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 없어 그러나 모든 것은 가능하지
[리뷰] 전시 ‘데이미언 허스트’
진실은 없어 그러나 모든 것은 가능하지
날씨가 좋은 탓에 기분 좋게 경복궁역에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까지 걸어갔다. 전시를 관람한 날은 문화가 있는 수요일이어서 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시간대 별로 무료 예매를 할 수 있었다. 아마도 마지막 주 수요일만 혜택을 볼 수 있었는데, 앞으로 매주 수요일로 혜택이 확대된다는 이야기를 본 것 같다.
데이미언 허스트. 전시 전부터 뜨거운 감자처럼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전시를 보면서 생각해 보니, 당연히 논란이 있을법하다고 느꼈다. 다행히 그 논란과 더불어 생각할 거리를 많이 준다는 점에서 전시를 관람한 것에 대하여 후회는 없다. 단지, 작품의 호불호가 많이 갈려서 나 역시 어느 작품에서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의 작품들은 대다수 죽음과 종교, 의학등에 관련되어 있다. 아마도 작가는 죽음에 대해 생각을 가장 많이 해본 사람인 것 같다. 그래서 작품 중, 해골이나 뼈를 전시하고 상어를 포름알데히드에 담가 놓거나, 소의 머리를 증식된 파리 등과 같이 놓는 경우가 있었다. 사람들이 이 장면을 보고 탄성을 짓기보다는 놀라서 뒷걸음질 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그러한 전시에 대해 자신의 주장을 본 결과, 납득이 완전히 되지 않았지만 이것 역시 논란의 현대 미술을 보여준다고 여겨졌다.
안타까웠던 것은 도슨트 설명을 듣지 않고, 자유롭게 관람하면서 글에 대한 설명이 작은 글자로 벽에 설명되어 있었던 점이다. 현대 미술의 특성상 설명이 많이 필요한데, 책자로는 조금 부족하고, 도슨트 설명 없이도 관람을 편하게 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천사를 해부하고, 성인의 이야기를 모티브 삼아 가죽을 벗겨낸 작품도 있었다. 그리고 부활과도 같은 나비를 평면화하여 전시한 것 역시 볼만했다. 그가 우리에게 보여주려는 의학과 종교의 맹신이 얼마나 많은지도 볼 수 있었다.
회화 작품은 적었지만, 작업실을 구성해 놓은 곳에서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 아직 많은 나이에도 계속해서 작품에 매진하는 모습은 좋은 것 같다.
현대 미술은 아직도 난해하다. 그럼에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아시아 최초로 데이미언 허스트 전시를 열게 된 것은 그만큼 파급력과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종교와 의학 속 혼란스러움 속에서도, 그리고 죽음에 대한 피할 수 없는 숙명까지. 우리들은 전시장에서 데이미언 허스트가 말하고 싶은 것을 볼 수 있는 전시라는 점에서 시간이 되면 방문하면 좋을 것 같다. 물론 편한 신발을 신고! 조금은 열린 마음을 가지고 본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