악기업이라는 표현이 너무 좋네요. 인용을 해도 될까요?'
C는 대댓글을 달며 새로운 책에 대한 제목을 발견해서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불안에 잠겼다.
'내 글이 또 현실보다 못하면 어떡하지?'
분명, C의 글은 현실보다 못할 것이다.
사회적기업, 사회적경제의 현실은 드러난 것보다 훨씬 더 잔혹하고 비참하니까.
안타깝지만 이것도 현실이다.
이정도면 '사회적기업',' 사회적경제'가 아니라 '사회악기업', '사회악경제' 입니다. 그렇죠?
출처: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tvh&oid=056&aid=0010903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