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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유료 고객

정신 론칭, 구독형 SaaS의 시작

안녕하세요 도다 툴이라는 갓난 스타트업의 아빠 곽도영입니다.


드디어 정식 론칭을 하게 되었습니다!

2월에 처음 개발에 들어간 도다 툴이 0.0.1 버전에서 1.0.0 버전이 되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네요.

지난 8개월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손을 더듬어 가면서 한 발씩 나아가’는 기분으로 보낸 것 같아요.


‘사람들이 이걸 안 좋아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가, 트위터와 여러 커뮤니티 트랜딩에 밥 먹듯이 오르는 저희 툴로 유저들이 만든 콘텐츠를 보면서 그런 걱정은 사라졌고,

‘우리의 가치를 투자사들이 안 알아봐 주면 어떡하지?’라는 불안함은, 다행히 저희를 가장 적극적으로 서포팅해주는 투자사가 나오면서 사라졌고,

이제는 ‘사람들이 우리 툴을 무료라서 사용한 거면 어떡하지?’라는 불안함이 있네요. 저희는 이런 불확실성은 최대한 실험과 고객들의 목소리로 밝히면서 가고 싶었어요. 오늘 브런치에서는 유료 결제까지의 과정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이번 달의 희로애락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희(기쁨) : JYP 엔터테인먼트에서 우리 툴을 사용하다.

로(노여움) : 페이먼츠 연동은 어렵다.

애(슬픔) : 채용 실패와 이를 통해 배운 점.

락(즐거움) : 결제 기능을 열자마자 1초 만에 팔리다.




희(기쁨) :  JYP 엔터테인먼트에서 우리 툴을 사용하다.


사실 스타트업계에서 매일 DAU를 보고 있으면 안 된다고 하지만, 하루하루가 금 같이 느껴지다 보니 안 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저는 특히 B2B SaaS이다 보니 한 술 더 떠서, 매일 밤에 퇴근하기 전에 가입자 목록에서 기업 도메인이 어떤 게 있는지 보곤 합니다. (그만큼 간절하다는 반증이겠지요)


저희는 유저들이 진정으로 가치를 느끼지 못하면 SNS 노출 마케팅은 전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퍼포먼스 마케팅을 실제로 하나도 하고 있지 않습니다. 대신에 조금 더 시간이 들더라도 유저분들께 직접 이메일을 보내고, 그 유저분께서 만들면 좋을 콘텐츠에 대한 아이디어도 제안드립니다. 근데, 신기하게도 저희 리퍼럴을 보면 슬랙에서 꾸준히 들어오고 있습니다! 지인들의 제보로 에이블리, 마켓 컬리, 고위드 등의 스타 스타트업의 슬랙 방에 저희가 올라오는 것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고의 패션 커머스 슬랙방에 언급되는 도다툴�


어느 날 JYP 엔터테인먼트에서 가입을 하신 것을 보고 정말 신기해하면서 팀원들끼리 즐거워했는데, 놀랍게도 저희가 베타 상태인데 2PM 13주년 기념 이벤트로 저희툴을 사용해주셨습니다. 베타 상태일 때는 ‘made with doda’ 로고를 지우는 기능이 활성화가 되지 않기 때문에 2PM 콘텐츠를 팬분들이 플레이하실 때마다 저희가 노출됩니다. 저희가 이전에 HYBE와 진행했을 때는 팬분들이 하나하나 다 뜯어본다고, 저희 툴을 사용한 것을 최대한 숨기고 싶어 하셨기 때문에 기획사에서 이런 부분에 엄청 민감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JYP 엔터테인먼트 덕분에, 활성 사용자가 기존에 57개국에서 순식간에 127개국에서 생겨나기 시작했고, 저희는 트위터 트랜딩에 올라갔습니다.


