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도다의 콘텐츠 마케팅 인턴 김인영입니다. 오늘은 인턴일기 겸 도다의 인턴 적응 꿀팁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합니다. 솔직하고 담백하게 이야기가 전달되길 바라며 존칭어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
내 도다 첫 출근은 12월 26일, 크리스마스 다음날이자 새해를 일주일 앞둔 날이었다. 모든 게 변하는 것 같고 싱숭생숭하지만 사실은 날짜만 바뀔 뿐인` 시기에, 도다 입사는 나에게 확실한 변화였다. 그리고 이 변화를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데에는 노력과 시간이 필요했다.
어렵거나 쉬웠다는 뜻이 아니다. 업무와 성장에 대해서 이전에 몰랐거나 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고민해볼 시간이 필요했다는 뜻이다. 그리고 미래의 도다 인턴을 위해, 미래의 도다 신규 입사자를 위해, 혹은 어떤 고민이든 하고 있는 누군가를 위해 첫 인턴 일지 주제는 도다 적응 꿀팁으로 정해보았다.
도다에 지원하기 전, 그로스마케터 성일님과 했던 커피챗에서 여러 번 들었던 말이다. ‘왜?’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와야 한다고. 이 ‘왜?’는 어떤 현상의 원인이나 근본을 묻는 것것일 수도 있고, 업무와 협업 방식에서 이 일을 왜 이런 식으로 하는지, 혹은 더 뒤로 가서 이 일 자체를 왜 하는지 묻는 것일 수도 있다.
현상의 원인이나 근본을 묻는 ‘왜?’는 결국 서비스의 성장 과정에서, 그리고 더 많은 고객에게 우리의 가치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걸림돌을 알아차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러면 이 질문을 통해 팀은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알 수 있고, 더 나아가 그 문제에 대한 가설을 세움으로써 어떤 실험을 해야 하는지 파악해볼 수 있다. 그리고 실험을 한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는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왜?’는 ‘어떻게?’로 직결된다고도 할 수 있다.
업무와 협업 방식에서의 ‘왜?’는 어느 문제 해결 과정을 더 잘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팀원들도 모두 사람인 만큼 각자의 업무 범위와 업무 방식이 필연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 이때 서로 교집합을 적절하게 만들어서 개발자와 마케터가, 혹은 마케터와 디자이너가 각자의 타임라인에 잘 녹아들려면 ‘왜?’가 필요하다. 이 협업이 왜 필요한지, 마감일은 왜 이렇게 잡았으며 왜 이러한 것들을 고려해야 하는지… 요청과 의견을 전달하기 전에 이 일을 왜 하는지 스스로 다시 물어봐야 업무의 삐걱거림을 줄일 수 있다.
스타트업에서는 직원이 아닌 팀원이라는 단어를 더 자주 쓴다. 훨씬 더 인간적이고 포용적인 단어다. 비슷한 맥락에서, 많은 스타트업의 사무실에서는 팀원 자리 간 파티션이 없다. 도다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서로를 볼 수 있고 모두가 서로에게 연결되어있는 환경이, 사실은 꽤 편하다. (파티션이 없다는 걸 알아채는 것도 시간이 좀 걸렸다.)
이러한 환경을 반영하듯, 도다 신규입사자의 첫 주는 팀원 개개인과의 커피챗으로 시작된다. 커피챗의 주제는 무겁고 진지할 필요가 없다. 도다에 들어오는 여정은 어땠는지, 대학 전공은 무엇인지, 개인적인 관심사는 무엇인지, 사람을 대할 때는 어떤 모습인지. 내가 첫 주 커피챗에서 팀원분들과 나눈 대화 중 일부이다.
나는 사회 초년생으로서 직장 동료와 얼마나 거리를 두어야 하나, 라는 고민을 거의 첫 달 내내 했다. 너무 친근하게 다가가면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너무 멀리 있으면 일과 관련된 생각을 공유할 때 뚝딱거리게 된다. 한달 후 내가 내린 답은 이 고민 자체를 하지 말자는 것이다. 축하하거나 챙겨줄 일이 있으면 그렇게 하면 된다. 걱정이 있으면 얘기하면 된다. 쓸데없는 걱정은 아닌지, 내가 부족해 보이지는 않을지 당연히 무서울 수 있다. 나도 그랬고, 지금도 그랬다. 그러나 앞자리 종화님과 대각선 COO 라운님께서는 고민은 얘기해달라, 언제든 대화하자고 여러번 거듭 손을 내밀어주신다.
