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빛이 바뀌는 시간
취업을 위해
수많은 면접과 탈락을 겪었다.
한 번쯤은
“이번엔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했고,
그 기대는 생각보다 자주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사라졌다.
그 일이 반복되면
점점 스스로가 미워진다.
틀린 말을 한 것도 아니고,
준비를 안 한 것도 아닌데
계속 부족한 사람이 되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눈빛이 조금씩 바뀌어 갔다.
기대하던 눈이 아니라,
견디는 쪽으로.
그러다 겨우
한 회사에 입사하게 되면
우리는 또 하나의 무리에 소속된다.
회사는
학교보다 훨씬 넓은 판이다.
사람은 더 많아졌지만,
의외로 보이지 않는 것들도 많다.
같은 공간에 있어도
같은 방향을 보지 않는 사람들.
각자 다른 성격과 목적을 가진 사람들을
매일 마주하다 보면
사람을 읽는 눈치 같은 것이
조용히 몸에 붙기 시작한다.
‘아,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이구나.’
철저하게 계산만 하는 사람도 있고,
자기 원하는 삶을 위해
주변을 돌아보지 않는 사람도 있다.
남을 밟고 올라가는 사람,
필요할 때만 사람을 쓰는 사람도
자연스럽게 보이기 시작한다.
그제야 알게 된다.
사회는
착해지는 법을 먼저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사람을 구분하는 법을
먼저 익히게 하는 곳이라는 걸.
취업은
안정에 도착하는 일이 아니라,
다른 종류의 긴장 속으로
들어가는 일에 가깝다.
그래도 우리는
그 안에서
버텨야 하고,
배워야 하고,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
눈빛이 바뀌었다고 해서
사람이 달라진 건 아니다.
다만
아무것도 모른 채로 서 있던 시절을 지나
조금은 알아버린 상태가 되었을 뿐이다.
취업은
꿈의 완성이 아니라,
현실을 배우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그리고 그 순간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없이 통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