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로 향하는 손끝
벽에 걸린 달력의 마지막 장이 바람에 흔들렸다.
올해도 어느새 끝이 다가오고 있었다.
한 장 남은 달력을 바라보던 소년은
잠시 망설이다가, 새로운 달력을 꺼내 걸었다.
깨끗한 흰 종이 위에 ‘1월’이라는 숫자가 또렷하게 보였다.
새 달력은 아직 아무 흔적도 없었다.
공백은 어쩐지 조금 두려웠지만, 동시에 설렘으로 가득했다.
소년은 조심스럽게 펜을 들어, 첫날의 칸에 작은 글씨로 적었다.
‘시작.’
그 단어 하나만으로도 마음이 환해졌다.
아직 오지 않은 날들, 아직 쓰이지 않은 칸들,
그 안에 무엇이든 담을 수 있다는 사실이 좋았다.
달력의 종이는 얇았지만,
그 속에는 앞으로의 모든 날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 작가의 말
지나간 날은 이미 기록이 되었고,
남은 날들은 아직 빈칸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우리는, 내일로 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