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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돌과 2주년 사이

안녕하세요, 도다라는 초기 스타트업의 아빠 곽도영입니다. <첫 돌>을 올린 지 얼마 안 지난 것 같은데 벌써 도다 마인드가 2주년이 되었고, 저희의 프로덕트 ‘도다'는 1주년이 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저희의 첫 돌과 이번 2주년 사이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요약하는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도다’ 정식 론칭>

도다는 2021년 9월 15일에 정식으로 론칭했어요. 저희가 말하는 정식 론칭은 유료화를 뜻해요. 6월 말에 베타를 론칭해서 3개월 만에 유료화를 선언했다 보니 처음에는 다들 유료화가 너무 빠른 게 아니냐고 우려를 표하셨어요.


저희도 이른 게 아닐까 불안해했지만, 결과적으로 유료화는 유료 플랜의 사용 여부와 리텐션이 저희의 의사결정에 중요한 북극성이 되어주고 있어요. 구매를 하면 ‘왜 구매했을까?’ 이탈을 하면 ‘왜 이탈했을까?’라는 고민을 하면서 저희는 꾸준히 나아가고 있어요.


    <마루 합격 & 입주>

한국 스타트업 중에 가장 잘하는 팀들만 들어간다는 마루에 합격해서 입주를 했어요. 마루에서 첫 코 파운더가 아닌 팀원을 모셨고, 엄청난 시행착오들을 겪기 시작했어요. 마루에서는 옆 팀의 말하는 소리가 다 들리다 보니 조금이라도 옆 팀보다 더 늦게까지 일을 하자는 열정을 불태우기 좋았어요.

마루에서 함께 합격한 대표님들끼리 가끔씩 함께 밥도 먹고, 서로의 힘듦을 공유하면서 지속 가능하게 나아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마루 커넥트를 통해 멘토님들로부터 좋은 인사이트들도 공유받을 수 있었어요.


    <시드 투자 유치>

HYBE의 전 CTO이자 현재 비마이프렌즈의 대표이신 서우석 대표님과 한국 탑 VC 중 하나인 KB인베스트먼트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어요. 얼마 전에 저희가 처음 투자 라운드를 돌기 시작할 때의 IR덱을 봤어요. 이지애 상무님께서 저희를 믿어주시지 않았다면 정말 어려웠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당시에 라운드를 돌면서 만나 뵈었던 많은 VC, AC분들께서 피드백을 주셨던 것들이 지금 와서는 보이더라고요.


이지애 상무님께서는 정말 이례적으로 저희의 초기 IR덱을 처음부터 끝까지 피드백해주셨고, 덕분에 수많은 고객분들께 가치를 드릴 수 있었고, 저희가 피보팅을 통해서 더 나은 방향으로 향할 수 있도록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어요. 저희 투자자분들과는 두어 달에 한 번씩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MRR 1000만 원 돌파>

정말 감격적인 순간이었어요. 2022년 2월 저희는 드디어 MRR 1000만 원을 돌파했어요. MRR 1000만 원은 SaaS 비즈니스가 지속 가능하게 작동된다는 상징과도 같아요. 어떠한 마케팅도 해보지 못한 상태에서 고객분들이 만들어 주신 콘텐츠에 달린 ‘나도 만들러 가기’ CTA 버튼으로만 이뤄낸 성과였어요. 기능이 지금에 비하면 현저하게 적음에도 불구하고 구매해주신 고객분들께 정말 감사했어요.  


    <TIPS 선정>

저희는 정부지원사업의 서류 작업이 엄청나다는 선배 창업가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큰 결심을 했어요. 바로 ‘TIPS 말고는 정부 지원 사업을 받지 않겠다!’ 였어요. 정부 지원 사업을 받고 서류 작업을 하는 대신 투자사를 설득시켜서 투자를 받거나 고객을 만족시켜서 매출을 발생시켜서 살아남아보자는 결심을 하고 팀원들 앞에서 공표를 했어요. 


그렇다 보니 심사 진행 과정에서 엄청난 압박감을 느꼈어요. 저와 라운님은 간절한 마음을 담아 TIPS에 이미 합격한 스타트업 선배님들께 연락을 해서 조언을 구했고, 서류부터 면접까지 전 과정에 임했어요. 특히 서류 심사 이후에 개선 요청사항 A4 용지 3장 분량으로 왔을 때는 ‘안 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어요. 개선 요청 사항을 전부 반영하느라 전체를 다 뜯어고치기 시작했고, 결국 수정 사항 업로드 마감 기한을 20분 남기고 접수할 정도로 아슬아슬했어요. 결국 합격을 했고, 저희가 더 많은 실험과 시행착오를 할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어요.


