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화 '노매드랜드'

by 다큐와 삶

[리뷰] 영화 ‘노매드랜드’


영화 속 밴이나 캠핑카를 타고 사는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풍경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자체적으로 무리를 지어 살며, 자신들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하나씩 결핍이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주인공 펀은 갑자기 자신의 집을 잃었고 남편까지 병으로 잃었다. 그녀는 밴을 타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이곳저곳을 여행한다. 여행이라고 하기에는 거창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가보지 못한 곳을 운전하면서 다닌다.

어떤 이는 말기 암 환자이지만 자신이 가보지 못한 곳을 다니며 여행하겠노라 말하고, 어떤 이는 가족에 대한 상실감을 내비치기도 한다.


처음에는 펀을 제외한 모든 이들이 돌아갈 곳이 있는 것처럼 보여서, 펀이 조금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했다. 펀은 자신의 밴을 집으로 여기면서 살고 있는데 말이다. 그러나 모든 이들이 결핍이 있는 것처럼 저마다의 사정으로 저마다 여행을 다니는 방랑자 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보면서 안정적으로 집에서 지내는 삶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했다.


영화는 길 위의 자연을 보여준다. 눈이 쌓인 추운 그 어느 곳, 따뜻한 사막, 계곡이 흐르는 산 등 클로이 자오 감독이 보여주는 자연을 보면서 생각했다. 누구나 저런 자연을 가까이 보면서 사는 이는 많지 않다고. 그리고 아무런 쓸모없는 돌이라 할지라도 어떤 이에겐 좋아하는 그 무엇이기에, 그를 추모하는 데 쓰이기도 한다. 그렇게 자연은 누군가를 기억하게 하기도 하지만, 치유의 힘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내내 보면서, 여자 혼자서 여행하는 것에 대해 끝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던 나를 반성한다. 아니다. 어쩌면 내가 더 현실적이고, 클로이 자오 감독이 보여준 연대의 힘이 더욱더 영화적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또한 기억의 힘. 누군가 죽더라도 그를 기억하고 추모한다면, 그의 삶은 영원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나처럼 기억의 힘은 때때로 너무나 강렬하기에 가능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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