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비와 장화

빗속에서 만난 용기

by dodamgaon

장마철,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던 날이었다.

아이의 눈은 현관 구석에 걸린 노란 우비와 빨간 장화를 발견했다.

아이의 손은 반짝였다.


“오늘은 너희 차례야.”


노란 우비는 아이의 어깨를 덮었고, 빨간 장화는 발끝까지 단단히 지켜 주었다.


아이의 모습은 마치 빗속을 여행하러 나선 작은 모험가 같았다.


밖으로 나가자 빗방울이 후드득 떨어졌다.

하지만 아이는 겁내지 않았다.

웅덩이를 첨벙첨벙 밟으며 달리자, 물방울이 사방으로 튀어 올랐다.


그 순간, 아이는 우비와 장화가 자기 곁에서 속삭이는 걸 느꼈다.

우비가 말했다.


“내가 네 어깨를 지켜 줄게.”


장화가 힘차게 덧붙였다.


“내가 네 발걸음을 튼튼히 해 줄게.”


아이의 웃음소리가 빗속에 번졌다.

그리고 상상 속에서, 셋은 함께 구름다리를 건넜다.

우비가 활짝 펴져 날개가 되었고, 장화는 번쩍이며 구름 위를 튼튼하게 딛게 해 주었다.

무지개가 걸린 하늘 위, 아이는 두려움 대신 웃음을 가득 품었다.


집으로 돌아온 아이는 우비를 벗고 장화를 현관에 가지런히 두었다.

빗물에 젖은 옷자락을 보며 속삭였다.


“고마워. 너희 덕분에 빗속이 하나도 무섭지 않았어.”


창가에 걸린 우비와 장화는 햇살에 반짝이며 조용히 다음 모험을 기다리고 있었다.



※ 작가의 말

어린 날의 우비와 장화는 단순한 비옷과 신발이 아니었습니다.

그건 우리를 지켜 주던 용기였고, 세상을 더 자유롭게 뛰어놀게 해 준 날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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