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첫 돌

도다가 드디어 만으로 1살이 되었다.

안녕하세요! 저희 도다가 태어난 지 오늘이 딱 1년, 첫 돌입니다!

1년 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요, 작년에 법인 설립할 때를 생각하면, 까마득한 옛날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당장 어제 같은 데 시간이 정말 빨리 간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네요. 저희의 이야기를 잠깐이나마 기록하고자 합니다.


<캐릭터 스타트업의 실패>

저희의 시작은 2018년 9월에 시작됩니다. CTO님과 저는 연세대학교에서 같은 과에서 만나 가장 친한 친구였습니다.  저는 제가 만든 캐릭터를 각각의 행사에 맞춰서 도안을 디자인하고, 여러 페스티벌에 찾아가서 판매를 하곤 했습니다. 한 번 뿐인 특별한 행사이니만큼 수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캐릭터들의 인지도가 쌓이면 ‘카카오프렌즈’처럼 엄청난 IP가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CTO님께서는 제가 여러 행사들에 얼굴에 붙이는 타투 스티커를 판매하는 노점상을 할 때 조금씩 일을 도와주면서 함께 장사를 하게 되었답니다.

타투스티커를 판매하는 일을 지속하다가, 본격적으로 카카오프렌즈 같은 캐릭터가 될 수 있도록 SNS도 운영하고, 이모티콘도 제작하고, 여러 상품들도 디자인해서 만들기 시작했어요. 캐릭터 계의 슈퍼스타인 라인 프렌즈와 카카오 프렌즈 스토어에 하루종일 고객들을 지켜보고, 굿즈들을 만져보고, 가격들을 조사하기도 했고, 직원 분들께 어떤 제품들이 어떤 분들께 잘 나가는지도 물어보고, 고객들에게 인터뷰를 하기도 했답니다.


그렇게 상품들을 만들기로 다짐하자마자, 문제는 바로 시작됐어요. 처음 MD굿즈를 만들다보니, 수요조사를 하지 않았어요. 사실 CTO님은 수요조사를 하자고 했지만, ‘이거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안 하면 어떡하지?’라는 겁이 나서 그냥 만들고 생각하기로 했는데…MOQ를 맞추다보니 5000개씩 생산을 해야했고, 하필 카카오프렌즈처럼 캐릭터들이 많고, 여러 사이즈의 제품들을 만들다보니 25종으로 생산을 하게 됐습니다. 저희가 살던 신촌의 자취방에는 온갖 굿즈들의 박스로 가득 차서 지나다니기도 힘들 정도가 되었답니다.

당시 만든 캐릭터 문구들

그래도 ‘잘 팔리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저와 CTO님은 하루종일 앉아서 메모지를 소분하고, 포장을 했답니다…여기서 한가지 실수가 더 나오는데,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는 커스텀 범위가 너무 적다면서 저희 자체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었는데…여기에만 시간이 6개월이나 걸렸답니다. 그리고 CTO님은 자신이 개발자라는 것을 이 때 밝혔답니다.


겨우겨우 런칭을 하고, 전국 8도의 문구 편집샵에 정성스럽게 자기소개를 하면서 입점 신청을 했고, 운좋게 DDP를 비롯한 핫플레이스들에 입점했었답니다.

협찬도 하고, 캐릭터 계의 대선배님 ‘몰랑이’ 작가님의 유튜브를 보면서 배경화면도 만들어서 배포하고…어떻게든 고객들의 마음에 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했는데, 결과적으로 한달에 매출 120만원을 벌고, 그 다음 달에는 70만원을 벌었고, 입점처 수수료 40~50%를 떼고 나니 원가도 남지 않더라고요. ‘아 완벽하게 실패했구나.’라는 생각을 했답니다.



<2020 3, 실패에 대한 인정, 새로운 시작>

캐릭터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1년 반 동안 여러 대회도 나가고, 지원 사업도 되면서 ‘뭔가 되는 듯한’ 느낌에 취해서 현실 직시를 못 했던 것 같아요.


완벽하게 실패했음을 인지한 날, 저랑 CTO님은 판매되지 않은 굿즈들의 박스 사이에서 치킨을 먹으면서 세상이 무너진듯 슬퍼했답니다. 치킨을 먹으며 우리가 실패한 이유를 복기해봤어요.


1. 수요 조사를 하지 않았다.

2. 완벽함을 추구하다보니 오히려 때를 놓쳤다.

3. 대회와 지원사업을 받는 것은 생각보다 본질이 아니다.

4. 디자인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데 디자인이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를 하려고 했다.


