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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때문에 아픈 거 맞습니다.

by 닥터 키드니

궤양성 대장염 진단, 수차례 재발 반복. 나의 질병의 시작과 끝에는 분명 스트레스가 있었다. 책 한 권 분량으로 펴낸 이야기를 여기에 다 풀 수는 없지만, 스물다섯 살, 의사가 되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특별할 것 없는 과정에서 나만 환자가 된 것도, 수차례의 재발을 경험한 것도 모두 스트레스를 관리하지 못한 탓이었다.


스트레스와 질병


상 모든 병의 근원은 스트레스에서 비롯된다. 실제로 내가 만나는 환자들은 막장 드라마를 보고도 스트레스를 받았다. 실시간으로 혈압과 혈당이 올라간다. 걱정되는 일로 잠을 조금만 못 자도 면역력이 떨어져 금세 감기에 걸렸다. 현대인을 괴롭히는 질병의 50~70%가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다. 짧은 기간의 스트레스는 혈압을 증가시키고, 통증과 두통, 소화불량, 알레르기 질환, 수면 장애, 공황 장애, 정신분열 증상 등을 유발한다.


스트레스가 해결되지 않고 몇 주, 몇 달, 또는 몇 년 동안 지속되면 결국 여러 질병으로 진행한다. 심장병 유발요인의 75%가 스트레스에 의한 것이라고 보고한 연구도 있다. 스트레스로 인하여 고혈압, 당뇨병, 위궤양, 궤양성 대장염, 기관지 천식, 관절염, 심장혈관질환, 갑상선기능 저하증, 알코올중독, 불면증, 암 등 신경성으로 오는 신체의 이상증상이 유발된다.

스트레스가 때문에 아픈 거 맞습니다


1️⃣ 심장 혈관 질환

TV나 영화에서 충격적인 일을 경험했을 때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지는 경우가 바로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 스트레스는 심장 혈관질환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순식간에 심장 박동 수와 혈압을 증가시킨다. 혈전 형성도 쉽게 한다. 심근경색증, 협심증과 같은 관상동맥질환과 뇌졸중의 위험이 증가한다. 연구에 의하면 직장 및 가정에서 스트레스가 계속될 경우 심근경색의 발생 위험비가 2배 이상 ( Odds ratio 2.17) 증가한다.


2️⃣ 위염, 궤양성 대장염, 과민성 대장 증후군

스트레스를 받으면 식욕이 떨어지고, 속이 쓰리거나 가스가 찬다. 위장관은 스트레스에 취약한 장기다. 소화기관이 스트레스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위장관과 뇌가 미주신경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뇌에서 분비되는 각종 신경 호르몬이 위장관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스트레스는 위, 십이지장 궤양, 위식도역류질환 (GERD), 궤양성 대장염 및 과민성 대장 증후군 등의 발병 및 증상의 악화에 관여한다.


3️⃣ 당뇨병

당뇨병의 발생에도 관여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분비한다. 혈당을 증가시키고,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여 혈당 조절을 어렵게 한다. 특히 5~9세 사이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한 아이들의 경우 1형 당뇨에 걸릴 위험이 높았다는 보고도 있다.


4️⃣ 감염질환

쉽게 감기 및 독감에 걸린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직무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감기를 포함한 상기도 감염 경험 빈도가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스트레스가 면역 세포인 T 세포, 대식세포, 자연살해세포 (NK 세포)의 활동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5️⃣ 루푸스, 류머티즘 관절염 등 자가면역 질환

신체,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자가면역 질환의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 자가면역 질환은 이유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여러 연구에서 자가면역 질환 환자의 다수 (최대 80%)가 질병이 시작되기 전에 흔치 않은 감정적인 스트레스를 보고했다고 밝혔다. 또한 자가 면역 질환이 있는 경우 스트레스는 증상을 더 심각하게 만든다. 치료 반응을 저하시키고 재발 가능성을 높인다.


6️⃣ 비만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은 지방조직에 지방이 저장되도록 한다. 여기에 스트레스 해소 목적으로 과식과 폭식도 비만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고 칼로리 음식, 탄수화물과 가공, 지방 식품의 섭취가 증가한다. 반면 스트레스를 받으면 무기력해지고 활동을 하지 않게 된다. 나쁜 습관은 쉽게 살이 찌고 비만으로 진행하게 한다.


7️⃣ 암

스트레스와 암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확실하지 않다. 폐, 대장, 식도암 등 일부 암에서 스트레스와의 연관성이 발견되었다. 이는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 체계가 감소, 나쁜 생활 습관, 호르몬 불균형 및 산화 스트레스 때문인 것으로 추측한다.


8️⃣ 알레르기 질환 천식, 아토피

면역 기능에 장애를 일으켜 아토피 및 천식을 발생시키고, 악화시킬 수 있다.


9️⃣ 정신 질환 불면, 불안, 우울증, 섭식 장애

스트레스는 여러 가지 정신 건강 문제를 악화시키거나 유발한다. 대표적으로 우울증, 불안장애, 불면증, 수면 무호흡증 등의 수면장애, 섭식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PTSD)와 관련이 있다.


나 스트레스 얼마나 받고 있을까?


스트레스를 평가하는 여러 방법이 있다. 장비를 이용하거나 스트레스 호르몬을 측정하기도 한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스트레스 테스트 방법을 소개한다.


한국판 지각된 스트레스 척도 (Perceived Stress Scale)

최근 1개월 동안 있었던 일을 생각해 본다.

전혀 없음(0)

거의 없음(1)

때때로 있음(2)

자주 있음(3)

매우 자주 있음(4)


1. 예상 밖의 일이 생기면 기분이 나빠진다.

2. 인생에서 중요한 일을 제어할 수 없다고 느낀다.

3. 초조, 긴장되고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느낀다.

4. 개인적인 문제들을 처리하는 능력에 대해 대신할 수 없다.

5. 일상의 일들이 내 생각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다.

6. 꼭 해야 하는 일을 처리할 수 없다.

7. 일상생활의 짜증을 잘 다스릴 수 없다.

8. 최상의 컨디션인 적이 없다.

9. 통제할 수 없는 범위에서 발생한 일 때문에 화가 난다.

10. 어려운 일들이 너무 많이 쌓여서 극복하지 못할 것 같다.


0 ~ 12 점 : 정상적인 수준으로 안정되어 있다.

13~15 점 : 약간 스트레스로 관리가 필요하다.

16~18점 : 중간 수준으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19점 이상 : 매우 심한 스트레스로 전문가의 도움 필요하다.


당신의 스트레스 어느 정도인가요?

스트레스 날리는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


※ 참고 문헌

근거중심으로 살펴본 스트레스와 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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