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를 시작하고 큰 산을 만난 기분이다. 내 상황이 책만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배경지식도 부족하여 글이 눈알 밖으로 튕겨나가는 현실에 통감하게 되었다. V.S. 라마찬드란 저자는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교수이자 뇌인지연구소 소장이다. 스펙이 화려하여 저자 소개는 이쯤으로 하겠다. 뇌과학에 관심이 많아 책에 대한 기대감이 컸는 것 같다. 내 깜냥은 저자의 수준엔 턱없이 부족한 사람이라 솔직히 글이 참 어려웠다.
읽을수록 글자가 바로바로 휘발되어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재미난 상황에 놓여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좀 더 책에 집중할 수 있을까? 상념에 사로 잡혔다. 반복된 일상을 살기 위해 일터를 향해 운전대를 잡았다. 저녁 강의로 인해서 운전하면서 우연히 고영성 작가님의 유튜브 영상을 듣게 되었다. 나는 차로 이동하는 시간은 유튜브를 라디오처럼 듣는다. 오래된 습관이 되어 목소리만 들어도 좋다. 책을 읽을 때 특정한 관점을 가지고 책을 읽는 관독에 관해서 말씀하셨다. 아하~~!! 그래 이거야~ <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나오는 관독 이다. 그래 내가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차치하고 내가 아는 것에 대한 부분을 관점을 갖고 읽어 보자.
2. 본문에서 말하기
그나마 나와 연결고리에 있는 부분은 7장과 8장이다.
그래서 나는 이 부분을 관 독한 입장에서 글을 전개해 보려 한다.
" 예술은 우리가 진실을 깨닫게 만드는 거짓이다."-파블로 피카소
7장 시작의 첫 문장 치고는 부정적인 느낌이 드는 건 나만의 느낌적인 느낌일까?
7 장아름 다움과 뇌, 8장 예술적인 뇌에서는 아주 흥미로운 질문을 다룬다. 인간의 뇌는 아름다움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까? 예술에 반응하고 창조하는 우리는 얼마나 특별한가? 사라스와티가 인간에게 준 능력은 어떻게 작동할까? 스펙트럼 한쪽 끝에는 예술이 인간 궁지의 모순에 대한 궁극적인 해결책이라는 고상한 생각이 있다. 다른 한쪽 끝에 있는 것은 "무슨 일이든 허용된다"는 개념의 다다이즘이라는 학파다. 그들은 "우리가 예술이라고 부르는 것은 크게 문맥적이며, 혹은 전적으로 보는 사람의 마음속에 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다다이즘은 정말 예술일까> 아니면 그저 단순하게 예술을 조롱하는 것에 불과한 것인가? 여러분은 얼마나 자주 현대미술 갤러리에 들여, 황제가 옷을 입지 않았다는 것을 안 어린 소년처럼 느꼈을까? p1) 본문 302
나는 이대목에서 기분이 확 나빴다. 저자는 과연 그림 작업을 해보고 예술가를 까는 것일까? 정말 예술가가 느끼는 창작의 고통을 알고나 그렇게 말씀하실까? 그래서 나는 저자에게 비록 계란으로 바위 치기일지라도 덤벼 본다. 나는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의 광팬이다. 오죽하면 나의 필명을 '뒤샹의 후에'라고 했겠는가?
다다이즘에 대해서 내용도 너무 빈약하고 주석도 출처를 정확히 밝히지 않고 한두 줄의 설명으로만 되어있다.
개념미술은 현대미술의 문을 열게 하고 확장성을 가진 혁명적인 이론이고 이 주제로만으로도 국내에서도 엄청나게 많은 논문이 있다. 그런 중요한 개념에 대해 설명은 고사하고 <벌거벗은 임금님> 수준으로 폄하하는 작가의 글이 나는 지극히 주관적이라고 본다. 이 글만 보고 개념미술을 접한다면 많은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다.
내가 마르셀 뒤샹 전시회를 보고 블로그에 남긴 글이다. 참고해서 보면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국립중앙도서관 검색 이미지 캡처
과학과 예술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하나는 일반적인 원칙과 깔끔한 설명에 대한 탐구이고 , 반면에 다른 하나는 억제되지 않은 상상력과 정신의 축제다. 그래서 예술에 대한 과학의 개념은 모순어법처럼 보인다.
