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냐, 현실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리뷰] 영화 틱틱붐!
꿈이냐, 현실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가족 중의 한 명이 틱틱붐을 추천해 준 적이 있다. 뮤지컬 영화라는 것 말고는 주변 지식이 전혀 없이 영화를 보았다. 그리고 영화를 다 보고 알게 되었다. 틱틱붐의 주인공 조너선 라슨이 뮤지컬 작가이고 뮤지컬 rent의 작가라는 사실을 말이다.
20, 30, 40, 50…. 우리들은 하나의 나이에서 다른 나이로 넘어갈 때 나이에 따른 압박을 받곤 한다. 주인공 조너선은 1990년도에 서른 살이 될 자신에게 스스로 압박을 주고 있었다. 주변에 일찍 죽는 자기 친구들 때문이었을까 싶지만, 자신이 아는 작가가 27살에 무언가를 이루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대부분의 작가가 성공하기 전에 투잡을 하는데, 결국에는 글이나 노래가 아닌 다른 길, 현실에 안주하는 길을 어둠의 길이라고 부르는 조너선은 여러 가지 압박이 동시에 그를 감쌌다. 우선 다른 곳으로 이주하여 일을 하려는 여자 친구, 나이 30의 압박, 곧 있을 뮤지컬 슈퍼비아의 워크숍에 메인 곡을 아직 지어내지 못한 것 등이 있었다. 역시나 창작은 쉽지 않아서 잘되지 않았는데, 그는 결국 곡을 완성한다.
영화의 장면 중에서는 영감을 받는 장면이 신비로웠다. 수영장에서 음표가 그려지는 부분은 재미있고 멋져 보였다. 물론 그가 그렇게 일상을 유지하면서 영감을 받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지만, 작가의 삶이 그렇듯 루틴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장면을 보는데,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박천휴 작가가 영감을 어디서 받냐는 질문에 답한 게 생각났다. 영감을 받는 그 시간에 작업을 하고 있었다는 다른 사람의 말로 대답을 대신했던 게 기억났는데 엉덩이의 힘 플러스 체력이 작가에게 너무나 중요하다고 느껴졌다. 자기 루틴을 지키면서 영감과 글이 생각나게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조너선은 새장과 날개를 현재에 안주해서 현실을 찾기와 미래를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것을 이야기하면서 노래를 만들었다. 물론, 무엇이 더 나은지는 답이 다 다를 것이다. 가지고 있는 재능도 다르고 내가 얼마나 하고 싶은 일이 있는지에 대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당장의 결과를 얻기 힘든 작가의 삶이 그렇듯 조너선은 뮤지컬 슈퍼비아를 만들어 워크숍을 열지만 브로드웨이에 진출하는 것은 실패한다. 대신 자신을 자랑스러워하라는 유명한 사람의 말에 용기를 가진다.
그렇게 예전에 써두었던 뮤지컬 rent를 다시 손보기 시작하면서 그는 그 작품을 브로드웨이에 올리게 된다. 그러나 그는 개막 하루 전, 35살에 대동맥류에 의해 사망하고 만다.
지금 생각해 보면 20살 30살을 지나온 나로서도 그 나이를 넘어가는 그 시기에 꽤 고민을 많이 했다. 꿈을 찾아가고 싶기도 하고, 안정적으로 살고 싶기도 했던 그런 고민이 모여 지금의 내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한 번쯤, 아니 여러 번 그런 고민을 하다 보면 자신의 진정한 진로를 찾게 되리라고 본다. 마치 시간이 째깍째깍 가다가 붐! 하고 나타나는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