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선물하다
그것은 흘러갈 시간이 아니라 박제될 추억
일요일 오후
세상 만물이 생산성이란 어깃장에 토를 달고
무엇을 해도 시큰둥하게 딴짓을 하는 시간
아이와 아빠가 마주 앉는다
이렇게 하는 거야
나도 앞으로 나가고 싶어
요렇게 놓으면 이길 거야
내가 이겼다
내 어릴 적
아빠 등에 올라타 이랴이랴 했던 순간들이
선명하게 안방 장판 색깔까지 머리에 남아있으니
내 아이에게 저 순간은
영원히 기억되어 재생될
아빠와의 시간
무한 반복되어도 지루하지 않고
필름이 닳지도 않아
언제든 꺼내볼 수 있는 시간의 조각
너에게 선물한 시간이
곧
우리에게 선물한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