다음 창업 때는 절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저희는 1주일 동안 닥치는대로 다음 창업을 위한 아이템을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그 중에는 요새 핫한 약 배달, 미국에서 핫한 콘택트 렌즈 배달도 있었고, 홈 카페가 유행하니 홈 카페에 맞는 트레이를 만들겠다는 생각도 있었어요. 하루에 대략 6개 정도의 아이템을 쏟아내면서, 나름 이번에는 검색을 해보면서 소거를 하다보니 괜찮은 것들은 규제 때문에 할 수가 없었고, 나머지는 큰 임팩트를 주지 못하는 아이템들이었죠.


그러다 제가 화장실을 가면서 문득 한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3월은 수시 입시 원서 상담을 하는 시간인데, 고등학생들이 성적만 가지고 판단하지 말고, 자신에게 맞는 학풍의 대학교를 추천해주는 것이었어요. 저희는 이번에는 진짜 빠르게 해보자고 마음 먹었고, 2일만에 <대학교 테스트>를 런칭해서 제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렸어요.


<폭발적인 반응, ‘ 창업  취하다.>

인스타그램에 올렸더니 사람들이 어디서 하냐고 DM으로계속 물어보는 거예요. 그래서 일일이 답장을 드리며 링크를 드렸죠. 제 스토리는 타고타고 엄청난 수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동시 접속자가 1000명을 넘기면서 서버가 다운되기 시작했어요. 서버를 빠르게 다시 살리고 어디까지 되는 지 궁금해서 오르비와 같은 교육 관련 사이트에도 캡쳐를 해서 올렸는데, 커뮤니티가 전부 도배되는 거예요. 다음날이 되어도 트래픽은 죽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2위를 찍었습니다. (저와 CTO님은 서로 부둥켜 안고 울었답니다…)

그 뒤에 이게 운이 좋아서인지, 진짜 사람들이 좋아하는 니즈가 있는 것인지 판별해보기 위해서 동물의 숲 테스트, 방탄소년단 테스트를 만들어서 런칭했고, 동물의 숲 테스트는 대도서관님, 풍월량님과 같은 유명한 유튜버분들이 플레이하는 콘텐츠를 만들어서 올려주셨고, 방탄소년단은…멤버 중 제이홉님께서 직접 플레이하셔서 ‘위버스’에 올려주셨답니다.

이 때 실시간 동접자 14만명을 기록하면서 서버가 11번 다운됐습니다...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야후 재팬 1위를 했고, 그 달의 트래픽 비용이 700만원이 나왔답니다…


어느 날 평소와 같이 다음 스텝을 위한 회의를 하고 있던 중에, 이메일이 여러개 오기 시작했어요. 넥슨 메이플스토리, KT, 아모레퍼시픽과 같은 유명한 대기업들의 마케팅 팀의 메일이었어요.  사실 광고 에이전시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고객들이 돈을 내겠다고 하는 것은 가장 명확한 ‘니즈’의 시그널이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저희는 법인도 없던 상태였고, 개인 사업자도 없던 상태였기 때문에 아모레퍼시픽과 미팅을 할 때 굉장히 여러가지 설득할 자료가 필요했습니다. 딜을 따기 위해서 제안서도 준비하고, 여러차례 오프라인 미팅을 통해서 아모레퍼시픽의 계약을 성사시켰답니다. 아무것도 없던 상태였는데 믿어주신 김다정 매니저님께 여전히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답니다.


사업자가 없던 상태였기 때문에 부랴부랴 개인사업자를 냈고, 처음 인감증명서와, 계약서를 프린트해서 계약서에 날인을 했습니다. 처음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때의 그 설렘과 무서움을 아직도 잊지 못 하는 것 같아요.


아모레퍼시픽의 콘텐츠는 정말 열과 성을 다해서 만들었어요. 이번 계약은 우리의 역량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고, 처음에 계약을 했을 때의 기본적인 포맷이 아닌, 더욱 몰입감이 있고 게임 같은 고퀄리티의 콘텐츠로 제작해드렸어요. 100이 아닌 300, 400을 해드렸습니다.


<주식회사 도다마인드의 설립>

그러다가 개인사업자에서 성사시킨 계약은 법인으로 양수도를 하는 절차가 번거롭다는 이야기를 듣고 ‘딱 작년 오늘’ 부랴부랴 법인이 탄생됐습니다.

 

그 뒤, 아모레퍼시픽의 사례를 보고 GS리테일을 시작으로 카카오, MLB KOREA, 카카오, Nescafe, 삼성물산, 현대백화점의 콘텐츠 제작 계약을 수주해서 매출을 만들기 시작했답니다.

