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태어난 단이는, 낯선 세상에 나와서도 자기 얼굴만큼이나 동글동글 무탈하게 잘 지내고 있다. 밥과 잠 외에는 일과라고 할만한 것이 없지만, 가만히 얼굴을 들여다보면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오늘과 내일이 또 다르다. 자기 딴에는 날마다 최선을 다해서 자라나고 있는 모양이다.
아직 조리원에 있는, 요즘 아내와 나의 행복은 단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그리고 단이를 가만히 내려다 보고 또 매만져 보는 것이다.
단이의 얼굴에는 아무것도 묻은 것이 없다. 엊그제 펑펑 내려 뒤뜰에 소복이 쌓인, 아무도 밟지 않은 눈 밭 같다. 그 말가운 얼굴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외려 내 얼굴에 붙어 있을 법한 것들이 생각난다. 다 필요치 않은 욕심, 별 볼일 없는 미움, 다 지난 상처의 흔적 같은 것들이다.
아들은 자라면서, 한동안은 아빠의 얼굴을 오랜 시간 빤-히 바라볼 것이다. 아빠를 좋아하고, 아빠에 대해서 많이 생각할 것이다. 그럴 때 내 얼굴에서 즐거운 것들만 볼 수 있도록, 단이와 보조를 맞출 수 있도록, 마음과 행동을 반듯하게 하고 싶단 생각을 며칠 했다.
얼마 전 태어난 아들과, 아내에 대해 이어 씁니다. 너무 멀지 않은 미래에, 아들이 읽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