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눈이 아니라, 잠이 들 깬 눈빛
번아웃처럼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나를 보고 번아웃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나는 그저 묵묵하게
내 자리를 지키듯 일을 하고 있었을 뿐이다.
일도 열심히 했고,
내가 사랑하는 일도 예전처럼 계속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모습이
다른 사람 눈에는
텅 빈 눈을 한 사람처럼 보였다고 했다.
조심스러운 얼굴로,
미안하다는 말부터 꺼내며
이렇게 말했다.
“번아웃 온 거 아니야?”
왜 그렇게 보였을까.
나는 지금 아무렇지 않은데.
하루를 충실히 살아가고 있고,
내 삶을 나름대로 온전히 즐기고 있는데.
텅 빈 눈이 아니라,
잠이 들 깬 눈빛인데.
무너진 것도 아니고,
포기한 것도 아니다.
다만 멈출 수 없어서
조금 조용해졌을 뿐이다.
어쩌면 번아웃은
쓰러지는 순간이 아니라,
아무 말 없이 계속 가는 상태일지도 모른다.
나는 오늘도
그렇게 하루를 살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