한 달 동안 나의 업무 속도는 그닥 빠르지 못했다. 종화님과 라운님께서 “일을 빨리하셨네요” “인영님이 업무 속도가 느린 편이 아니에요”라고 해주셨음에도 업무 기한을 넘기기도 했다. 여기에 한번 “왜?”를 던져보면, 답은 피드백을 받는 방식에 있다.
종화님과 라운님은 바쁘시다. 업무 범위가 넓으시고 내/외부 회의도 자주 참여하신다. 그래서 바쁜 분들을 붙잡고 시도 때도 없이 질문하고 검수받고 피드백을 달라고 요청하기가 죄송했다. 궁금한 점들은 모아서 한번에 여쭤봐야지, 하고 기다리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실시간으로 개선해야 할 것들을 파악하지 못해서, 내 나름대로 열심히 해놓은 것들을 폐기하고 다시 해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 내가 한 업무를 기반으로 다른 일을 해야 하는 분들께도 좋지 않지만, 열심히 한 일이 사라진 것 같은 (!) 기분을 느끼는 나도 망연자실한다.
라운님께 “바쁘신 와중에 붙잡기 죄송해서 피드백을 받는 과정이 효율적이지 못했던 것 같다”는 식으로 말씀을 드렸더니, 라운님께서는 “우리가 바쁜 건 인영님이 걱정하실 필요가 없다”는 답을 주셨다. 입국장 컨베이어벨트에서 짐을 찾는 상황을 예시로 드시면서, “내 것이 필요하고 빈틈이 보이면 바로 낚아채라”고 덧붙인 말씀도 빠르게 와닿았다.
그러니까 미안해하지 말라는 건 팀원들에게 실례를 범하라는 말이 아니다. 일과 성장에 관련해서 얻어야 하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묵혀두지 말라는 뜻이다. 생각해보면 내가 하는 일은 결국 도다의 큰그림에 기여하는 일이다. 기다리고 묵히고 애가 타는 건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팀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도다 신규입사자의 첫 정식 업무는 고객이 되는 것이다. 도다를 이용해서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에는 모든 팀원이 각자 만든 콘텐츠를 공유하며 프로덕트에 대한 의견을 나눈다.
라운님, 성일님과 함께 읽은 그로스해킹 관련 책에서는 스타트업의 주인이 고객이니 고객의 입장에서 잘 생각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가장 쉬운 법은 내가 고객이 되는 것이다. 그러려면 프로덕트를 열심히 사용해보면 된다. 그러다 보면 프로덕트가 더 나아질 수 있는 개선사항이나 이 프로덕트를 써야만 하는 강점 등의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
발견한 개선사항은 건의하더라도 바로 반영이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래도 도다팀에서는 프로덕트가 개선되어야 할 점을 기록해둔다. 링크나 스크린샷, 짧은 설명과 함께 개선사항을 리스트업해두면 다음에 실험이나 프로젝트를 할 때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점 역시 라운님, 성일님과 공부한 그로스해킹 책에서 나오는 이야기이다. 아이디어를 기록해서 실험의 기반이 되는 것 말이다.)
이런 꿀팁들을 파악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자신 있게 네 가지의 꿀팁을 정의한 나조차도 연습 중이고, 어렵고, 망설여진다. 어쩌면 행동하는 것에 비해 글만 번지르르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런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면 이 팀과 이 팀이 일하는 방법을 파악하는 경로에 잘 접어들었다는 것이 아닐까? 그랬으면 좋겠다.
이 네 가지 팁들에는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도다 브랜딩과 일맥상통한다는 점이다. 도다의 브랜딩은 사람 중심, 빠른 실험, 그리고 좋은 질답이라는 키워드로 정리된다. 같이 일하는 팀원들과 함께 ‘잘’ 해낼 수 있도록 소통하고, 소통을 기반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타겟하고, 문제점을 찾아내고 그것을 소통해내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왜?’와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위의 꿀팁들을 익힌다면 이러한 도다의 내부 브랜딩을 잘 내재화한 것이 아닐까, 하고 조심스럽게 마무리해본다.
도다팀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