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척하면 척 Day 6

06. 검게 변한 디스크, 난치성 만성 요통의 원인이 될 수 있다

by 척척박사


척하면 척 DAY 6

검게 변한 디스크, 난치성 만성 요통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척추외과 의사로 20년간 살아온 베테랑 의사 닥터 전을 위해 딸내미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손발이 척척 맞는 부녀가 환자들의 궁금증에 대한 명쾌한 답변과 척추 질환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을 담은 칼럼 ‘척하면 척’을 통해 환자와 의사 사이의 징검다리를 만들려고 한다.



긴 연휴가 끝나고 나면 연휴 내내 고생한 중년 주부들의 내원이 잦아진다. 평소에도 일 년에 한두 번씩 허리가 안 좋아서 고생한 적이 있는데 연휴 동안 무리했더니 다시 도졌다는 것이다. 어떤 분께는 그간 아무 검사도 안 해봤냐고 물었더니 전에 근처 병원에서 x-ray를 찍어 봤지만, 의료진이 사진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해 침만 맞아 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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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환자들에게 MRI 등의 정밀 검사를 시행해 보면 허리 한두 마디에 소위 ‘검은 디스크’가 종종 관찰되곤 한다. 이른바 추간판 내장증 (degenerative disc disease)이라고 불리는 이 소견은 다리에의 통증 없이 허리만 매우 아픈 상태를 말한다. 위의 사례와 같이 추간판 높이가 정상인 못지않게 유지되는 경우도 있어 그 정도를 X-ray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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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간판 탈출증과 달리 이와 같은 추간판 내장증, 또는 검은 디스크라는 병은 아직 구체적인 진단 기준, 병태 생리, 자연 경과 등이 밝혀진 바가 없다. 따라서 환자들에게 올바르게 설명하고, 정확한 치료 방법을 제시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 그나마 학계에서는 수핵의 퇴행으로 야기된 각종 염증 또는 통증 유발 물질들이 통증 수용체가 분포하는 후방 섬유테의 균열을 통해 경막외강으로 빠져나와 요통을 유발한다는 가설이 지지를 얻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이러한 가설을 근거로 섬유륜에 분포하는 통증 수용체를 없애려는 목적으로 시행해 온 섬유륜 성형술 (annuloplasty) 또는 고주파 열 치료술 (IDET), 신경성형술 (epidural neurolysis) 등의 효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많고 치료 결과 예측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이러한 가설들이 병적 상태를 해석하는 데 전부가 아닐 것이라는 의문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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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I 상 추간판이 검게 변하여 보이는 것은 디스크 내 수핵 물질의 탄성 저하를 나타내는 것으로 대개 20세 이후에는 남녀노소 누구라도 허리 한 마디쯤에 나타날 수 있는 노화 과정의 일부이다. 디스크의 탄성이 저하되면 움직임이 불안정 해지기 시작하여 척추 후관절에도 조금씩 변화가 일어 날 수 있으며 후방 섬유테에 스트레스가 높아져 부분적으로 찢어 질 수도 있다. 섬유테에 구멍이 크게 생겨 수핵 물질이 신경이 있는 쪽으로 터져 나오면 허리 통증과 함께 엉덩이와 다리 쪽으로 저림과 통증이 함께 느껴지는 디스크 탈출증의 증세를 보이게 되지만, 다른 경우 섬유테의 부분적 파열과 함께 수핵이 바깥으로 완전히 빠져 나오지 않은채 아물고 다시 찢어지기가 반복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 다리 증세 보다는 허리나 엉치 통증이 주된 증상이며 정형외과나 통증의학과 의원에서 MRI 검사 없이 단순 X-ray 검사 정도 만으로 진단하고 치료 받는 경우 디스크 초기 증상이라거나 협착증이 보인다는 등의 추정 진단을 듣게 될 수 있다.


제일 흔한 증상은 앉았다 일어설때 통증으로 허리가 잘 펴지지 않고 주춤 거리기를 반복하거나 오래 앉아 있기 힘든 것이다. 숙일 때 통증이 심해지므로 세수 하거나 머리를 감는 행동을 힘들어 하게 된다. 그리고 조금만 무리하거나 물건을 들어 옮기거나 해도 쉽게 허리 통증이 악화되곤 한다.


치료법은 증상의 강도나 빈도 등을 고려하고 MRI등의 정밀 검사에서 보여주는 여러 정보를 토대로 단계별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다. 약물이나 물리치료는 기본이고 도수치료를 병용한 운동 및 자세 교정 요법. 경막외간 신경 차단술, 카테타를 이용한 신경 성형술이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닥터 전의 한 마디,
검게 변한 디스크는 디스크 탄성 저하가 원인입니다. 적절히 치료하고 관리하기에 따라 만성요통으로 고생하기도 하고 증상 없이 지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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