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화 '추락의 해부'

사고인가? 살인인가? 자살인가?

by 다큐와 삶

[리뷰] 영화 ‘추락의 해부’


사고인가? 살인인가? 자살인가?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유명한 말이 있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 아마 찰리 채플린의 말이라고 기억된다. 여러 관계의 모습 중 특히 가족, 부부의 관계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영화‘추락의 해부’는 시작점에서 사진들을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그때, 그 상황에서는 즐거웠을 찰나의 순간이 영원하진 않을 것이다.


산드라는 남편과 사고로 시각장애를 얻은 아들 다니엘과 스눕이라는 보더콜리 강아지를 키우며 살고 있었다. 자신에게 인터뷰하러 온 여성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남편이 3층에서 작업을 위한 음악을 틀기 시작하고, 결국 인터뷰를 중단한다.


다니엘은 스눕과 산책을 다녀온 후, 집 앞에서 쓰러진 아빠를 발견하고 소리를 지른다. 산드라는 그런 남편을 발견하고는 구급차를 부르지만 남편은 사망한다. 그 당시 집에 있던 사람은 산드라가 유일했으므로 그렇게 산드라는 용의자가 된다.


이 영화는 여러 형식을 지닌 영화다. 법정 드라마 같기도 하고 가족 영화인 것 같기도 하고 스릴러 같기도 하다. 아마도 영화 속 남편이 죽은 이유가 자살인지, 타살인지, 사고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에 관하여 산드라의 변호사는 산드라가 죽였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말과 함께 결을 같이 한다.


증거와 산드라의 진술로 인하여 산드라는 기소가 되고 보석 허가를 받지만, 아들과 일정 부분 거리를 두고 집에서 지내게 된다. 왜냐하면 다니엘이 주요 증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니엘은 혼란스러워하면서도 의젓하게 자신의 상황에 대하여 인지하고 행동한다. 자신은 알고 싶다고 말하면서.



법정에서는 치열한 공방이 계속된다. 전문가들이 추락 시뮬레이션과 약물 자살에 대한 의견 나눔을 한다. 또한 부부 싸움이 녹음된 파일이 공개되어 법정에서 재생되고 산드라는 위기를 맞는다. 아들은 나중에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서 아스피린과 개의 일에 관해 이야기한다.


알고 싶었다는 다니엘은 스눕에게 약을 먹여서 개를 기절시키는데, 예전의 일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이야기는 자신의 아버지가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니엘과 아버지가 스눕을 동물병원에 데려가면서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온다.


관객은 그 장면이 있을 수도 있는 장면이지만, 그것이 그냥 하는 일상적인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온전한 중립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니엘의 방향성으로 인해 엄마인 산드라는 유리한 입장을 얻게 된다.


결국 산드라는 무죄 석방을 하게 되고,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 영화의 실마리를 해결한 아들에게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이 영화 속 여러 장면은 친절하기도 하고 불친절하기도 하다. 어느 장면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보여주다가 어느 장면에서는 소리만 나오게 하기도 한다. 이것이 관객을 향해 불친절을 선사한다기보다는, 상황의 여러 면을 가깝게 혹은 멀리 볼 수 있게 해 준다고 여겨졌다.


그리고 다니엘이라는 아이의 연기가 무척이나 좋았다. 물론 산드라 역시 자신을 변호하는 모습 역시도 좋았다.


산드라는 무죄 석방이 되었지만, 재판정에서의 논란 때문에 진짜 범인이 누구인지 궁금해진다. 하지만 영화의 제목인 추락의 해부처럼 한 장면씩 관객에게 보여준 장면들이 쌓여가서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과연 변호사의 말처럼 산드라가 죽였는지 아닌지는 중요한 게 아닌 걸까? 계속해서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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