저희가 마케터분들과 인터뷰를 했을 때 유행과 대세가 되기 전까지 상부 보고에 충분한 레퍼런스가 없어서 프로젝트 진행이 안 된다고 들었기 때문에, 저희는 글로벌 트렌드를 먼저 세팅해야 한다는 1차 목표를 잡았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가장 임팩트가 있는 KPOP, 게임, 애니메이션과 같은 세그먼트에서 먼저 대세감을 만들겠다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그 가운데에서 가장 중요한 세그먼트가 기획사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HYBE 때는 SI로 먼저 인바운드로 연락이 왔고, 미팅 자리에서 툴을 보여드리면서 툴 구매로 전환이 되었는데, JYP는 제가 따로 액션을 취하지 않았음에도 진행해주셔서 가설이 맞아떨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KPOP을 정말 사랑하는 저로서는 너무 행복한 경험이었고, 저희의 가설이 맞아떨어지는 것을 경험하여 두배로 행복했습니다.



로(노여움) : 페이먼츠 연동은 어렵다. (정말로)


저희가 이번에 유료 결제를 위해서 선택한 PG사는 토스 페이먼츠였습니다. 사실, 스타트업이 론칭 때부터 페이먼츠를 붙이는 것은 굉장히 위험합니다. 니즈가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페이먼츠를 붙이는 데에 귀중한 리소스를 사용해버리기 때문이죠.


저희도 정말 고민이 많았고, 무통장 입금을 받고 일일이 수동으로 업그레이드, 다운 그레이드를 진행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채널 톡으로 결제를 해서 ‘made with doda’를 제거하고 싶다고 문의해주시는 분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게다가 정식 론칭 때부터 애널리틱스와 같은 유료 기능들이 결제를 안 할 경우에는 비활성화되기 때문에 기존에 만든 콘텐츠의 애널리틱스를 보고 싶어 하시는 분들께서 하루에 적으면 5건에서 많으면 15건까지 결제 관련 문의를 주셨습니다. 돈을 지금 낼 테니 배너를 지금 빼줄 수 없냐는 요청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처음에는 한 두 건씩 CTO님께서 직접 해주셨는데, 반복되면서 관리해야 할 분들이 너무 많아졌고, 시간 소요가 너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페이먼츠를 바로 넣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문제는 페이먼츠가 생각보다 진짜 엄청난 리소스 투입이 필요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많이 간소화돼서 지금의 토스 페이먼츠의 방식으로 진행이 되는 것이라고 하는데, 저희는 구독형 SaaS이기 때문에 정기결제(빌링)로 계약을 해야 했고, 복잡한 과정이 상당 부분 남아있었습니다.


특히 정기결제 계약의 경우에는 상담사분들의 주 업무 범위에 속하지 않아서 물어봐도 제대로 된 답변을 받기가 어려웠습니다. 토스 페이먼츠 고객센터는 항상 전 상담직원이 통화 중이어서 한 번 전화를 걸 때마다 대기시간이 상당했고, 중간중간 번호를 눌러야 대기가 지속되기 때문에 시간을 많이 빼앗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Account manager님과 이메일과 유선으로 연락을 해야만 했습니다.


어찌 저치 계약도 했고, 심사도 합격했고, 카드사 심사도 8일 걸려 완료했습니다. 9월 15일 정식 출시일에 못 맞추는 줄 알고 엄청 마음을 졸였답니다.


권도균 대표님께서 페이먼츠 연동하는 것을 조심하라고 하셨는데, 정말 피부로 와닿으니 알겠더라고요…!


다행히 정말 멋진 결제 창이 완성되었습니다! 역시 CTO님은 천재입니다…


애(슬픔) : 채용 실패와 이를 통해 배운 점.


스타트업의 고질적인 문제인 인재, 자금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딱 한 가지가 있습니다. “코 파운더들이 미친 듯이, 많이 일하는 것.” 저희도 그래 왔는데… 이제는 진짜 인재를 채용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회사도 결국 사람으로 이뤄져 있고, 사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동체인만큼 사람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좋은 분들과 함께하는 게 사실상 회사의 전부입니다.


