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추석 연휴라 엄마 아빠 모두 출근하지 않고 우리 가족이 함께 바닷가에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 너무 신나!
별로 덥지 않고, 벌써 가을이 물씬 느껴지는 날씨였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차를 타고 가까운 바닷가에 가서 바다도 보고, 모래 놀이도 했단다. 처음에는 모래가 발에 묻는 것이 싫고, 신발 안으로 들어오는 것도 싫다고 돗자리 모서리에 앉아 손으로만 깨작거리던 네가 어느 순간 맨발로 모래밭을 달려와 엄마에게 안겼지.
커가면서 점점 싫고 불편한 것들이 많아지는 너야.
아마 낯설어서 그렇겠지? 조금씩 그 느낌들이 점차 익숙해지고 편안해지면 좋겠구나.
해변에 앉아 있으니 비행기도 지나가고, 생전 처음으로 헬리콥터도 봤지.
새로운 것들을 볼 때마다 반짝이는 네 눈을 보면 전에는 아무 감흥을 주지 못했던 일상적인 것들이 나에게도 다시 빛나는 기분이야.
오늘도 네게 고맙구나.
그나저나 잘 놀고 할머니 댁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갑자기 대성통곡을 하다가 잠이 들었어. 아직 말을 잘 못하니 무엇 때문에 그렇게 불편하고 서러운지 네 마음을 다 알아줄 수 없어서 엄마는 참 미안하고, 답답했단다. 울음으로라도 표현해주어서 다행이고, 말을 하게 된다면 서로 잘 표현하는 연습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어.
지금 참 많이 답답하겠지? 언젠가 속 시원하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올 거야.
조금만 더 힘내자!
오후에는 가을이 완연한 공원에서 바스락바스락 신나게 낙엽 밟기도 하고, 나무 뒤에서 꼭꼭 숨어라 놀이도 하고, 공놀이도 했어. 점점 어린이처럼 커가는 네가 신기해.
모든 것을 엄마랑만 하겠다고 해서 한시도 쉬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네가 해맑게 웃으며 즐거워하면 참 뿌듯해. 가끔은 너무 힘들기도 하지만 누가 나를 이렇게 절실하게 원한다는 사실은 참 신기하고 놀라운 일이야.
밤에는 누워서 오늘 있던 일들을 도란도란 이야기하니 기분 좋게 웃던 너.
오늘 일을 기억하고 있구나, 너도 좋았구나, 기억력이 그새 또 늘었구나, 기특한 맘이 드네.
오늘도 좋은 꿈 꾸고, 무럭무럭 크려무나.
내일도 함께 좋은 하루 보내자.
사랑해, 우리 딸.
2021년 9월
너를 사랑하는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