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론 뮤익 개인전 리뷰
예전부터 책에서 본 론 뮤익의 작품을 보고, 실제로 보고 싶었는데 이제야 우리나라에서 보게 되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전시가 열려 있는 중인데, 현재는 다른 전시 준비 중이라서 론 뮤익 개인전 말고 관람할 수 있는 곳이 한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론 뮤익 전시를 실제로 볼 수 있다는 생각에 큰 기대를 하고 전시회를 관람했다. 정말 인간의 모습을 작게, 혹은 크게 변화시킨 것이 인상적이었다.
전체적으로 전시되어있는 작품들 속 인간은 웃지 않았다. 오히려 웃지 않아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게 하는 인물들의 표정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커플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들의 모습 중 앞에서는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만, 뒷모습에서는 손목을 잡힌 여자가 보였다. 그 작품은 다른 작품에 비해 조금 작게 만들어져 있었는데, 오히려 그 뒷모습으로 인해 많은 이야기와 가능성과 상상력을 불러오게 했다.
왜 인간의 모습을 축소시키고 확대한 것일까? 작가는 인간이 가진 외로움과 고뇌. 생각하는 사람들을 확대, 축소하고는 우리에게 계속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단지 축소와 확대이지만 공허하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그것은 사람과 정말로 비슷하게 만든 작품이어서 가능하게 했다.
작품 중, 가장 압도되는 작품은 크기도 크기이지만 죽음을 상상할 수 있는 Mass라는 제목의 거대한 해골들이었다. 이 거대한 해골들의 모습으로 인해 나는 압도되는 느낌을 받았다. 죽음이 다가오는 기분이랄까. 또한 멀게만 느낀 죽음, 해골의 상징성을 통해 우리가 보지 못한 삶의 죽음을 다루는 것 같았다.
또 인상 깊었던 것은 암흑 속에서 보이는 사람의 얼굴이었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잔뜩 긴장하게 만드는 그 얼굴을 보면서, 얼굴만으로 사람을 각인시키는 작가의 장점이 다시금 보였다.
전시 마지막에는 론 뮤익의 다큐 비디오를 볼 수 있는 곳이 있었다. 여기서는 작가가 작품을 만드는 기법이나 하는 일을 보여주는 것을 상영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투박했는데, 그런데도 자신이 가진 기술을 안정적으로 작품 만드는 데에 시간과 노력을 쏟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인간의 모습을 확대 혹은 축소시켜 초현실적으로 재현해 낸 론 뮤익. 그는 그저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며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인간 사이에서 느껴지는 공허함과 무료함, 혹은 현대 시대를 살아가는 힘든 아이 엄마까지. 더 많은 그의 작품을 보고 싶었지만 조금 아쉬웠다. 작품 그 자체로 질문을 던진 그에게 완전한 답을 할 수는 없지만, 관람객이 생각하게 만드는 그것만으로도 그는 전시를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