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기를 무사히 통과했다는 기록
6년의 배움이 있었다.
그리고 3년의 배움이 두 번 더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게 몇 번의 시간을 건너
졸업이라는 이름의 마침표를 찍는다.
모두가 한 번쯤은
거치고 가는 통과의례처럼.
그 시간 동안 우리는
같은 교실에 앉아
같은 과제를 하고
같은 시험을 치렀다.
웃기도 했고,
지겨워하기도 했고,
그만두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다음 날이면 다시 같은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공부보다 더 많은 걸 배우게 된다.
누구와 계속 함께 갈지,
누구와는 여기까지인지.
아무 말 없이 멀어지는 사이도 있고,
이상하게 더 단단해지는 관계도 생긴다.
그 판단을 스스로 하게 되는 시점에서
스무 살이 찾아온다.
스무 살의 세상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다.
하고 싶은 일만으로는
하루를 채울 수 없고,
수많은 과제 속에서
학점까지 챙겨야 하는 시간이 시작된다.
그제야 알게 된다.
이전과는 다른 종류의
‘힘듦’이 있다는 것을.
그런데 막상
그보다 더 복잡한 것이 남아 있었다.
바로,
취업이라는 이름의 시간이다.
준비해야 할 것은 끝이 없고,
비교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누군가는 먼저 자리를 잡고,
누군가는 아직 출발선에 서 있다.
졸업은 끝이 아니라
다음 단계로 밀려나는 순간에 더 가깝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 모든 과정에서
의외로 선명하게 남는 건
대단한 성취가 아니라
함께 버텼던 기억과
그 시절에 만난 사람들이다.
졸업은
무언가를 완성했다는 증명이라기보다
한 시기를
무사히 통과했다는 기록에 가깝다.
그래서 우리는
조금 불안한 얼굴로도
졸업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