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품은 작은 문
책상 위에 한 권의 책이 놓여 있었다.
모서리는 닳아 있었고, 표지는 빛이 바래 있었다.
하지만 그 속에는 여전히 수많은 이야기가 숨 쉬고 있었다.
책장을 넘기면 종이가 바스락 소리를 냈다.
그 종이 위에는 연필의 흔적, 색연필의 빛깔, 크레파스의 두터운 선이 남아 있었다.
지워진 자국조차 고스란히 담긴 채, 하나의 이야기가 되었다.
책은 닫혀 있을 때조차도, 그 안에서 조용히 세계를 품고 있었다.
밤이 되자, 책장이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활자들이 빛의 나비가 되어 날아올랐고, 그림들이 다시 피어났다.
책 속의 인물들은 창문 너머로 걸어 나오며, 현실과 상상을 이어 주었다.
책은 조용히 속삭였다.
“나는 늘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네가 다시 열어 줄 그 순간을.”
아침이 밝자, 책은 다시 고요히 닫혀 있었다.
하지만 그 안의 세계는 여전히 따뜻하게 숨 쉬고 있었다.
책은 언제든, 마음이 닿을 때 다시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 작가의 말
책은 세상을 품은 작은 문, 마음이 열릴 때마다 빛나는 길을 내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