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정관념으로 인해 하마터면 포기할 뻔 한 책
사람이 태어난다는 것과 죽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 세상에 처음 태어날 때 나는 아무것도 갖고 오지 않았었다.
살 만큼 살다가 이 지상의 적 에서 사라져 갈 때에도 빈 손으로 갈 것이다. 1) p23
법정 스님의 <무소유> 책의 무소유라는 부분의 내용이다.
얼마 전 읽은 <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어떤 사람은 죽음의 의미를 좀 더 고차원적으로 찾는다. 죽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일만한 사유나 단서를 찾기도 한다. 그건 어쩌면 내세의 구원이나 엔트로피 (entropy)의 문제 일수 있다. 당신은 무엇 보다도 왜?라는 의문의 답을 찾으려 애쓴다.
엔트로피란 자연물질이 변형이 되어 원래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잉크 방울이 물에 떨어지면 잉크의 성질을 잃듯이 질서에서 무질서로 향하는 것이 자연의 속성이나 근본 법칙이라는 것이다. 2) p135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 나는 사람은 죽어서 별이 된다고 믿고 싶은 어른이다. <물리학 강의> 책을 만나서
이런 근원적인 부분에 대해서 알아가는 시간을 보냈다. 나는 문과생이고 물포자이다.물리학의 'ㅁ'만 보아도 머리가 아프고 책을 덮어 버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러나 씽큐베이션 3기 그룹장님의 추천 도서로 이 책을 구입해서 읽을 수밖에 없는 환경 설정으로 겨우 책을 열어 보았다.
우선 이 책으로 2편의 서평을 써야 하기에 1부 과학과 물리학에서 4부 혼돈과 질서까지 의 내용들 중심으로 내용 위주로 전계해 나갈 것이다.
최무영 교수는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로 서울대학교와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물리학을 공부하였다. 이 책의 초판은 2002-2005년까지 서울대학교에서 자연과학을 전공하지 않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개정판으로 물리학 핵심 내용과 의미를 최대하 담은 책이다. 또한 최무영 교수는 문학과 예술에도 관심이 많아서 그림과 음악과 과학의 관계 이를 통한 이해를 시도하였고 무엇보다 과학용어를 우리말로 바꾸기 위해서 노력하신 분이다.
책을 읽으면서 1부와 2부에서 나오는 과학적 사고와 과학적 지식에 관한 저자의 생각을 읽으면서 많은 공감을 했다. 3부로 갈수록 내용이 어려워서 읽히지 않았다. 다행히 나는 내 방에서 혼자 책 읽는 것을 좋아해서 낭독하면서 읽었다. 책이 이해되지 않을 때 낭독으로 읽으면 이해에 도움이 된다. 물론 목도 아프고 시간도 묵독 보다 몇 배나 걸리지만 어차피 이해 못하는 거 천천히 읽어나 보자는 마음으로 책을 대면했다.
과학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1. 과학적 사고방식이다. 과학적 사고란 비판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말하며, 과학적 사고방식은 과학 정신이라 할 수도 있다. 우리는 자연과학의 위력은 과학을 기술에 얼마나 잘 응용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기 수비지만 실제 자연과학의 위력은 과학적 사고에 있다.
2. 과학을 통한 새로운 삶의 의미를 추구할 수 있다. 자연과학은 우리 자신을 포함한 우주 전체를 근원적으로 이해하려는 시도로서, 자연과학을 탐구하다 보면 인간과 우주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므로 세계관 자체가 바뀌게 된다.
3. 과학의 현실적 의미이다. 현대사회에서 과학 문명이 특별히 중요한 이유는 과학 지식의 이용과 관련해서 생각할 수 있다. 우리가 과학 지식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용한다면 과학은 우리에게 풍요로운 삶을 줄 것이다. 그러나 과학을 잘못 이용한다면 핵폭탄 같은 본말이 전도된 엄청난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자연과학은 사실 공학보다 인문학에 더 가까운 편이다. 현대사회에서는 현실적으로 과학이 공학, 기술과 깊은 관련이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문학, 철학, 예술 등 인문학과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나도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편협한 지식의 잣대로 하마터면 물리학을 그저 수학의 숫자놀이로 치부할 뻔했다.
그리고 저자는 우리나라의 교육제도에 대해서도 지적하셨다. 한국 사회가 겉으로 과학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고 오히려 비과학적인 이유가 고등학교 때 문과와 이과를 나누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볼 수 있다. 이 대목에서 나는 100% 공감한다. 나는 중학교 때까지 물리란 과목이 재미가 있었다. 고등학교 올라가서 문과와 이과로 나뉘면서 나는 자연스레 예체능반으로 편성되면서 실기에 치중하게 되었고 어려운 과목은 손을 놓게 되었다.
과학적 사고를 잘 보여주는 전형이 갈릴레이의 유명한 낙하 실험이다.
갈릴레이가 피사의 사탑에 올라가서 낙하 실험을 했다고 하는데 이는 근거 없는 이야기로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나는 이대목에서 어릴 적 읽은 위인전기 속 갈릴레이의 피사의 사탑 실험 모습은 사실이 아님에 놀랐다.
갈릴레이의 사고는 수많은 시도와 추론을 통해서 얻어 낸 결론이라고 한다. 무거운 물체와 가벼운 물체를 동시에 떨어뜨리면 무거운 것이 먼저 떨어진다는 생각이 당시의 믿음이었다. 갈릴레이는 무거운 물체와 가벼운 물체가 동시에 떨어진다는 생각을 바꿨는데 그것이 과학적 사고의 전형이다.
과학적 사고의 요소
1. 의식적으로 반성하기
2. 지식의 정량화
3. 지식의 실증적 검토
4. 단편적 지식을 하나의 합리적 체계로 설명하려고 시도한다는 것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읽은 것에 만족하자. 어려운 책이지만 이 책은 분명히 재미있고 특별하다.
아쉬운 것은 나의 배경지식이 짧다는 것이다. 사실 책을 읽을수록 저자가 한국 사람인 것이 자랑스럽다.
물리학이란 학문 자체도 어려운데 그 어려운 것을 빵 반죽 주무르듯이 주물럭주물럭 해서 맛있는 단팥방, 바케트 빵, 호밀빵 등으로 만들어 내는 재주꾼이시다. 그 속재료로 그림과 음악, 문학 등을 넣으므로 새로운 맛의 물리학 빵이 만들어졌다. 이 책을 전환점으로 이제 물리학에 관심을 가져보는 계기도 되었다. 내가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를 탐험해보는 모험가의 마음으로 이 책을 계속 읽어 나갈 계획이다. 늦더라도 천천히....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 문헌>-
1. <무소유>, 법정스님, 범우사,2002
2.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샐리 티스 테일, 로크미디어, 2019
3. <물리학 강의>, 최무영, 책갈피,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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