이 때 저희의 한 가지 더 큰 고민이 시작됐습니다. 인바운드로 매달 60건이 넘는 협업 요청이 왔는데, 대기업 분들은 계약까지 전부 진행이 됐지만, 스타트업 분들과 SMB분들과의 계약은 대부분 중간에 드랍 되었다는 거예요. 또, 방탄소년단 제이홉님께서 언급해주시면서 발생한 글로벌 활성사용자들께서도 자신이 원하는 아이돌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이메일을 많이 주셨답니다.


저희도 인력이 소요되는 작업이다 보니, 가격을 낮추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때 개발자님 없이도 내부 기획자와 디자이너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내부용 툴을 만들겠다는 아이디어가 처음 생겼습니다.


<니즈의 파악>

대기업의 매니저님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인터뷰도 하고, 어떤 니즈를 갖고 계신지 계속. 여쭤봤어요. 저희는 항상 저희를 선택하신 이유에 대해서 여쭤보는데, 공통적으로 나온 것은 ‘개발을 못 한다.’, ‘도다의 퀄리티가 너무 좋다.’ 였어요. TBWA 김홍철 국장님께서는 저희 외에 다른 업체에서 저희의 반값으로 제안을 해줬음에도, ‘퀄리티’ 때문에 저희를 선택해주시기도 했고요.


특히 카카오 매니저님과의 인터뷰가 신기했는데, 개발자가 엄청 많은 카카오에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 저희와 함께 했다는 것이 사실 잘 믿기지 않았어요. 그래서 조금 더 자세히 물어봤는데, 카카오 내부 개발자분들은 코어 기능들에 집중을 하기 때문에 개발자 공수를 내부에서 받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무엇보다 각 기업마다 사용하는 용어와 문화가 다 다르다보니, 커뮤니케이션이 정말 헤비했어요. 수정사항이 있을 때마다 일일이 코드를 수정해야했고, 저희도, 클라이언트분들께서도 힘들어하는, 정말 진 빠지는 커뮤니케이션이 반복될 수 밖에 없었어요. 이 때 직접 클라이언트가 만들 수 있다면 이런 소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제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도다툴 개발 시작>

그래서 저희가 생각한 가설이 맞는지 대기업과 스타트업 마케터, 대표님들 60분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고, 아이돌 생일 이벤트가 열리는 카페에서 케이팝 팬분들 40분과도 인터뷰를 진행했답니다.


니즈가 있다는 것을 확신했고, 스케치북에 UI를 그려가며 툴 만들기를 시작했어요. 2월 1일에 만들기 시작해서 한 달 동안 개발해서 0.0.1 알파버젼이 나왔습니다.


맨 처음에는 정말 아무 기능도 없었고, 최소한의 기능만 있었어요. 그럼에도 클라이언트분들이 저희의 강점으로 언급해주신 ‘퀄리티’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어야만 했어요. CTO님을 잘 만난 덕분에 ‘데모 같지 않은 데모’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애니메이션도 부드럽고, 디바이스 화면 최적화 등은 완벽하게 해놓았답니다.


<MVP 데모버전을 국내 최고 기획사에서 구매해주다>

알파버전은 나왔는데, 그 뒤에 어떤 기능을 추가해야할 지 정말 막막했어요. 머릿속에 추가되면 좋겠다는 기능들은 많았지만, 진짜 고객들이 원하는 것인지 전혀 감이 안 잡혔어요. 다행히 여전히 저희의 이메일에는 협업 문의가 들어오고 있었고, 인바운드로 방탄소년단, 세븐틴이 소속된 HYBE에서 협업 문의가 와서 미팅을 갖게 되었죠.


이 때 저희가 기존에 직접 제작해드리는 SI제품들에 대한 설명을 끝내고, 데모 상태인 툴을 반신반의 하면서 보여드렸는데, 매니저님께서 툴을 사용하시겠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도다툴 알파버젼이 판매가 된 역사적인 순간이었어요.

<국내 최고 엔터사의 니즈를 반영하다.>

HYBE는 국내 최고의 엔터사이다보니, 팬분들의 눈도 굉장히 높았어요. 그렇다보니 BX를 잘 녹여야만 했고, 관련 기능 추가에 대한 피드백을 정말 많이 주셨어요. 사실상 SI랑 다르지 않다고 느껴지긴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generalization이 가능한 피드백들이었고, 지금은 유저분들이 저희를 선택해주시는 가장 중요한 기능들이 되었답니다.


그렇게 성공적으로 트랜딩에도 오르며 아티스트분의 컴백이벤트를 마무리했습니다.


