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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주영 Oct 09. 2019

[WHEN 언제 할 것인가]

reset: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기


1. 글을 들어가며

공휴일 아침부터 분주하게  딸아이의 방에 있는  침대 시트를 벗겼다.  

배게도.. 이불도 싹 다 걷었다.

시트를 벗기는 순간  엄마의 냄새가 났다.

2달 동안 엄마가 머물러 계신 곳이다.

엄마 냄새는 나의 변연계를 타고 들어가 어릴 적 엄마의 모습을 떠오르게 만들었다. 

집 앞마당의 꽃을 꺾어 화병에 꽂고 계신 미소가 가득한 우리 엄마...

책상에서 책을 보는 딸에게 들킬까 봐 소매자락으로 눈물을 훔치고 빨랫감을 안고 세탁실로 갔다.

Petite Madeleine 푸르스트가 마들렌 과자를 추억의 매게 물로 택한 것은 일찍부터 주목받아왔다. 마들렌은 보통 고유명사로는 과자를 의미하지만  성녀 마들렌을 가리키는 단어로 마들렌의 양가성은 바로 어머니에 대한 어린 마르셀의 감성을 구현하는 것이다. 1)

pixabay 이미지 참조

나에게는 엄마의 냄새가 푸르스트의 마들렌과 같았다. 엄마의 냄새는 그리운 향수이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가는  타임머신과 같은 장치이지만  언제까지 젖먹이 아이처럼 울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한 것은 리셋이다.

‘리셋(reset)’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을 가리키는 말이고 리셋 (컴퓨팅): 오류나 이벤트를 모두 없애고 시스템을 일반 상태나 초기 상태(0의 상태)로 되돌리는 일을 뜻한다.


2. 본론으로 들어가서

나는 스타트 포인트와 미들 포인트에 대해서 이번 서평에서 다루어 보겠다.

우선 스타트 포인트 (시작하는 타이밍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한 해의 첫날은 사회 학자들이 말하는 '시간 경계표'이다. 공간을 헤쳐 나갈 때"우리 집에 오려면 쉘 주유소에서 좌회전해야 돼"처럼 경계에 의지하듯, 시간을 여행할 때도 경계표가 필요하다. 특정 날짜는 쉘 주유소와 같은 기능을 한다. 사람들은 시간의 경계를 정하기 위해 그리고 한 시기를 끝내고 새 출발을 하기 위해 그런 날들을 하나의 계기로 삼는다. 다이와 밀크맨과 리스는 이러 현상을 새 출발 효과(fresh start effect)라고 불렀다.

새 출발을 위해서는 사람들은 2가지 형태의 시간 경계표(Time maker)를 사용했다. 사회적 경계표와  개인적 경계표였다. 이런 시간의 표시는 2가지 목적 즉 새로운 정신적 구좌를 개설해주고 숲을 보게 만들어준다.

새 출발의 효과의 의미는 그것을 추진하는 힘처럼 또한 개인적이고도 사회적이다. 새로운 직장, 중요한 프로젝트, 건강 관리법 등 새로 시작하기를 주저하는 사람은 시간 경계표를 계기로 경로를 바꾸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2) 

나도 타임 마커를 사용해서 나의 시간 경계표를 작성해 보았다.

왼쪽과 오른쪽 pixabay 이미지 참조,  가운데  타임마커를 사용한 나의 시간 경계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86일

매달 1일(1년 12회)

월요일 (1년 52회)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첫날(1년 4회)

각국의 독립기념일 또는 개국일(1년 1회)

종교적으로 중요한 휴일(ex:부활절)등 년 1회)

사랑하는 사람의 생일(1년 1회)

한 학년 또는 한 학기의 첫날(1년 2회)

새직장에 출근하는 날 (1회)

졸업 후 첫날(1회)

결혼기념일, 첫 데이트 했던 날, 이혼한 날(3회)

첫 출근한 날, 사회인이 된 날, 개나 고양이를 입양한 날, 학교를 졸업한 날(4회)

이 책을 다 읽은 날 (1회) 3) 

물론 책에 나오는 날로 정하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본인이 직접 날짜에 의미를 부여하면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날이 된다고 생각한다.


미들 포인트(반전의 기회를 노릴 수 있는 지점)에서는  우리의 삶은 에피소드의 연속이며, 에피소드 하나하나에는 시작과 중간과 끝이 있다. 처음은 기억이 오래 남는 편이다. 끝도 역시 두드러진다. 그런데 중간은? 중간은 가물가물하다. 중간은 튀어 오르지 않고 뒤로 물러선다. 중간은 중간에 사라진다.

