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굽지 않은 밤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가게 안에 남아 있었다.
요리사는 그 소리를 듣지 못했다.
그때,
전화기가 시끄럽게 울렸다.
요리사는 전화를 받았다.
반죽 통 안에서
아빠도우는 가만히 귀를 기울였다.
“치즈 피자 한 판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아빠도우의 속이 조용히 부풀어 올랐다.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그는 그대로 반죽 통 안에 누워 있었다.
때마침,
옆에서 토핑아이들이 서로 부딪치며 투닥거리기 시작했다.
엄마치즈는 이미 몇 번이나 말렸는지,
더는 힘이 남아 있지 않은 얼굴이었다.
엄마치즈는 고개를 돌려
아빠도우를 바라봤다.
도움을 청하는 눈빛이었다.
아빠도우는 조금씩,
아주 조금씩 몸을 부풀리기 시작했다.
반죽 통 안의 공기가 팽팽해졌고,
뚜껑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그리고 마침내,
“꽝.”
뚜껑이 크게 열렸다.
바구니 안에서 서로 밀치며 투닥이던 토핑아이들은
그 소리에 한순간 멈칫했다.
모두의 시선이
부풀어 오른 아빠도우를 향해 쏠렸다.
아빠도우는 엄마치즈를 향해 말했다.
“아이들 곁에 다가가야 하니까.
좀 도와줘.”
엄마치즈는 아무 말 없이
자기 몸을 쭉 늘렸다.
팔을 끌어당기듯,
엉덩이까지 촥촥 당기며
치즈를 더 넓게 펼쳤다.
엄마치즈의 도움으로
아빠도우는 마침내
토핑아이들이 있는 곳까지 닿았다.
아빠도우가 입을 열려는 순간,
“윽!”
“뭐야, 이 냄새!”
발효된 도우 특유의 냄새가
바구니 안에 퍼졌다.
아빠도우 주변으로
그 냄새를 좋아하는 곰팡이들이
천천히 날아다녔다.
토핑아이들은 코를 막은 채
냄새를 참으며
슬금슬금 뒤로 물러섰다.
아빠도우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아이들을 바라보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조금만 참자.
내일은 중요한 날이잖아.”
“오늘은 푹 쉬어야
내일 더 맛있어질 수 있어.”
잠시 후,
아빠도우는 아이들이 조용해진 걸 확인하고
다행히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사이,
엄마치즈는 아이들 곁에 남아
몸을 넓게 펼쳤다.
그리고 페퍼로니들을 하나씩 불러
아이들 위에 조심스레 덮어 주었다.
바구니 안은
조금 더 따뜻해졌다.
토핑아이들의 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가게 안에는 다시,
밤이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