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눈을 다시 떴을 때, 방 안은 아직 어두웠다.
창밖은 희뿌옇게 밝아오고 있었지만, 해가 뜨기 전 특유의 시간이었다. 잠에서 완전히 깬 것도, 그렇다고 다시 잠들 수도 없는 애매한 순간. 나는 무의식적으로 몸을 뒤척이다가 손목을 먼저 보았다.
숫자가 줄어 있었다.
확실히, 어제보다 하나 더.
숨이 잠깐 막혔다.
눈을 비볐다. 잘못 본 게 아닐까 싶어서 다시 봤다. 숫자는 그대로였다. 깜빡이지도, 흔들리지도 않았다. 그냥 거기에 있었다.
하루.
나는 베개에 고개를 묻었다가 다시 일어났다.
심장이 괜히 빨리 뛰었다. 이건 꿈이 아니었다. 어제 하루가 실제로 지나갔고, 그만큼 시간이 사라졌다는 뜻이었다.
‘아직 괜찮아.’
혼잣말처럼 속으로 말했다.
괜찮다고 말할 대상도 없으면서.
마루에서 작은 소리가 났다.
강아지였다.
이 시간에 보통은 자고 있어야 했다. 그런데 녀석은 문 앞에 앉아 있었다. 꼬리를 흔들지도 않고, 나를 보지도 않았다. 대신 문틈 너머를 뚫어지게 보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 서 있기라도 한 것처럼.
“왜 그래.”
내가 부르자, 강아지는 잠깐 나를 봤다가 다시 시선을 돌렸다. 낮게, 아주 작게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났다.
문밖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도 나는 문을 열지 않았다.
괜히.
아침이 완전히 밝아졌을 무렵, 부엌에서 소리가 났다. 밥 짓는 냄새가 퍼졌고, 그제야 이 집이라는 감각이 돌아왔다.
마루로 나오자 강아지가 내 발치에 앉았다. 고양이는 창가에 올라가 햇빛을 받으며 눈을 가늘게 뜨고 있었다. 둘 다, 아무 일도 모른다는 얼굴이었다. 그래서 숨이 조금 편해졌다.
아침밥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된장국, 김치, 달걀말이. 할아버지는 늘 같은 순서로 반찬을 놓았다.
“많이 먹어라. 요즘 애들은 잘 안 먹더라.”
“나 애 아니야.”
말해놓고 스스로 웃었다.
이 집에서는 늘 이런 대화가 반복됐다. 의미 없는 말들이 쌓여서, 하루가 만들어졌다.
식사가 끝날 즈음, 전화가 울렸다.
“어, 그래.”
할아버지는 아무렇지 않게 전화를 받았다. 나는 숟가락을 내려놓고 고개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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