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시작하기가 유독 어려운 날이 있다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시작할 힘이 없는 날들에 대하여

by 닥터파크

어떤 날은 이상하게 시작이 안 된다. 해야 할 일이 분명히 있는데도 책을 펴기까지 한참이 걸린다. 책상 앞에는 앉았지만 계속 다른 것을 하게 되고,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시간이 지나간다. 그러면 사람들은 쉽게 생각한다. 하기 싫어서 그런 거라고, 마음이 약해진 거라고.


하지만 정말 그럴까.


공부를 시작하지 못하는 순간에는 늘 나름의 이유가 있다. 해야 할 일이 너무 크게 느껴지거나,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보이지 않거나, 시작해도 금방 막힐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사람은 쉽게 멈춘다. 이미 지쳐 있는 상태일 수도 있고, 그동안 쌓인 부담이 한 번에 밀려오는 순간일 수도 있다. 이런 상태에서는 의지를 끌어올리는 것보다, 아예 손을 대지 않는 쪽이 더 쉬운 선택이 된다.


그래서 시작이 어려운 날에는 스스로를 다그치는 말들이 먼저 떠오른다. 왜 이렇게 미루고 있지, 왜 이렇게 의지가 없지, 왜 이렇게 나약하지. 하지만 그런 말들은 시작을 더 어렵게 만들 뿐이다. 이미 붙잡기 어려운 상태에서 더 큰 부담만 얹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시작이 안 되는 날은 게으른 날이 아니라, 시작하기 어려운 상태에 가까운 날일지 모른다. 그래서 그날 필요한 것은 더 큰 결심이 아니라, 지금의 나로도 손을 댈 수 있을 만큼의 작은 출발일지도 모른다.


오늘은 오늘의 태양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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