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시리즈] 국화

그리운 이를 위한 꽃

by dodamgaon

늦가을, 찬 바람이 불어오던 들녘에 국화가 피어 있었다.

다른 꽃들이 이미 사라진 자리에서, 국화는 고요히 고개를 들어 계절의 끝을 지켜내고 있었다.


아이의 눈에 국화가 들어왔다.


“왜 국화는 늦게 피나요?”


대답은 들리지 않았지만, 꽃잎은 바람에 흔들리면서도 단단히 자리를 지켰다.

마치 기다림의 시간 끝에 피어난 꽃만이 가진 깊은 숨결 같았다.


밤이 되자, 국화 사이로 맑은 빛이 새어 나왔다.

별빛과 섞여 은은한 등불처럼 흔들리며, 멀리 있는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하는 듯했다.


그 빛은 소년의 마음속 그리운 얼굴과 닮아 있었다.

오래도록 만나지 못했지만, 잊히지 않는 사람.

국화는 그리움의 마음을 꽃잎마다 품고 있었다.


아침이 밝자, 국화는 여전히 담담히 서 있었다.

화려하지 않아도, 오래 남아 그리운 이를 대신해 주는 꽃.

국화는 그렇게 계절의 끝에서, 기억을 이어 주고 있었다.




※ 작가의 말

국화는 그리운 이를 위해 오래 피어 있습니다.

늦게 피어도 괜찮습니다. 그 기다림이 곧 깊은 사랑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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