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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소년의 시간

by 다큐와 삶

# 리뷰 - 소년의 시간


넷플릭스 드라마를 보기 전부터 많은 추천이 있었다. 가벼운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4편을 찬찬히 보고 가슴이 먹먹했다.


먼저 1-4 화 롱테이크로 가는 카메라 신이 무척이나 인상 깊었다. 카메라가 찍는 장면도 그렇지만 그 속에서 연기하는 배우들 역시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오히려 드라마인데도, 연극같이 느껴졌다. 이 롱테이크로 인한 이점은 긴 시간 동안 긴장감 있고 흡입력 있게 사람들을 끌어당겼다는 것이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제이미라는 아이는 아직 미성년자, 청소년이다. 그가 어느 날 갑자기 아침에 경찰이 쳐들어와서 그를 잡아간다. 그것도 집안의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모든 가족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유능한 경찰로 보이는 두 파트너는 제이미를 잡아 가두러 데려가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아이가 정말 어떤 범죄를 저질렀길래 저렇게 잡아가느냐는 생각을 했다. 결국 자신의 또래를 살해한 혐의로 잡힌 것을 알고, 조금 놀랐다. 너무 어린 나이였고, 아이의 반응은 아이의 그것이었다.


그러나 드라마에서는 시간이 흐르면서 제이미의 모습을 보여준다. 구금 생활을 오래 하면서 임상심리학자와 면담하는 장면을 보고, 그제야 그가 어떻게 살인을 하게 되었는지 알게 된다. 그는 이렇다, 저렇다라고, 쉽게 보여주지 않고 대화를 하고,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급하게 화를 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나는 3화와 4화가 인상 깊었다. 3화는 임상심리학자가 나오는데 제이미는 그와 이야기하면서 점점 다른 사람처럼 보인다. 여성인 임상심리학자와 이야기를 잘 하가도 제 뜻대로 되지 않으면 급작스럽게 화를 내고, 의자를 집어던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묻는다. “나를 좋아하나요?” 요즘의 인셀을 보여주는 그 모습에 할 말을 잃었고 마음이 무거웠다.


4화에서는 가족들이 밖에서 지내는 상황을 보여준다. 제이미의 아버지 차에 나쁜 단어로 낙서하고, 하루를 엉망으로 보내는 그들의 가족이 보인다. 마지막쯤, 제이미가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고, 가족들은 괜찮은 척 통화를 마친다. 그러고는 집에 가서 어머니와 아버지가 이야기하며 운다. 그들은 왜 자신들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수백 번을 생각했을 테지만, 그것을 막을 수 없었다는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했다. 그 점이 그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가족을 이루고 아이를 키우는 일은 무척이나 어렵다. 더군다나 요즘 같은 세상에 아이를 키우는 것은 한 마을 이상이 필요할 정도로 어려운 세상이다. 아이들은 자신들끼리 통하는 SNS와 언어로 이야기한다. 그런 아이들을 우리는 얼마나 잘 키울 수 있을까? 의문이 꼬리를 무는 이 이야기가 ‘소년의 시간’을 통해 더욱 심해질 것 같다. 그리고 인셀이라는 것에 대해 우리는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여성들이 인셀들에게 공격당하는 일이 많이 일어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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