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듣고 싶었던 말

오늘을 버틴 사람에게

by dodamgaon

새벽, 안개가 차츰 걷힐 때였다.


뿌옇다는 생각 대신

‘오늘 얼굴에 미스트 한 번 맞았네.’

혼잣말을 하며 출근길에 올랐다.


빠른 사람들 속에 섞여

나 역시 빠르게 걸었고,

업무도 그 속도 그대로 흘러갔다.


상자 뜯는 소리,

물건을 찾는 문의 섞인 말소리.

그 사이에서

숨 고를 틈 없이 시간을 밀어냈다.


해가 기울 무렵,

체력이 먼저 꺼졌고

조금 뒤에는 감정까지 함께 방전되었다.


배터리 1퍼센트 남은 휴대폰처럼

몸도 마음도 간신히 깜빡거렸다.


그래도

나는 오늘 하루를 끝까지 버텼다.


누구에게 칭찬받지 않아도

누군가의 위로가 없어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문득 깨달았다.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은

잘했다는 격려도,

대단하다는 칭찬도 아니었다.


그저 한 문장.


“잘 버텼어.”


그 말을 처음으로

내가 나에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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