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해진다는 것
책임감이라는 이름 아래
하루는 또 시작됐다.
생각보다
손이 먼저 움직였다.
고민할 틈도 없이
몸이 일을 기억해 냈다.
어제는 버거웠던 일들이
오늘은 조금 덜 낯설었다.
완벽해서가 아니라
그저 반복했기 때문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익숙해진다는 건
편안해진다는 말과는 달랐다.
버겁지만,
멈추지 않는다는 뜻에 가까웠다.
책임이 나를 밀어 세웠고,
손의 속도가 나를 끌고 갔다.
어떻게든
해내는 하루들.
아직 단단해졌다고 말할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어제보다
조금은 덜 흔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