<직접 제품을 사용한다면 그 제품은 실패할 수 없다>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님께서 페이스북에 값진 말씀들을 자주 올려주셔서 항상 마음 깊이 새기곤 하는데요, ‘대표가 직접 제품을 매일 같이 사용하면 그 제품은 실패할 수 없다’는 말이 당시에 가장 마음 깊이 꽂혔습니다.


마케터분들 뿐 아니라, 저 역시도 이런 콘텐츠를 하나 만들 때마다 CTO님께 죄송했기 때문에, 저 역시도 우리 제품의 고객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만들고 싶었던 콘텐츠들을 매일매일 만들기 시작했어요. 제품을 사용하다보니 버그도 발견할 수 있었고, 불편한 점들도 발견할 수 있었어요.


<고객만을 위해서>

권도균 대표님의

“내 생각으로 이런 기능이 있으면 좋아 할거야, 저거 하면 성장 할거야 생각하며 열심히 하지 말고 제발 좀 고객에게 물어보세요. 왜 이런 '허접한' 우리 제품/서비스를 쓰고 있는지? 또는 이렇게 '좋은' 제품/서비스를 왜 안 쓰는지? 내 생각이 아니라 고객의 생각을 알기 전에는 나는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봐야해요. 눈이 보이지 않는 CEO가 회사를 끌고 가면 어디로 가겠어요?”

 라는 글을 읽으면서 고객들이 우리 툴에 바라는 것이 무엇일지를 계속 물어보고 다녔습니다.


일주일에 적으면 5번, 많으면 10번까지도 잠재고객분들이 계신 곳이 어디든 지하철과 킥보드를 타고 다니면서 여쭤보고 다녔습니다. F&B, 코스메틱, 콘텐츠, 소비재, IT, 마케팅 에이전시 등 6가지의 산업군을 나누고, 스타트업, 대기업, 프리랜서로 다시 한 번 나눠서 인터뷰를 요청드렸고, 노트북을 여러개 가지고 다니면서 직접 간단한 콘텐츠를 만들어보실 수 있도록 해보았습니다. 인터뷰 후에는 지하철에서 까먹기 전에 엑셀로 인터뷰 내용을 모두 정리해서 채워넣었습니다.


이를 통해 반복적으로 나오는 피드백을 정리했고, I(mpact) C(onfidence) E(asiness) 프레임워크에서 Impact 레벨을 A,B,C로 나눠서 정리했습니다.


그렇게 정리된 여러 피드백 중에 임팩트가 크고, 가장 가볍고 빠르게 개발이 가능한 기능들을 최대한 빠르게 개발해서 업데이트를 반복했습니다.


<베타를 런칭하다>

그렇게 0.1.0 베타 버전이 완성 되었고, 개발자가 한 명밖에 없는 초기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WIX로 빠르게 웹사이트를 만들어서 베타를 런칭했습니다. 모든 기능들을 무료로 풀었지만, made with doda를 넣어서 콘텐츠를 플레이하다가 경험이 만족스러웠을 경우 유입이 되도록 했습니다. 저희 툴에 대한 니즈를 파악하려면, organic으로 얼마나 가입을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마케팅은 지금 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데이터를 모아야 의사결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pixel legend를 처음 탑재했고, 각각의 버튼, 유입률, 전환율들을 측정하며 진행했습니다. 데이터를 붙이는 것이 엄청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는데, COO님께서 계속 공부해서 진행해주셨어요.


<고객들이 우리를 알아야한다>

베타 런칭 첫 주, 사전 예약자 68분이 가입을 해주셨어요.딱히 그렇다 할 콘텐츠가 만들어지지 않아서 속상해하고 있다가 ‘디스콰이엇’에 올려보기로 했어요. 그런데! 당일 인기 프로덕트 1위를 찍더니 디스콰이엇에서 디스콰이엇을 이기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답니다.


자신감을 얻고 나서 페이스북 그룹, 아이보스를 비롯한 여러 채널들에 저희 프로덕트를 공유하기 시작했어요. 아주 조금씩 가입자가 늘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를 하면서 기획이 어렵다는 피드백도 많았기 때문에 <기획 꿀팁>을 일주일에 2~3개씩 작성해서 올리기도 했고요.


그러다가 <트랜드 어워즈> 뉴스레터를 운영하고 있는 기태님께서 <신조어 테스트>라는 레벨 테스트를 만들어주셨고, 처음 1000 조회수를 찍더니, 바이럴이 되기 시작하면서 1만 플레이를 달성했습니다. (신조어테스트는 10만 플레이를 넘게 모았답니다.) <트랜드 어워즈>의 구독자도 기존 100명대에서 1500명까지 올라가면서 첫 성공사례가 만들어졌습니다.


