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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사회적기업 불나방 Jan 26. 2021

18 사회적경제조직 암행어사 출두요!

너희들 좋은 시절, 이제 다 갔다.

1

"이번에 새로 신설된 사회적경제조직 암행어사 팀에서 나왔습니다. 사회적기업 일자리창출사업으로 지원 받으신 인건비가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지 확인하려고 합니다. 해당 지원사업으로 일하고 있는 근로자를 불러주시고 이와 관련된 회계 및 증빙 자료 준비해서 바로 주시길 바랍니다."

"아무 말도 없이 이러시면 어떡합니까. 지금 일하고 있어서 바쁜데. 000 씨는 잠깐 나갔고요..."

"10분이면 됩니다. 그리고 공지받으셨지 않습니까? 예비 및 사회적기업 지원 관련 각종 비리를 줄이기 위해 앞으로 불시 검문이 있을 것이고 이에 반드시 응해야 한다는 내용이요. 공지 못 받으셨습니까?"

"받긴 받았어요. 그런데 왜 하필 우리 회사입니까?"

"다른 회사도 갑니다. 순서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고요, 000 씨 불러주시고 아까 말씀드린 000 씨 인건비 지급과 관련된 회계 자료 준비해서 가져다 주세요. 저희는 000 씨랑 이야기 나누고 있겠습니다."

2

"안녕하세요, 000 씨. 사회적경제조직 암행어사 팀, N이라고 합니다. 왜 이렇게 늦게 오셨죠? 어디 멀리 다녀오셨나요?"

"아니요. 좀... 뭐... 요 앞에 볼 일이 있어서 다녀왔습니다."

"예. 그럴 수도 있죠. 저희는 사회적기업 일자리창출사업으로 이 회사에 입사하신 000 씨에게 인건비가 제대로 지급되고 있는지 확인하려고 나왔습니다."

"똑똑똑-"

"네, 들어오세요."

"요청하신 회계 관련 자료 여기 있습니다."

"네, 거기 두고 가십시오."

"네..."

"000 씨, 자료를 보니 어제 월급을 받으셨네요. 맞지요?"

"네, 맞습니다."

"모바일 뱅킹 쓰고 계신가요?"

"아... 네, 쓰고 있습니다."

"그럼 월급이 입금된 화면을 보여주세요."

"아... 네... 그게..."

"무슨 문제 있습니까?"

"아, 아닙니다. 잠시만요. 네, 여기요."

"자료랑 동일한 금액이 입금되었네요. 그런데요, 저한테 무슨 하실 말씀 없으십니까?"

"예?"

"인건비 관련해서 저한테 하실 말씀 없으시냐고 물었습니다."

"아... 그게..."

"지금 말씀하셔도 달라지는 것은 없지만 직접 말씀하시는 편이 좋으실 것 같은데요. 제가 들은 것이 있어서요."

"......"

"여기서 8시간 일 안 하시죠? 그렇지요?"

"......"

"솔직하게 말씀하세요. 이건 범죄입니다. 8시간 일 하시는 걸로 되어 있지만 8시간 일 안 하시죠? 그렇지요?"

"...... 예......"

"제보가 있었어요. 여기가 그렇게 편하게 돈 벌 수 있는 사회적기업이라는 제보요. 8시간 일 하기로 근로계약만 맺고 4시간 일하고 월급의 반은 회사 쪽에 다시 입금한다던데. 맞지요? 그래서 아까 헐레벌떡 다시 회사로 온 거고요. 그렇지요?"

"... 예... 다 맞습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잘못했습니다... 저... 이제 어떻게 되는 건가요?"

"음... 법대로 해야지요. 지금까지 받으신 월급은 모두 환수되고 벌급도 내셔야 합니다."

"예? 환수랑 벌금이요? 그 큰돈을 제가 어떻게..."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나가보세요. 대표님 들어오세요. 대표님!"

3

"대표님, 000 씨가 다 이야기했습니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만 그런 것도 아닌데... 아... 진짜..."

"네, 알고 있습니다. 대표님만 그런 것 아니라는 것. 대표님처럼 나쁜 짓 저지르는 사람 많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 저희가 앞으로 다 잡을 것이니 억울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리고 대표님 회사는 앞으로 사회적기업 관련 지원금을 다시는 절대로 받지 못할 것이고 이 일로 인해 발생한 부정수급 비용의 100배 제재부가금을 내셔야 합니다. 대표님 이름으로 다른 사업자를 내셔도 사회적기업 관련 지원금은 받지 못하실 겁니다. 법이 그렇게 바뀌었습니다. 아시겠습니까?"

"......"

"자, 다음 기업으로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