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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 지금 이 순간

by 다큐와 삶

벼락을 맞는 지킬, 아니 하이드.



정말로 오랜만에 보는 뮤지컬이었다. 마지막 뮤지컬이 무엇인지 기억이 안 날 정도인데, 아무래도 마지막은 뮤지컬 빌리 엘리엇이었던 것 같다. 그때에도 뮤지컬을 보고 무척이나 감명 깊었다. 하지만 연극을 더 좋아하는 관계로 뮤지컬보다는 연극을 본 경우가 훨씬 많았다.



이번에는 신성록, 린아, 이지혜 배우들의 연기를 보게 되었다. 그날의 표가 선택권이 많은 관계로 고른 거였는데, 막상 그들의 연기를 보니, 정말로 대단한 사람들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성록 배우는 카톡 강아지라는 유사한 모습만 생각하고 있었고, 그의 연기를 열심히 본 기억이 없었다. 하지만 처음 시작할 때부터 이 배우가 얼마나 지킬 앤 하이드의 배역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했는지 알 수 있었다. 말투, 제스처 등은 두 인격의 지킬과 하이드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차이점을 두었다. 처음 지킬로 나오는 상황에서 너무나도 부드러운 말투와 친절함 등이 나중에 나올 하이드의 모습과 완벽한 대비를 이루면서 극에 생명을 불어넣게 해 주었다.


그리고 남자 배우가 해볼 수 있는 욕심나는 장면들이 많이 있었다. 하나의 주목을 받으며 벼락을 맞는 순간에 노래의 정점을 보여주는 것. 1인 2역. 사실은 한 영혼이 두 개로 달라지는 1인의 연극의 순간적 집중력을 온통 받는 것. 배우라면 한 번쯤, 아니 평생에 한 번 해보고 싶어 할 만한 장면이 보였다.


그리고 김지혜 배우와 린아 배우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성량이 극장을 꽉 채우는 느낌을 보여주었는데, 정말 너무 아름다운 음악과도 같은 음성이었다. 여자 배우들의 목소리가 너무나 아름다워서 반주 없이 들어보고 싶을 정도였다. 목소리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가창력 또한 훌륭했다.


그리고 역시나 라이브 음악에서 들리는 드럼의 소리가 쿵쿵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쓰이는 게 들렸다. 심벌과 베이스 드럼이 주의 깊게 들렸다. 역시 베이스 드럼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든다.


뮤지컬이다 보니, 음악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사람의 마음을 일렁이게 만드는 것 중 음악 만한 게 없고, 그 모든 음악을 뚫고 나오는 배우의 음성 역시 대단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마음을 두드리는 드럼 베이스의 음악. 관악기의 아름다운 멜로디.


결국 라이브 음악의 힘인데, 정말 옛날 사람인 양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이 생각나는 건 왜인가. 나이가 이제 진짜 많이 먹은 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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