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쓰는 편지

19개월 딸에게 엄마가 쓰는 편지

by 닥터스윗비

네가 첫 돌이 될 무렵 엄마는 작은 노트에 네가 스무살이 되면 전해 줄 편지를 쓰기 시작했어.

그리고 일 년이 지나 벌써 두 돌이 훌쩍 지난 지금, 새로운 노트가 아닌 이렇게 새로운 공간에 편지를 쓰기로 했단다.


아무래도 손글씨보다는 읽는 맛은 조금 덜할지 모르겠지만, 언제 어디서든 쓸 수 있으니 조금 더 편하게 많은 이야기를 너에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아쉬운대로 가끔씩은 손편지를 꼭 쓰려고 해.

(사실 엄마의 손가락 관절이 좋지 않아 펜을 오래 쓰기가 조금 힘들거든.)


매일 집에서 보는 너인데, 왜 엄마는 너에게 편지를 쓰고 싶을까?


평생 효도를 세 살 이전에 다 한다는 말이 있더라.

그만큼 너는 사랑스럽고 예쁜 시절을 보내고 있고, 엄마 아빠에게 아름다운 날들을 선물해주고 있단다. 그런 너의 소중한 시간들을 조금이라도 기록하고 싶고, 우리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작게나마 기록으로 남겨놓기 위해서야.


또 언제나 너에게 꽃길만 펼쳐지기를 기도하고 있지만, 살면서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찾아올 수도 있어. 그럴 때마다 이 편지들을 읽으면서 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 네가 사랑 받는 아주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끼고 또 살아갈 수 있는 원천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야.


오늘은 어두워진 밤에 분리수거 하는 아빠를 따라서 우리 다 같이 상자를 들고 밖에 나갔어.


"우리 아빠 도와드릴까? 상자 하나씩 들까?"

"네!!"


우렁차게 대답하고 작은 상자를 하나 들고 걸어가는 네 모습에 마음이 참 뭉클했어.

얼마전까지만 해도 잘 걷지 못해 큰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는게 어떠냐고 제안을 받은 적도 있는데, 이제는 어느새 이렇게 상자를 들고 계단을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내려갈 수 있구나.


너의 작지만 큰 변화들을 하나씩 느낄 때마다 참 감사해.

이렇게 열심히 자라주어서 고맙고, 또 고마워.

네가 자라는 것을 볼 때마다 엄마도 더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요즘 창 밖으로 지나가는 비행기와 자동차, 둥글게 뜬 달님을 제일 좋아하는 우리 딸.

내일은 네가 좋아하는 커다랗고 둥근 보름달이 뜰 거야.

우리 같이 보고 소원빌자.


잘자, 우리딸.

내일도 즐거운 하루 보내자.

사랑해.


2021년 9월.

너를 사랑하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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