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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오징어 게임 시즌 3

by 다큐와 삶

한창 오징어 게임 시즌 1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 때, 나는 넷플릭스도 가입하지 않은 상태였다. 뭐랄까. 한참 유행인데 나만 도드라지게 아무것도 보지 않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시즌 2가 나왔을 때야 시즌 1부터 찬찬히 오징어 게임을 봤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콘텐츠가 나온 게 새삼 대단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대단원의 마지막 시즌 3이 넷플릭스에 올라왔을 때, 천천히 한 편씩 보기 시작했다. 다행히 한참 지나가기 전이 아니어서인지 무언가를 놓쳤다는 느낌은 없었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 아기 222

처음에 아기가 나왔을 때는 이거 정말 큰 일이네,라는 마음이었다. 그리고 보여줄 수 있는 딜레마를 다 보여주는 느낌이었다. 원래 딜레마는 인간을 시험에 들게 하는 것인데, 시청자를 계속해서 딜레마로 괴롭히는 느낌을 받았다. 지루하진 않았지만, 고문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불현듯, 넷플릭스 지옥에서 생존자 아이가 생각났다. 그때에는 그 아이를 살리기 위해 엄마와 아빠가 아이를 둘러싸듯 껴안았다. 그때와는 다르게 오징어 게임에서는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아빠의 설명이 조금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2.

아이-엄마

아들-엄마

할머니(장금자 역)가 비녀로 아기 222번의 탯줄을 끊었다. 그러나 탯줄을 끊는다고 아이와 엄마의 ‘연’이 사라지는 게 아니다. 결국 비녀로 아들을 찌른 할머니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을 비녀로 죽이고 그 슬픔을 이겨내지 못하였다. 죄책감이었을까? 그 둘은 그렇게 슬프게 사라졌다.



#3. 주인공 성기훈

이정재(성기훈 역)는 다시 게임에 참여하면서 인간을 믿고, 인간에 대한 딜레마를 체험한다. 그러면서 자기 친구를 잃기도 한다. 그는 복수하고 싶은 마음, 남을 원망하는 마음, 아이와 같이 작은 목숨도 지켜야 하는 마음을 다 겪는다. 결국 자신을 희생하는 선택을 하는데, 시즌 1 그의 모습이 기억나서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그는 적어도 그의 신념을 꺾지 않았다. 아직도 사람을 믿냐는 조소 어린 질문에 그는 마지막 편에서 자신의 대사로 사람들에게 울림을 준다.

우리는 게임의 말이 아니다. 사람은 말이 아니다. 사람은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할 존재다.



#4. 전통 놀이

시각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많이 하던 전통 놀이의 시각화에 굉장히 영향을 미치고, 잘 활용하였다. 그러나 시각적 쾌감이 아닌, 잔인함이 더욱 많이 보인다. 그것은 통과 혹은 실패가 아니라 통과 혹은 죽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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