<피봇>

SaaS 비즈니스를 흔히 ‘뚝배기 데우기'라고 표현해요. 그만큼 데우는 데에 느리고 오래 걸리지만 한 번 들어오면 오랫동안 열기가 빠져나가지 않아요. 반면에 저희는 2nd month retention이 64% 정도밖에 나오지 않았고, 6th month retention은 그보다 더 낮았어요. 물론 초기 제품이고 1년이 이제 되려고 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초기의 리텐션이 낮은 것은 괜찮다고 하지만, 저희는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2022  6월부터 저희는 충격적인 코호트 그래프를 본 뒤에 끊임없는 제품 iteration(가설, 실험, 회고 반복)과 고객 인터뷰 2가지에만 집중하기로 했어요. 6,7,8월 동안 10개가량의 기능 업데이트가 진행되었고, 약 100분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왜 이탈하셨는지'를 알아내려고 노력했어요. 그리고 최종적으로 심리테스트를 제작하는 도구로서의 Carrying Capacity(제품의 성장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 과정에서 한 회사에서 2개 부서가 저희 서비스를 사용하고 계셨는데, 마케팅 부서에서는 1개월 만에 이탈한 반면, HR 부서에서는 9개월 동안 꾸준히 저희 서비스를 사용하고 계셨어요. 그래서 데이터 수집 도구인 서베이 폼으로의 피봇을 결정하게 되었고, 서베이로서 작동될 수 있는 기본 기능들을 추가하기 시작했어요. 2개월 차가 되던 날 2nd month Retention이 14%가 오르면서 저희가 가려는 길이 맞다는 확신을 데이터가 주기 시작했고, 저희는 ‘지구상에서 가장 응답자 친화적인 서베이 폼'이라는 비전을 향해 달려 나가기 시작했어요.




<DB SNU 우승과 본 투 글로벌 선정>

부끄러워서 말하지는 않았지만 작년에 저희는 웬만한 대회에서는 전부 떨어졌어요. 작년에는 거절에 익숙해지기 위해서 대회에 나갔다고 할 만큼 빈약한 논리구조와 생각, 숫자를 가지고 있었답니다. 반면에 올해는 거의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했어요. 특히 DB SNU 스타트업 챌린지는 작년에 1차 서류에서 불합격을 했는데, 올해는 싱가포르, 중국, 인도 등 다양한 국가의 스타트업들 사이에서 1위를 차지했어요.


뿐만 아니라,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등용문이라 불리는 본 투 글로벌에 최종 선정되었어요. 한국 스타트업이 해외에 법인을 세우는 것의 비용과 법무 등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고 경쟁이 매우 치열해요. 도다가 글로벌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인정받을 수 있어서 정말 기뻤답니다.


<첫 브랜딩>

이번 도다의 생일에는 새로운 로고와 색과 함께 해요. 작년까지만 해도 브랜딩의 니즈가 크지 않았는데, 올해 여러 팀원분들이 합류하시면서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보니, 자연스럽게 모든 것을 관통하는 하나의 브랜딩이 필요해졌어요.


도다팀은 <그래서, 인터널 브랜딩>이라는 책으로 공부하면서 고객에게 공유하는 가치와 내부 팀원들이 공유하는 가치를 통일했어요. 그렇게 '도다 다움'은 '사람 중심', '빠른 실험', '좋은 질답'이라는 3가지 핵심가치로 설명할 수 있게 되었어요. 고객들에게는 '사람 중심으로 잘 질문하게', '노코드로 빠른 실험이 가능하게', '좋은 질문으로 얻은 진실된 응답으로 고객 중심의 좋은 의사결정을 한다.'라는 가치들을 공유해요.



두 번째 생일을 맞은 도다의 이야기를 공유하며,


사실 기쁜 소식들 위주로 올려놓았지만, 힘든 일들이 99%이고 기쁜 소식들은 1%밖에 되지 않아요. 특히 피봇에 대한 이야기들은 많이 미화되었던 게, 한 여름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고객들을 찾아뵙고, 하루에 커피를 7잔씩 마시면서 인터뷰를 진행했고, 처음 2개의 인터뷰를 하고서는 ‘우리 망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내년 세 번째 생일에는 얼마나 더 많은 일들이 있을지, 저희가 얼마나 더 발전해있을지 궁금해요. 물론 기쁜 일뿐 아니라, 슬프고 속상한 일들이 더 많을 테지만 그 역시 다 지나가고, 저희가 성장할 수 있는 거름이 되어준다는 것을 이젠 알기에, 두려움보다는 기대가 되는 것 같습니다!


도다팀이 궁금해졌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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