기업은 곧 사람이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사람을 키워,
필요한 때에,
필요한 곳에 쓰는 일이야말로
기업 경영자가 해야 할 일이다
<이건희의 말> 中


사실 회사와 인재는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이 한 집에서 사는 것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루에 가장 긴 시간을 보내는 곳이 사무실이고, 가장 긴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직장 동료인 만큼 연애처럼, 혹은 결혼처럼 서로를 ‘사랑’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끄럽게도 저희는 처음 뽑은 디자이너님을 이번에 떠나보냈습니다. 첫 채용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계속 돌아봤는데, 결론은 저희 팀에 맞지 않는 분을 모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가 좋고 나쁘고라는 가치 판단을 모두 없애고 두 공동체의 ‘핏’이 잘 맞아야 한다는 것을 정말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일례로, 채용을 하고 나서 처음 면담을 할 때 하나의 질문을 드렸습니다. “극단적으로, 20대 때 고생을 좀 더 하고, 30대에 물질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안정을 갖는 것과 지금 일을 조금만 하고 놀되, 단칸방에 사는 것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하시겠어요?” 사실 제 기준에는 답을 정해놓고 한 나쁜 질문이었는데, 답변은 의외였습니다.


지금 행복하고, 니중에 방에 사는   좋아요

라는 답변이 되돌아오자마자, 채용 실패를 바로 느꼈지만, 첫 인연이다 보니 어떻게든 다음 직장으로 넘어가실 때 더 멋진 디자이너가 되어, 더 높은 연봉을 받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제 기준에서는 강연도 찾아드리고, 공부하실 자료들도 전달드리곤 했으나, 결국 저와 코 파운더의 기대치가 부담된다고 3개월만에 퇴사 의사를 밝히셨습니다. 안 맞는 것은 어쩔 수 없었나 봅니다…


이번 채용 실패를 통해 저희 팀이 진정으로 함께 일하고 싶은 분을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 팀은 토스 같은 조직문화를 선망하고 스스로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고객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 하며, 모르는 것이 있을 때는 스스로 배우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싶다는 것이 명확해졌습니다.


그래서 토스에서 일하는 지인과 직원분들께 인터뷰를 요청하여 더 구체적으로 모시고 싶은 분들을 찾고 있습니다.


락(즐거움) : 결제 기능을 열자마자 1초 만에 팔리다.


사실 오늘 (2021년 9월 13일)은 저희 정식 론칭일까지 2일이 남은 시점입니다. 9월 15일 이전에 만든 콘텐츠를 릴리스하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상당수 있었고, 그래서 2일 전부터 결제가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었습니다. 채널 톡으로 결제를 어떻게 하냐는 문의 하나가 새롭게 들어오는 순간에 CTO님께서 결제 기능을 오픈했다고 말씀해주셨고, 바로 “방금 업데이트를 해서 지금부터 결제가 가능합니다!”라고 답변을 드렸습니다. 그분께서 바로 결제를 진행해주셨고 결제 모듈을 통해 결제가 처음 이뤄지게 되었습니다!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있었고, 그중에서 가장 큰 것이 “돈 내고 쓸 만큼 가치를 느끼실까?”였습니다. 하이브에서 MVP 상태에서 구매해주셔서 조금은 안심이 되긴 했지만, 여전히 불안했는데, 어찌 됐든 판매가 이뤄졌고, 정식 론칭 2일 전에 2분이 가장 비싼 플랜을 구매해주셨습니다.


아직 추가될 기능들이 많이 남아있다 보니 올해 말일까지 30% 할인된 가격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고, 올해 말까지 '한 번만 쓰는 것이 아닌, 계속 쓰고 싶은' 툴이 되고 싶습니다.


이제 올 해가 벌써 3/4이나 지나갔네요! 작년을 돌아볼 때마다 상상도 못 한 현재의 모습에 많이 놀라고 기쁜 것 같습니다!


제 부족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께서도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어려움이 있더라도 함께 이겨나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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