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Spring

8화- 무너지는 세계

by 도도예

8화- 무너지는 세계



거부할 수 없는 구역감에 나는 급히 화장실로 뛰어들었다.

재빨리 문을 잠그고 변기를 붙잡은 채, 끝내 나오지 않는 헛구역질을 계속했다.

지금까지 내가 해온 모든 행동과 믿음, 생각을 비워내고 싶은 마음으로 나는 입도, 속도 텅 빈 채로 구역질을 반복했다.


문밖에서 사장형의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시영아, 뭐야? 괜찮아? 어디 아파?"

"문 좀 열어봐. 응? 괜찮은 거 맞지?"

반복되는 두드림. 걱정하는 척하는 목소리. 나는 점점 숨이 막혀왔다.


'그 입 다물어. 이젠 네 목소리조차 듣기 싫어.'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목 안에서 치밀어 오르는 울분과 눈물이 한꺼번에 터졌다.


"제발... 나 좀 내버려 둬!!"

순간, 조용해졌다.


이윽고 들려오는, 그 사람의 가식적인 말.

"... 그래. 미안해. 내가 너무 놀라서. 천천히 나와. 밖에 있을게."


나는 주저앉았다. 헛웃음이 났고, 눈물도 함께 흘렀다.

'아, 이 기분을 뭐라고 하지... 그래. 진짜 기분 더럽다.'

'항상 좋은 사람이었지, 저 사람은. 근데 나, 처음이네. 누군가에게 이렇게 소리 질러본 거.'

가슴이 아픈데, 어딘가 뻥 뚫린 것처럼 시원했다.


나는 눈물을 닦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젠 현실을 마주할 차례였다.

진실. 그것이 내가 앞으로 마주해야 할 유일한 길이었다.

세면대로 가서 얼굴을 씻었다. 손끝에 눈물 자국이 느껴진다.

'그만 울어. 더는 착한 사장형 없어.'


물을 틀어 얼굴을 씻는다. 뜨거운 눈물도, 한때의 맹목적인 믿음도 함께 씻겨 내려간다.


고개를 들어 거울을 본다. 거울 속에는 진실을 알아버린, 슬프고도 낯선 얼굴이 비친다.


"하아..."


긴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 얼굴의 물기를 닦는다.


이제, 나가서 그 사람을 마주할 시간이다. 과연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그 사람 없이 이 사회를 살아갈 수 있을까.

수많은 말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정리되지 않은 말들이 떠올랐다가 사라지고, 나는 고개를 흔들어 생각을 털어낸다.



다시 거울을 본다.


그곳에는 아직도 순진한 청년이 서 있다.


하지만 그 눈동자만은, 더 이상 속지 않겠다는 단단한 빛을 머금고 있었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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