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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북이 Jun 13. 2020

노인도, 청년도, '고다자'

한 경비원의 외침으로 돌아본 우리 사회의 약자, '고다자'들

입주민의 갑질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경비원에 대한 기사가 쏟아졌다. 갑질을 한 주민에 대한 화도 났지만 왜 항상 경비원에 관한 기사는 이런 내용으로 접할 수밖에 없는지, 마음이 편치 않았다. 사실 이 사건에서 우리가 신경 써야 할 부분은 '한 개인의 도덕성의 부재' 보다도 노인 노동자가 위치하고 있는 사회 현실이다.


이번에도 이것을 그 흔한 갑질 중 하나라고, 그냥 노인 경비원 하나 죽은 일이라고, 그렇게 넘어가면 안 됩니다. 분명한 사회적 타살입니다. 그 원인을 낱낱이 밝히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개선안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경비원을 비롯한 시급 노동의 경험을 풀어낸 <임계장 이야기>를 쓴 60대 노동자 조정진 씨의 인터뷰 기사에서 그가 한 말이다. 경비원이기 때문에 얻는 열악한 근무 환경과 부당한 대우는, 결국 그가 사회적 약자인 노인이기 때문에 가지는 노동 현장에서의 위치에 근본 한다. 노인이어서, 청년이어서.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는 나이가 많아서, 사회생활 경험이 적어서 일자리에서 '고르기도, 다루기도, 자르기도 쉬운' 사람이 되고 있다.


취업 준비를 하면서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알바를 하는 청년들이 있다. 그들에게 알바는 생계 수단이다. 그래서 쉽게 포기하기 어려운 일자리다. 은퇴 후에도 자녀를 부양하기 위해, 생활비를 벌기 위해 시급 노동에 뛰어드는 노인들이 있다. 그들에게도 시급 노동은 생계 수단이다. 그래서 힘들게 그 일을 유지하려고 한다. 일이 힘들어도, 손님이, 고용주가 '갑질'을 해도 오히려 당하는 그들이 잘리는 걸 두려워한다.


노동 현장에서 '비주류'인 노인과 청년의 일은 고되기만 하다. 왜 특정한 일자리는 노인이나 청년의 일이 되었으며 도대체 왜 그 일의 열악한 환경은 지속되고 있을까. 우리 사회는 일은 한없이 고되면서도 사람은 수없이 교체되는 시급 노동에 무방비 상태로 던져져 있는 노인과 청년에게 눈을 감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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