그러나 타이밍의 과학은 중간지점이야말로 우리가 하는 일과 방법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말한다. 중간지점에는 '슬럼프'와 '스파크'라는 두 가지 효과가 있다. 4) 134-135

왼쪽  영장류의  U자변곡점 가운데 와 오른쪽은 pixabay이미지 참조

지난여름 갑자기 남편회사가 말로만 듣던 M&A가 되었다.

 M&A란? 한 기업이 매수한 기업을 자회사나 관련 회사로 둘 뿐 해체하지 않는 것을 인수라 칭하며 합병은 매수한 기업을 해체하여 자사 조직의 일부분으로 흡수하는 것을  말한다. 대한민국에선 '인수 합병'이란 단어로 사용된다. 또한 미국에서는 사모 펀드가 많은 회사들을 사고팔고 있다. 

인수 합병에는 '우호적 M&A'와 '적대적 M&A'가 있다. 상대 기업의 지배주주 세력과 원만한 협상을 통해 적정한 가격에 경영권을 넘겨받는 것을 우호적 M&A라고 하고, 지배주주 다수의 의사에 반해 경영권을 빼앗는 경우를 적대적 M&A라고 한다. 대부분은 우선 우호적 M&A를 시도하지만, 이것이 안되면 적대적 M&A를 시도하게 되는데, 적대적 M&A는 상대 기업의 '방어' 때문에 어느 정도든 간에 인수비용이 올라가는 위험이 있어서 비밀리에 지분을 모아 신속하게 처리하려 한다. 반대로 방어 측은 인수비용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지분 확보를 방해하여 경영권을 지키려고 하기 때문에 각각 흑기사와 백기사의 확보에 힘쓰게 된다. 5) 

벼랑 끝으로 떨어지는 느낌과 더운 한여름에  한기를 느끼게 하는 칼바람이 불었다. 구조조정이 시작되고 직원들 약 20%가량 권고사직을 당했다. 다행히 남편은 본사로 발령이 나서 권고사직 대상에서 제외는 되었지만 서울이라는 곳에 새로 적응해야 하는 또 다른 시나리오가 생겼다. 사람일이란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다는 것을  통감한 대목이었다. 슬럼프에 빠져서 이직을 고민하는 남편에게 우선은  회사에 남아서 추후를 도모하기로 했다.

그리고 또 얼마 후 본사 발령이 취하되었다. 꿈같은 일이 일어났다. 혼자 육아와 일을 병행해야 하는 부담감에 남편 몰래 울면서 하루하루를 보냈는데 이렇게 반가운 소식을 들으니 다시 삶에 대한 스파크가 일어났다.

불과 1달 반전에 일어난 영장류의 U자 변곡점에서... 하~~ 아  제대로 인생공부를 한번 더 한 시점이다.

슬럼프에서 다시 의욕을 불태우는 5가지 방법

1. 중간 목표를 정하라.

2. 중간 목표를 공개하라.

3. 문장을 중간에서 멈춰라.-자이가르닉 효과

4. 사슬을 끊지 말라.-사인펠드 기법

5. 내가 하는 일로 혜택 받을 사람을 생각해보라-낙수효과 6) 



3. 글을 마무리하자면  

다니엘 핑크의 <WHEN 언제 할 것인가>는 같은 책으로 2번의 서평을 썼다. 재독을 하면서 느낀 점은 

 "어?~~~~~이런 내용도 있었구나.. 음...  왜?....  그땐 내가 왜 보지 못했지?... 어? 이건 정말 새로운데?" 

꼭 숨겨둔 보물 찾기를 하는 기분이 들었다.  다시 새로운 보물들을 찾아서 포스트잇 붙이고 밑줄 그으면서 정리해두었다. 또 다음에 책에 대한 서평을 쓸 기회가 생긴다면 아마도 마들렌을 먹을 때처럼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가지 않을까?

이 책은 정말 생활에 바로바로 적용이 가능한 실용서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책과 내용이 있어도 내가 그것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2019년을 잘 마무리하기 위해서 남은 3개월  나의 시간을 잘 관리해서 후회 없는 마침표를 찍고 싶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시간을 아껴서 쓰자. 시간의 자린고비, 구두쇠, 스쿠르지 영감 등  뭐가 되었든  옹색할 만큼 아끼자. 시간을 아껴야 잘 산다.


오늘의 한 줄-" 시간은 중요하다는 표현으로 부족하다. 시간은  우리 삶에서 어쩌면 유일한 것이다."

                  _ by  마일스 데이비스

<참고문헌>

1) 마르셀 푸르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 믿음사, 2012, p 86 주석 요약

2) 다니엘 핑크, <when 언제 할 것인가>, 시공사, 2018, p111-113

3) 다니엘 핑크, 같은 책, p 126-127

4) 다니엘 핑크, 같은 책 , p 134-135

5) 구글 나무 위키 참조

6) 다니엘 핑크, <when 언제 할 것인가>, 시공사, 2018,157-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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