우선 어떤 식으로든 간에 예술가 개인의 독창성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밝혀둔다. p2) 본문 303
나는 "작가님 붓이라도 들고 그림 작업이라도 하고 예술가를 까세요. 이미 폄하하셨습니다."라고 말했다.
키치는 미학에 대한 진정한 이해도 없이 원칙을 조롱하는 듯한 시늉만 하는 것 같다. 내가 말하려는 것은 완전한 이론은 아니지만 시작이다. 3) 본문 p306
키치(kitsch)(독) '속악 한 것', '속임수의', ' 모조품의' 혹은 본래의 목적으로부터 빗나간' , '사용방법을 이탈한 것'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19세기 말 뮌헨의 예술가들 사이에서 유행되었다. 어떻든 고결함의 결여를 나타내는 듯이 보이는 그림과, 감상적인 중산층들의 동경심을 만족시키는 듯한 그림의 비판적인 의미로 사용되었던 개념이다.
로젠버그(Harold Rosenberg1906-1978)는 키치를 오히려 이 시대의 일상적인 예술로 정의하였으며 그것은 서구의 산업화된 사회 어느 곳에서 나 발견되는 값싸고 감성적이며 또 귀여운 복제품 전부를 지칭한다는 것이다. 그린버그는 (clement greenberg1909-1994)는 전위예술이 예술의 최전선이라고 한다면 키치는 가장 후방 예술이라고 비유했다. 실상 오늘날 기존 미술의 전제된 모습을 염두에 둘 때 이것에 대한 하나의 반발로서 키치의 이념은 설득력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3) p467 세계미술 용어 사전
위 내용에 나오는 두 명의 미술평론가는 미술계에서 영향력이 아주 큰 평론가들이다.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키치는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책을 읽을 때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내용을 보완해서 적어 보았다.
예술작품은 복사 본이 아니다. 그래서 고의적으로 과장을 할 수도 있고 , 현실은 왜곡할 수도 있다. 여러분은 이미지를 아무렇게나 왜곡할 수 없으며, 그렇게 왜곡된 것을 예술이라고 부를 수 없다. 예술인들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 든 이미지를 체계적인 방식으로 바꾸기 위해 전개하는 어떤 규칙들이 있을까? 라사 rasa'보는 이의 특정한 기분이나 감정을 두뇌에 불러일으키기 위해 어떤 사물의 본질과 영혼을 사로잡는다'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나는 우리가 예술을 이해하고 싶다면, 라사를 이해하고 이것이 두뇌의 신경회로에 어떻게 적용하는지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p4) 본문 310-311
저자는 라사라는 용어를 가지고 예술적인 규칙에 대한 설명을 잘한 것 같다. 나도 이 대목에서는 '라사' 대박이라고 책에 메모를 해두었다.
