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밀히 따지고 보면 우리 잘못만은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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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백이요? 사업개발비나 지원금으로 한다는 업체가 있다는 건 들어는 봤습니다. 지원금 신청 시기가 되면 미리 아는 업체에 이야기해 놓고 관련 서류 만들어서 제출한 후, 돈 들어오면 사겠다고 한 것을 싸게 사거나 필요한 다른 걸 삽니다. 그리고 업체에 증빙 서류받아서 기관에 제출하고 돈은 따로 받고 하겠죠. 아니면 돈은 그 업체에 달아두고 다음에 필요한 것 있을 때 사거나... 이런 식으로 한다는 이야기는 있었습니다. 당연히 해서는 안 될 일지만... 사업을 하는데 꼭 필요한 걸 지원금으로 살 수 없을 때가 있으니까...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 어떤 부분에서는...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돈을 돌려받는 게 페이백인가요? 어디에서 월급을 돌려달라고 했다는 말은 들었어요. 돌려주는 만큼 일하는 시간을 줄여줄 수 있다면서. 일 적게 하고 한만큼만 돈 받고 그러면 모두에게 좋은 것 아니냐고. 아, 일하는 것처럼 하고 지원금 나눠가졌다는 뉴스를 본 적도 있네요. 음... 저는 제 월급 돌려달라는 건 용납할 수 없지만 사업개발비는 잘 모르겠어요. 대표나 윗사람들이 알아서 하니까요. 저야 계획서랑 보고서를 쓰고... 실제로 돈을 집행하지는 않으니까요. 이렇게 쓰기로 신청서 제출해 놓고 다르게 쓰면 결과보고서 제출할 때 서류를 다 꾸며야 되니까, 그게 짜증 날 때가 있지만... 영 다른 곳에 쓰는 것도 아니고... 회사가 많이 힘드니까... 직원들 월급주려면 그렇게라도 해야겠죠. 전 잘 모르겠네요. 음... 실은 잘 모르고 싶어요... 이런 일까지 제가 책임지고 싶지 않으니까요."
"아... 아마... 페이백 하는 사람들 있을 겁니다. 인건비, 사업개발비 등 이쪽 영역에 지원금이 꽤 있으니까요. 대놓고 그러시는 분들은 잘 계시지 않는데... 이런 식으로 돌려서 쓸 수 있는지 슬쩍 떠보시는 분은 가끔 있습니다. 어디 기관에서는 그렇게 해줬네, 그래서 기업이 지원금 알차게 잘 썼네,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여기는 왜 그렇게 해주지 않냐고. 왜 지원금을 쓰고 싶은데 쓰지 못하게 하고, 꼭 필요한 곳에 쓰지 못하게 하냐고. 이러면 무슨 지원하는 의미가 있냐고.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지원기관의 입장에서는 참 답답하죠. 돕고 싶지만... 지침이 그러하니까 어쩔 수 없다고 하면서 그렇게 쓰면 안된다고 해도... 솔직히 우리가 기업이 어떻게 쓰는지까지는 알기 힘듭니다. 기업들 수도 많고... 일일이 돌아다니면서 다 확인할 수도 없고... 서류는 별 문제없는데 의심 간다고 찔러볼 수도 없고... 그저 기업들이 지침을 어기지 않고 계획대로 제대로 쓰길 바랄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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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에서 지원금으로 페이백하고 뒷돈 받고 한다고요? 그러면 안되죠. 제가 잘 모르지만 사회적경제, 사회적기업은 더 투명하고 깨끗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지원금 같은 거 줄 때 공고문 같은 걸 보면 '이렇게는 쓸 수 없다, 이런 곳에는 쓸 수 없다.' 이런 것들이 나와 있을 텐데요. 그걸 알고 지원금 신청했으면서 돈 받으면 다르게 쓰고, 싸게 사서 돈 돌려받고... 기관에서는 잘못 썼는지 감시도 하지 않고 이런 것에 대해 알 수 없다고 하면 어떡합니까. 참... 어이가 없네요. 그런데 이거 진짜예요?"
이런 일들이 많지는 않았으면...
아예... 모르는 게 좋으려나...
더 실망하지 않으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