스티비에서 발간한 인사이트에서 뉴스레터 크리에이터들이 평균적으로 1개의 콘텐츠를 발행하기까지 12시간 50분을 사용한다는 것을 보고, 콘텐츠를 제대로 만들려고 하시는 우리의 페르소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뉴스레터를 모두 구독해서 저와 COO님께서 읽으며, 매일매일 10분께 뉴스레터의 성격에 맞는 아이디어를 추천드렸습니다.


<고객들의 목소리를 갈구하다>

기존에 FAQ를 통해서 이메일로 물어봐주신 질문들에 대한 답변들을 구성해서 넣어놓았지만, 데이터를 보면 고객분들이 FAQ를 생각보다 많이 보지않으시더라고요. 그렇다보니 중간에 문제가 생겼을 때 바로 나가버리셨고, 저희는 열심히 모은 고객분들을 제대로 온보딩을 시키지 못했답니다.


문득, 버그가 터졌을 때나 문제가 생겼을 때 이메일로 문의를 줘야하면 귀찮아서 안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채널톡을 연동해서 툴 내에서 궁금한 점이 생길 때 편하게 저희에게 물어볼 수 있게 만들었고, 고객분들께서 채널톡으로 활발히 질문을 주시기 시작했습니다. 채널톡으로 문의를 주고 나서 나가버리시면 따로 연락을 드리기가 어렵기 때문에, 낮이나 밤이나 새벽이나 30초 이내 응답을 할 수 있게 노력했어요.

고객분들이 피드백이 너무 빨라서 놀랐다는 이야기를 해주실 때마다 정말 기분이 좋았답니다. 그런 정성 때문인지, 정말 편하게 자주 질문을 주셨고, 새로운 기능에 대한 제안도 자주 해주시고, 버그에 대한 신고도 많이 해주셨어요. 들어온 피드백들은 프로듀스 101의 포맷을 차용해서 <피드백 101>을 운영하고 있어요. ICE프레임워크의 I를 고객들이 채널톡과 이메일, 전화로 이야기를 주실 때마다 투표로 집계해서 업데이트 방향성을 고객들이 선택하도록 했어요.


이메일로 신규 기능 출시 때 고객들이 선택하여 만들어진 업데이트라고, 저희에게 말을 걸어주시면 진짜 저희는 응답한다는 느낌을 느리기 위해 노력했어요.


<마케터가 아닌 KPOP 분들께서 사용하다>

트래픽이 어느날 갑작스럽게 터지길래 뭔가 하고 봤더니, BTS 팬분께서 제작하신 콘텐츠였어요. 자신의 입맛과 비슷한 입맛을 가진 BTS멤버를 매칭시켜주는 콘텐츠였고, 트래픽이 폭발했답니다. 해당 콘텐츠가 위버스, 인스티즈, 트위터 등 여러 커뮤니티에서 공유되면서 엄청난 바이럴을 모으기 시작했어요.


그 뒤 인스티즈, 더쿠 등 KPOP팬분들의 하나의 놀이 문화가 되어, 함께 문제를 내고, 함께 플레이를 하고, 자신의 결과를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틱톡에 저희 툴로 만든 콘텐츠의 플레이영상이 좋아요 7000개를 받기도 하고, 많은 분들께서 재밌게 콘텐츠를 즐겨주셨고, JYP엔터테인먼트에서 저희툴로 2PM의 13주년 컴백이벤트를 위한 콘텐츠를 만들어주셨어요.


그렇게 베타 2개월 반 동안 누적 100만 플레이수를 모으게 되었답니다.


< >

사실 여러 스타트업들 중에는 1년이 안 된 상태에서 대규모 투자를 받기도 하고, 인스타그램은 1년 8개월만에 페이스북에 1조에 인수되기도 했지만… 저희는 저희만의 페이스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제를 오픈하자마자 구매해주시는 고객분들이 벌써 30분이 넘게 생기셨어요. 더 큰 책임감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작년에 저희의 입장에서 지금의 저희를 생각하면 정말 상상이 안 가는 모습이에요. 이 여정을 시작할 수 있도록, 저희를 믿어주셨던 클라이언트분들, 저희에게 의견을 주셨던 도다툴 유저분들, 무엇보다 함께 해준 CTO 일다님과 COO라운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고객만을 생각하고, 고객들을 위해서 제품을 개발할 예정이에요. 1년 뒤, 오늘이 돌아왔을 때는 더욱 사랑받는 서비스가 되어있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첫 유료 고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