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도다'라는 스타트업의 아빠 곽도영입니다.
다들 건강하셨는지요? 분명 2022년이 얼마 전에 시작한 것 같은데 날이 조금씩 풀리는 게 봄이 오려나 봅니다. 도다의 첫 라인 코드를 쓴 게 딱 작년 이맘 때네요!
이번 달의 희로애락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희(기쁨) : 월간 270만 명이 도다로 제작된 콘텐츠를 플레이하다.
로(노여움) : 마케팅은 언제, 어떻게 하지...?
애(슬픔) : TIPS 지원은 어렵다.
락(즐거움) : 첫 북극성 지표를 찾다.
희(기쁨) : 월간 270만 명이 도다로 제작된 콘텐츠를 플레이하다.
저희 브런치를 처음부터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저희가 오픈 베타를 오픈한 2021년 7월 월간 플레이수는 '5만'이었어요. 그리고 그 달에 투자를 돌기 시작했는데, 당시에 "이런 콘텐츠들은 이미 유행이 끝난 거 아닌가요?"라는 피드백을 정말 많이 들었어요.
10월에 시드 라운드 투자를 받으면서 저희가 가장 먼저 증명해야 할 가설이 "인터랙티브 콘텐츠라는 포맷은 이미지, 영상과 같은 하나의 롱런하는 포맷이고 장르이다."였어요. 사람들이 "이런 콘텐츠를 예전부터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하고, 앞으로도 좋아할 것이다."를 증명하려면 꾸준히 플레이수가 많이 나와야 했어요.
다행히 7월 대비해서 약 54배 오른 270만 명이 저희 툴로 고객사들이 만드신 콘텐츠를 즐겨주시고 있어요. 놀랍게도, 유저분들이 제작하신 모든 콘텐츠는 평균 6000명이 즐겨주시고 계시고, 완료율 평균 92%, 전환율은 평균 12%가 나오고 있어요. 이미지나 영상으로 SNS 노출 광고를 하는 것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성과로 고객분들의 진한 사랑을 받고 있어요!
로(노여움) : 마케팅은 언제, 어떻게 하지...?
한 고객분께서 밤에 긴급하게 결제 건으로 전화를 주셨는데, 이 이야기로 노여움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고객님 : "혹시 도다팀은 팀 규모가 40명 정도 되나요?"
도영 : "아뇨 아직 초기 스타트업이어서 팀원 수는 5명입니다."
고객님 : "네? 근데 어떻게 이렇게 업데이트가 2주마다 이렇게 되나요?"
도영 : "고객분들 피드백 덕분에 헤매지 않고 집중할 수 있어서요 :)"
고객님 : "혹시 하루 종일 일만 하시나요?"
도영 : "네..."
정적...
네, 일반 팀원분들을 제외한 저와 CTO 일다 님, COO 라운님은 1주일에 80시간을 일하고 있어요. 각자 3~4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보니 제품 개발에만 집중해도 손발이 모자란 것 같아요.
그렇다 보니 마케팅과 세일즈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알고 있으면서도 아직 저희는 마케팅도 세일즈도 하지 않았어요. 저희는 웬만한 스타트업은 모두 운영하는 SNS조차도 운영을 못 하고 있어요. 좋게 보면 CAC(고객 확보 비용)이 0원이라는 것이고, 나쁘게 보면 GTM(시장 진입 전략)을 전혀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죠. 마케팅의 예산이나 뭐든 집행을 해봐야 배울 수 있는데, 해본 적이 없으니 CAC가 얼마인지도 모르고, 얼마를 어떻게 투입해야 추후에 사용자가 얼마큼 늘 수 있겠다는 예측조차 되지가 않았어요.
그러면 저희의 사용자들은 어디서 저희를 알고 들어올까요? 저희 사용자분들은 정말 감사하게도 모두 입소문으로만 들어오고 있습니다. SNS, 슬랙, 검색으로만 들어오고 있어요. 도다 크리에이터분들께서 도다로 열과 성을 다해 콘텐츠를 제작해주시고, 고객과 소통해주시면, "저런 거 우리도 만들자!", "저거 어디서 만들지?"라고 생각하시면서 유입됩니다. 트위터 트렌드에도 매주 올라가면서 저희를 알려주시고 계세요.
어떻게든 마케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결국 제품 개발을 하느라 어느새 전혀 신경을 못 쓰고 있는 저희를 발견하고는 '마케터분이 정말 필요하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어떤 분을 모셔야 할지 몰랐기 때문에, SaaS 스타트업의 바이블이라는 <Survival to Thrival(생존을 넘어 번영으로)>라는 책을 읽었어요.
해당 책이 엔터프라이즈 B2B SaaS 스타트업을 위한 책이다 보니 아직 제품이 그만큼 큰 가치를 만들 만큼 준비되지 않은 저희의 상황에 직접적으로 반영을 하기는 어렵지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초기 영업팀은 고객의 피드백을 팀에 전달하며 제품을 시장의 요구에 맞출 수 있게 도와주는 힌트들을 가져오는 것이라 이해했어요. 다행히 채널 톡으로 저희에게 피드백과 기능 제안을 정말 엄청 많이 해주셨고, 이를 바탕으로 신규 기능 챔피언쉽으로 기능들을 개발해왔기에, 정말 운이 좋았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책에서 기본 무료/고급 유료인 저희의 비즈니스 모델의 경우에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나와있어, 조금 더 책 내용을 소화한 뒤에 해당 책에서 읽은 내용을 저희의 상황에 맞춰 팀원을 구하기로 결정했답니다.