미학의 9개의 법칙
1. 분류
2. 변경
3. 대조
4. 격리
5. 까꿍, 또는 지각 문제 해결
6. 우연의 일치에 대한 혐오
7. 대칭
8. 은유
9. 질서 정연 법칙이 있다. p5) 본문 313
1. 분류의 법칙 은 우리의 두뇌가 진화한 나무 꼭대기에서 작동한다는 것이다. 하나의 법칙으로 시각 뇌 중심에 통합되었고, 우리 조상들이 후세에 더 많은 자손을 남길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이것이 진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부드러운 연속의 법칙이라고 불리는 지각적인 집단화의 또 다른 원칙은 지속적인 시각 라인을 제시하는 그래픽 요소들이 그룹화하려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p6) 본문 319
2. 정점 변경의 법칙 은 뇌가 과도한 자극에 대하여 어떻게 반응하는지와 관련이 있다. 가장 근본적인 특징을 점령하는 것으로 뇌 속의 특정한 시각 신경을 강력하게 자극하는 울트라 노말 패턴을 만드는 것이다. p7) 본문 322
3. 대조의 법칙은 과학적인 의미에서 명도, 색상, 그리고 공간적으로 인접한 동종의 두 영역 사이에 있는 속성에서 나타나는 상대적으로 급작스런 변화다. 두 영역 사이의 차이가 더 클수록 두 부분 사이의 대조도 더 뚜렷하다. 대조는 미술이나 디자인에서 중요하다. 어떤 점에서는 가장 최소한의 도구이기도 하다. p8) 본문 344
4. 고립의 법칙은 화가들이 간단한 윤곽 또는 끼적거린 낙서가- 말하자면 피카소의 비둘기나 로댕의 누드 스케치- 같은 컬러로 된 사진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말할 것이다. 화가는 하나의 정보 원천을 색, 형태, 또는 동작 같은 것을 강조한다. 그러고는 일부러 가볍게 다루거나 다른 원천을 지워버린다. p9) 본문 347
저자는 확실히 피카소를 좋아하지 않는가 보다. 7장에서도 감정을 표출하시더니 8장에서도 싫어하는 내색이 영역하게 표현하는 듯하다. 피카소가 살아계셨다면 무척 서운해하실 듯하다. 3 작품 모두 피카소의 <비둘기>를 표현한 것이다. 피카소의 뎃생 실력과 관찰력은 정평이 나 있다. 미술교사인 아버지에게 배워서 어릴적 부터 천재라고 불리웠다.그러나 너무 단순하게 표현된 작품만을 피카소로 몰고 가는 것 같아서 자료를 첨부했다.
피카소와 비둘기 사진 구글 이미지 참조
5. 까꿍놀이, 혹은 인식 문제 해결 법칙 은 뇌의 시각적인 영역을 흥분시키기 위해 가능한 많은, 그리고 상호적으로 일관된 적은 '아하!' 신호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미술은 사물 인식에 대한 크나큰 정점을 위한 시각적 전희의 형태이다. p10) 본문 361
6. 우연의 일치에 대한 혐오 법칙은 뇌는 우연의 일치를 피하기 위해 항상 그럴듯하게 대체할 만한 포괄적인 해석을 찾으려고 한다. p11) 본문 365
7. 질서 정연함의 법칙은 즉 규칙성은 의심할 여지없이 미술과 디자인에서 특히 후자에게 중요하다. 이 원칙은 너무나 명백하기 때문에 따분하기까지 한데, 그러나 시각적 미학에 대한 토론은 이것 없이는 완성할 수 없다. p12) 본문 366
8. 대칭의 법칙은 뇌는 어떻게 규칙의 우선순위를 매기는가? 자연에서 중요한 것은 '먹이, 포식자, 동종의 멤버, 짝들 생물학적 대상'을 의미하고, 이러한 모든 대상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대칭이다. 이것의 아마도 왜 대칭이 관심을 끌고 각성시키는지, 또 넓게는 예술가나 건축가가 이러한 특징을 좋은 쪽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설명해 줄 것이다. p13) 본문 368
9. 은유의 법칙은 언어에서 은유법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시각 공명 혹은 메아리라고 부르는 별개의 미학 법칙을 사실로 받아들이도록 유혹한다. p14) 본문 373
3. 글을 마무리하면서
관독을 하기로 마음먹고 읽었지만 그림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자괴감이 들 정도로 한 번에 이해하기가 어려운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은 책에 1/4을 차지하는 7장과 8장 부분이 미술사, 미학, 디자인 관련 내용인데도 불구하고 번역자가 미술 전공한 사람이 아닌 전자 공학박사이다.7장,8장 만이라도 전공자와 함께 번역했다면 좋았을것 같다. 미술은 맥락적 사고가 기반이 되어야 하는 과목이다. 글을 내용과 취지는 참신하고 흥미롭지만 중간중간 문맥이 매끄럽지 않고 곡해할 부분과 해석에 있어 어려움이 있다. 그리고 주장에 관한 부연설명이라던가 주석 내용의 빈약함이 보완이 되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감히 말해본다. 그러나 저자의 박식함과 해박함은 높이 사야 할 부분이다. 그럼 이것으로 서평을 마무리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