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시절 새벽 콜은 정말 힘들었다.
처음에야 어떤 콜이 올지 몰라 긴장되는 마음에 잠이 잘 안 오기도 했다.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
말턴이 되어갈수록 머리만 대면 잠들어 콜이 오면 반쯤 눈을 감고 병동으로 겨우 걸어가곤 했다.
그때는 인턴이라 내 환자가 없었고 큰 책임감 없이 단순 업무만 처리하고 오면 됐으니까, 응급 상황이 생기지 않는 한 마음은 여유로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력적으로 참 힘들었는데, 그런 당직 생활도 전공의 수료와 함께 이제 다 옛날 일이 되었다.
아이가 요 며칠 아프다.
밤새 콜록이며 뒤척이는 아이 등을 도닥이고 혹시라도 잠든 사이에 열이 오를까 옆에서 같이 꼴딱 밤을 새운다. 잠시 깜빡 잠이 들었다가도 열을 재야 할 시간에 잠이 절로 번쩍 깨는 날 보니 인턴 시절이 생각났다.
그때는 참 일어나는 게 힘들었는데...... 이런 게 엄마 마음인가?
이 작은 아이를 안전하게 잘 돌보아야 한다는 마음이 나를 바짝 긴장하게 만든다.
육아 당직이 응급실 콜보다 더 힘들다는 육아 선배의 말이 떠올랐다.
체력은 그때보다 더 부족하지만, 오늘도 힘을 다해 잠을 참아본다.
며칠 밤을 새도 괜찮으니 부디 아프지 말아 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