애(슬픔) : TIPS 지원은 어렵다.
저희 투자사인 KB인베스트먼트가 TIPS 운영사이기 때문에 정부지원사업의 최종 보스 TIPS를 지원할 수 있는데요. 저희는 처음부터 시장에서 증명해내야 한다는 생각을 강박적으로 했어요. 지원사업 준비할 시간에 매출을 만들자는 생각을 크게 갖고 있었고, 예창패, 초창 패와 같은 정부 지원사업을 한 번도 지원조차 한 적이 없어요.
하지만 TIPS는 저희가 현재 실험해봐야 하는 가설과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연구해야 하는 부분들이 모두 이들을 모두 시행해볼 수 있는 충분한 지원이 이뤄지기 때문에 꼭 지원하고 싶었어요.
처음 TIPS 관련 안내 사항을 이메일로 받아보자마자 방대한 필요 서류와 자료 양에 압도되었어요. 무엇보다 연구계획서와 연구비 소요 계획서가 PPT 50페이지 분량이고, 저희에게 익숙한 포맷이 아니다 보니 작성하는 것이 막연하게 느껴졌어요.
게다가 실무를 C레벨들이 아직 많이 하고 있는 저희 팀에서는 TIPS 지원 서류에 온전히 집중하기가 어려웠어요. 그렇다 보니, 원래는 1월에 지원을 하려다가, 2월이 와 버렸는데 역시나 아직 준비를 시작조차 못 해서 결국 3월에 지원을 하기로 했어요.
그래도 저희가 기술적으로 필요한 부분들에 대해서 명확하게 정의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이 생긴 것 같아요. 열심히 준비해서 꼭 합격해서 나중에 브런치에서 전 과정을 실감 나게 설명해보겠습니다.
락(즐거움) : 첫 북극성 지표를 찾다.
북극성 지표는 항해를 할 때 북극성을 보면서 항해를 하듯이, 저희의 모든 활동들이 바라봐야 할 한 곳을 보여주는 지표예요. 한 마디로 말하면 "다음 1년 동안 우리가 최우선으로 추구해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할 수 있어요. 다음 라운드 투자와 마일스톤, 로드맵은 전부 북극성 지표를 기반으로 생각할 수 있고, 북극성 지표는 끊임없이 진화해요.
북극성 지표는 밤하늘의 북극성을 저희가 만지거나 움직일 수 없듯이 저희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없어요. 해당 북극성 지표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인풋 지표들을 세울 수 있고, 인풋 지표는 여러 개의 액션으로 이뤄져 있어요. 액션을 통해 인풋 지표를 성장, 개선시키면 북극성 지표도 개선되고 최종적으로 사업이 성장하게 돼요.
<북극성 지표를 찾기 위한 워크숍>
- 고객 여정 지도
- 핵심 가치 교환
- 미션, 비전 선언문
- 북극성 지표 찾기
- 인풋 지표 찾기
워크숍을 통해 저희가 고객에게 주는 핵심가치는 '코딩 없이 고퀄리티의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완성된다'였어요. 고객분들과 인터뷰했을 때,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는데 결과물이 너무 멋지게 잘 나와서 놀랐다는 평이 많았거든요.
이 핵심가치가 빠르게 고객분들께 전달되어야 하기에, 저희가 설정한 북극성 지표는 콘텐츠 제작을 성공적으로 완료한 유저 (CCU)였어요. 우리는 CCU를 “최근 한 달 동안 결과 페이지에서 공유 버튼이 한 번이라도 눌린 콘텐츠를 만든” 유저로 정의하고 있어요.
콘텐츠 제작을 성공적으로 완료한 유저라는 북극성 지표를 늘리기 위해서 개선시켜야 하는 인풋 지표와 이런 인풋 지표를 개선시키기 위해 저희가 아이디에이션 한 세부 지표는 다음과 같아요.
+ 누적 가입자 수 00명
-웹사이트 전환율
-웹사이트 방문자수
-무료 콘텐츠 플레이/전환율
-마케팅 광고 전환율
+ 콘텐츠를 하나라도 만든 사용자 00%
-템플릿 뷰 수
-새 콘텐츠 생성 버튼 클릭수
-템플릿 개수
-저장을 한 번이라도 실행시킨 유저수
+ 사용하는 기능 00%
-가이드 조회수
-신규 기능 101 페이지 조회수
-이메일 오픈율
-이메일 전환율
+ 유저 당 생성하는 콘텐츠 수 00개
-신규 출시 알고리즘 수
-퍼블리시된 콘텐츠 수
-성공사례 페이지 뷰 수
+ 콘텐츠 생성부터 공유가 처음 클릭되는 순간까지의 평균 소요 시간 00시간
-디자인 완료 시간
-가이드 열람 수
이런 지표들의 데이터를 기간을 정해놓고 개선시키기 위한 '가설-실험-회고'를 반복하게 되었어요. 더 확실하게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가능해졌어요! 이를 기반으로 OKR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저희의 성과 평가 제도의 초석이 생성되었답니다.
1월부터 2월 초까지 5개의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답니다. 그래도 점점 크리에이터분들께서 정성스럽게 콘텐츠를 제작해주시고, 100만 플레이가 넘는 콘텐츠들도 꾸준히 나오면서 행복한 마음으로 일하고 있답니다.
꾸준히 정진해서 전 세계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SaaS 가 되고 싶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다음 달에는 더 발전된 고민과 생각으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