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or things
[리뷰] 영화 ‘가여운 것들’
poor things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특이함, 기괴함으로 설명되는 감독들이 있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도 그러한 사람이다. 그가 만든 부고니아, 더 랍스터 등은 내용과 영화 장면들이 더더욱 기괴하다. 그러나 이번 영화가 더욱 기괴하게 느껴진다.
이번 영화 ‘가여운 것들’은 여성의 신체와 여성성을 소비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영화라서 그다지 추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리고 성관계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배우가 소비되는 느낌이 많이 든다. 그럼에도 영화를 봐야겠다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무에서 유로, 뇌가 이식된 자가 인간으로 발달해 나가는 모습을 통해서 보여주려 한 것은 평등 혹은 인류애인 것 같다고.
특이한 과학자인 갓윈 백스터는 새로운 사람을 탄생시킨다. 자살로 생을 달리 한 임산부 빅토리아를 그녀의 아기가 가진 뇌를 이식하여 기억을 잃은 사람인 벨라 백스터로 만들어낸다. 처음, 그녀는 아이 같은 발달 과정을 거치지만, 나중에 변호사 덩컨과 여행을 하면서 점차 복잡한 인간으로 변모한다.
여성이 자신의 신체를 소비화 시키면서 결국에는 자신이 얻을 수 있는 것을 얻게 된다는 이야기가 영 탐탁지 않다. 그럼에도 벨라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과 인류애는 대단하다고 말하고 싶다. 현실주의, 허무주의에 뜻을 지닌 흑인 여행자가 보여준 지독하고 지옥과도 같은 가난을 보고 그들을 곧바로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자가 몇이나 있겠나. 그러나 벨라는 덩컨이 가져온 돈을 선원들에게 맡기며 돈이 필요한 가난한 자에게 줄 것을 부탁한다. 그러나 그 돈이 필요한 자에게 가진 않았을 것이다. 아니다. 돈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단지, 그녀가 원하는 이에게는 닿지 않았을 것이다.
나중에 그녀는 갓윈이 죽은 후, 자신의 사명을 깨닫고 의사가 되기를 원한다. 그리고 그의 집에서 그녀가 파리에서 친하게 지냈던 친구, 약혼자, 하녀 등과 같이 지내며 영화가 끝이 난다.
동화 같은 이야기라고 할 수는 없다. 잔혹 동화라면 모를까. 그러나 그녀가 세계를 여행하면서 보았던 세상과 사람들을 보면서 느꼈던 철학과 이야기들은 한 번쯤 생각해 볼만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