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의 거리를 다시 재는 시기
입사한 지 몇 년이 지나면
사람을 보는 눈은
의식하지 않아도 조금씩 생긴다.
처음엔 다 비슷해 보였던 얼굴들이
어느 순간부터는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그 안에서
오래 봐도 괜찮은 사람,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통하는 사람,
친하게 지내고도
끝까지 남을 사람을 알게 된다.
사람들은 그걸
‘내 사람’이라고 부른다.
같은 취미를 공유하고,
좋은 음식을 먹으면
문득 생각나는 사람들.
별일 없어도
안부를 묻게 되는 얼굴들이다.
하지만 시간이 쌓일수록
사람 때문에 힘들어지는 순간도
함께 늘어난다.
일 때문이기도 하고,
일이 아닌 일 때문이기도 하다.
말 한마디,
표정 하나,
의도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태도들.
그러다 보면
사람에 대해
복잡한 감정들이 생겨난다.
질투,
짜증,
답답함.
크게 잘못된 일은 없는데,
이 감정들이
조용히 쌓인다.
그리고 어느 순간
이 감정들은
일보다 더 큰 질문을 남긴다.
‘나는 이 회사를
얼마나 더 다닐 수 있을까.’
입사 N년 차가 된다는 건
일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아니라,
사람과의 거리를
다시 계산하게 되는 시기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