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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비결 10년 이상 더 살 수 있는 5가지 건강습관

by 닥터 키드니
그만 좀 어질렀으면!


장난감이 여기저기 흩어진 방을 볼 때마다 한숨이 나왔다. '어지르는 사람 따로 있고 치우는 사람 따로 있다'는 엄마의 잔소리를 나도 똑같이 하고 있다. 집안의 질서를 흩트리는 아이를 보며 문득 엔트로피 법칙이 떠올랐다. 엔트로피는 물질이나 에너지의 분산 정도를 나타낸다. 열역학 제2법칙에 의하면 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한다. 엔트로피 법칙에 의하면 장난감은 물론 우주를 포함하여 자연의 엔트로피는 증가하는 쪽으로 간다. 인간의 본성은 가만히 놔두면 무질서로 향한다. 아이 역시 본능대로 행동한 것이고 자연의 법칙을 따르고 있었을 뿐이었다. '아, 본능이구나.' 이런 생각을 하니 화가 조금은 누그러진다.


노화와 죽음은 엔트로피가 가장 증가한 상태

인간의 본능은 짜고 단 음식을 선호한다. 두 다리를 움직여 에너지를 사용하기보다 한 곳에 머무르며 에너지를 최소화하고 싶어 한다. 엔트로피 법칙에 의하면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의 종말은 죽음으로 향한다. 죽음은 엔트로피가 가장 증가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엔트로피는 시간의 화살이고 반대로 시간은 엔트로피를 증가시킨다. 본능이 이끌리는 대로 살면 노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죽음이 쉽게 찾아온다. 노화를 거스를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속도는 조절할 수 있다.


네거티브 엔트로피

장난감의 무질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엄마 손이 필요하듯 건강한 삶을 위해서도 힘이 요구된다. 이는 엔트로피의 반대개념인 ‘네거티브 엔트로피’로 설명할 수 있다. 네거티브 엔트로피는 엔트로피가 증가하려는 것을 막고, 본능을 이기려는 힘이다. 남들보다 늦게 죽은 사람들, 장수하는 사람들은 본능을 거스르고 자연의 질서를 역행하는 힘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들은 죽음으로부터 멀어지기 위해 노력하고 삶을 지속하려 애쓴다.


본능을 거부하는 사람들

미국의 하버드 공중보건 대학 연구팀은 34년 동안 남녀 12만 명의 건강 데이터를 조사했다. 50세를 기준으로 하였을 때, 건강한 생활 습관 5가지를 모두 지킨 자와 그렇지 못한 사람의 기대 수명의 차이는 여성은 14년, 남성은 12년이었다.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는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가지면 10년 이상 더 오래 살 수 있다.

수명 연장하는 5가지 건강 생활 습관은?

1. 신체 활동

일주일에 5번, 하루 최소 30 분 이상 가볍게 걷기를 포함한 중강도 혹은 격렬한 운동이다. 이를 만족하면 건강한 생활 습관 하나를 획득한 셈이다. 운동 양이 많을수록 얻을 수 있는 기대수명은 더 많이 증가했다.

2. 금연

담배 경험이 없으면 건강한 습관을 하나 더 추가한다. 반면 흡연은 기대 수명을 단축시킨다. 차이는 꽤 크다. 하루 한 갑 이상 담배를 피운다면 담배를 한 번도 피우지 않은 사람에 비해 9년~12년 정도 기대 여명이 줄어든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흡연자가 금연을 한다면 기대 수명은 증가한다. 금연에 성공한 50세 남성은 흡연자에 비해 기대 수명이 대략 9년 정도 늘어난다.

3. 건강한 식단 (AHEI Alternate Healthy Eating Index)

매일 식탁에 올리는 음식의 종류도 중요하다. 무엇을 먹는지가 엔트로피의 속도를 결정한다. 채소, 과일, 견과류, 통곡물, 불포화지방산, 오메가 3 등 건강에 이로운 음식으로 식단을 구성하면 기대 여명이 4~5년 증가합니다. 반면 가공육, 설탕이 들어간 음료, 트랜스 지방이 높은 음식, 나트륨 섭취는 수명이 단축한다.


4. 적당한 음주

적당한 음주는 기대 여명을 연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적정 음주량은 하루 알코올 5~14.9 그램이다. 소주 한잔의 알코올은 10 그램으로 적정 음주는 하루 1~2잔 이내를 말한다. 반면 과도한 음주는 수명을 단축시킨다. 하루 소주 세 잔 이상의 알코올(순 알코올 그램 30그램)을 섭취하는 사람은 적정 음주자에 비해 기대 수명이 2년 단축된다.


5. 정상 체중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건강 관리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체중이 정상 범위를 넘어가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지방간 등 만성 질병의 위험이 증가한다. WHO 서양인 기준으로 적정 체중은 체질량지수 (BMI)를 기준으로 18.5~24.9 kg/m2로 정의한다. 비만(BMI >30kg/m2) 한 경우 기대 수명은 5년 정도 줄어든다.


각 항목을 하나씩 실행할수록 수명은 2~3년씩 늘어난다.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건강한 생활 습관 5가지를 모두 가진 사람은 전체 연구 집단의 2.7 %에 불과했다. 이들은 연구 기간 도중 사망 위험이 74%나 낮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82%, 암으로 인해 사망할 확률은 65%가량 낮았다.


건강 생활 습관, 많이 할수록 좋을까?

건강한 생활 습관의 정도에도 차이가 있었다. 연구자 들은 건강한 습관 지표를 더 확장해서 세분화했다. 다섯 가지 항목을 다시 1점부터 5점으로 나누었다. 예를 들어 고도비만이며, 운동도 하지 않고, 과음하며, 현재 흡연자(25개비 이상)는 가장 나쁜 생활 습관을 가진 사람은 모든 항목에서 1점을 기록하여 총 5점이다. 반면 적당한 체중 (BMI 18.5-22.9), 적당한 음주 (5~14.9 그램), 많은 운동량 (일주일에 6시간 이상) 금연, 건강한 식습관까지 모든 항목에서 최고의 점수를 얻은 경우는 25점이었다. 이 둘의 기대 여명은 20년 가까이 차이가 났다. (남성 19.6 년 여성 20.5 년) 양적, 질적으로 건강한 생활 습관을 하면 기대 여명이 더 증가한다.


본능을 이기고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는 건 어려운 일이다. 5가지를 모두 지킨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다는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이제는 어지러운 방을 치우는데 엄마 손이 필요 없는 나이가 된 어른들.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자신의 힘으로 본능을 이겨야 한다. 두 다리와 손을 이용하여 매일 하는 5가지 건강한 습관이 그 힘을 가져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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