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시리즈] 시계태엽

멈춘 마음

by dodamgaon

벽에 걸린 시계가 멈춘 지 오래였다.

초침은 같은 자리를 맴돌고, 시곗바늘은 오후 세 시를 가리킨 채 멈춰 있었다.


그 시간은 마치 누군가의 마음 같았다.

가야 할 곳이 있어도, 가지 못한 채 그대로 남아 있는 마음.


어린 시절, 아이는 매일 밤 잠들기 전

아버지가 시계의 태엽을 감는 모습을 보았다.

“시간은 스스로 가지 않아. 우리가 감아줘야 가는 거야."


그 말이 어린 마음에 오래 남았다.

세월이 흘러, 아이는 어른이 되었다.

집안의 시계는 여전히 그때의 모습 그대로였다.

먼지를 털고, 조심스레 태엽을 감자

멈춰 있던 초침이 ‘틱, 틱’ 소리를 내며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순간, 아이의 마음속에서도

오래 멈춰 있던 무언가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 작가의 말

시간은 스스로 가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손끝이, 다시 감아 주어야 움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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