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주영 Oct 03. 2019

[어떻게 읽을 것인가]

"제발 부모들에게 간청한다. 아이에게 '서둘러'라고 말하지 말라.'

1. 들어가며

책 첫 페이지

요즘 스스로 고립을 시키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스트레스를 엄청 받고 있다. 친정어머니께서 인공관절 수술하고 우리 집에서  2달 동안 함께 지내고 계신다. 다음 주 월요일 어머니께서  대구로 내려가신다고 선언하신 날이다. 내심 불안하고 무섭다. 마냥 어머니가 그리워서 함께 있으면 좋기만 할 것 같았는데 요즘 사소한 것에서도 서로가 대립각을 세운다. 이런 양가적인 감정은 무엇일까?

어머니는 전형적인 로맨티스트 이시다. 나는 아이디얼 M자 유형이다. 단어에서 풍기는 이미지 그대로이다.

소녀 같은 어머니는 자신의 감정을 섬세하게 읽어주시길 바란다. 아이디얼은 말 그대로 4차원이다. 대화를 이어나가는 도중 나는 "엄마는 논리적이지도 않고 감정적으로 해석하시는 게 문제입니다."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어머니께서는 "그럼 너는 얼마나 논리적이냐?"라고 말씀하시고 속 이상하셨는지  TV를 보시다가 일찍 잠자리에 드셨다. 미숙한 감정 처리를 하고 내 방에 들어와  남겨진 분량의 책을 열심히 읽고 있었다.  불과 몇 시간 전에 일어난 일이다.  연필을 들고 곰곰이 생각해 봤다. 논리란 무엇일까? 책을 읽는 것만이 논리적인 인간이라고 나는 생각하는가? 여러 가지 질문들의 연속선상에서 고민하는 밤이다.


관독중인 나의 책

내가 내 아이를  잘 가르치기 위해서 읽은 책이고 이 책과 함께 풀어 보고 싶어 욕심을 내서 책장에서 꺼내서 관독중인 책들이다.

여기서 한 가지 내가 이렇게  책을 읽었고 나는 논리적인 인간이라고 스스로 파놓은 지식의 저주에 빠져 있지 않는가? 먼저 반성부터 하고 글을 시작하겠다.

고영성 작가는 북큐레이터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큐레이터'란?(curator)  미술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재정 확보, 유물 관리, 자료 전시, 홍보 활동 따위를 하는 사람이란 뜻이고 미술을 전공한 나에게는 아주 친숙한 단어이다.  북큐레이터에서 느껴지는 이미지처럼 뇌과학, 행동경제학, 인지심리학 등을 기반으로 쓴 책이다. 그래 나는 독서법에 대해 알려주는 책으로는 단연 베스트로 생각하기 때문에 지인에게 많이 추천해드렸다.


pixabay 이미지 참조

 먼저 책의 구조를 보면

1. 독아(獨我) :나를 읽다.

2. 다독(多讀):많이 읽다.

3. 남독(濫讀):다양하게 읽다.

4. 만 독(慢讀):느리게 읽다.

5. 관독(觀讀):관점을 갖고 읽다.

6. 재독(再讀):다시 읽다.

7. 필독(筆讀):쓰면서 읽다.

8. 낭독(朗讀):소리 내어 읽다.

9. 난독:어렵게 읽다.

10.엄독(奄 讀):책을 덮으며 읽다.



2. 본론으로 들어가서

 각각의 독서법이 다 중요하고 좋지만 나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이기에 이 중에서 아이들을 위한 독서 만독(느리게 읽기)과 낭독(소리 내서 읽기)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이야기해 보기로 한다.

pixabay 이미지 참고

                                                                          

OECD가 우리나라를 포함한 13개국의 15세 청소년을  조사해본 결과, 부모가 어릴 때 책을 날마다 읽어 주었던 아이들이 독해 능력에서 훨씬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 독서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메리언 울프도 "수십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모나 다른 어른이 읽어 주는  소리를 들으며 보낸 시간의 양이, 몇 년 후 그 아이가 성취할 독서 수준을 예언해 주는 좋은 척도가 된다."라고 말했다. 1)

우리 딸에게서  도서관은 늘  놀이터였다. 오롯이 육아에만 전념할 때는 간식을 챙겨서  도서관에서 하루 종일 놀고 저녁때가  되어서야 유모차를 끌고 집으로 오곤 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 시절이 사뭇 그리울 때도 있다. 그리고 책놀이 수업도 찾아다니면서 들었다. 그때의 고마운 인연으로 서현이에게는 달님 선생님이 계신다. <달님안녕> 이란 동화책을 너무 좋아하셔서 선생님은 달님 선생님이 되셨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모가 책을 읽어야 하고 아이와 책을 읽을 때에는 꼭 아이를 품고 읽어주어야 한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부모도 독서를 하지 않고 아이들에게는 세이펜 등 기계음성 소리가 나는 펜들을 활용해서 읽게 만든다. 물론 특정회사 제품을 폄하하거나 비방의 목적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

부모의 품에서 책을 읽어주면 아이는 사랑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독서하는 아이로 성장하기 쉬워진다는 뜻에서 말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몸은 오감을 통해서 발달하기 때문에 피부에서 느껴지는 촉감의 영향도 크다.


<슬로리딩-생각을 키우는 힘>은 1950년대부터 일본의 나다 학교의 교사인 하시모토 선생님께서 <은수저>라는 한 권의 책을 가지고 학생들을 교육했고 그 아이들이 자라서 훌륭한 리더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나도 이 책을 읽어 보았는데  천천히 읽기라는 피상적인 뜻이 아니라 여기서의 핵심은  파생 독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2014년에 EBS에서도  이와 같은 실험을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6개월간 교사의 지도 아래에 박완서의 <그 많던 싱어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공부했다. 본인이 직접 사전을 찾아가면서 배우고 익힌 단어를 글로 지어보고, 책에 나오는 생물을 직접 체험해보고, 자신의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해보는 것이다.  6개월 후 아이들은 독서가 정말 재미있고 즐겁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만독의 힘은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최종 목적지는 독학자 즉 스스로 학습하는 인간을 육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아이들에게 빨리하라고 재촉하고 빨리 읽으라고 다그친다. 슬픈 현실이다.


우리나라 성인 문해력은 OECD 기준 2등급이다. 문해력 2등급은'토론'이 안 되는 등급이다. 부모들의 반은 조금만 내용이 복잡해도 상대방의 주장을 이해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반박을 할 때도 근거에 입각해 논리적으로 주장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2) 서두에 내가 스스로 질문을 던진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물론 칠순 노인에게 문해력을 따지기엔 유교사상이 발목을 잡고  불효자식 같아서 더는 이야기를 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 기성세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부모로서 해야할  역할은 무엇인가?

답은 자명하다.아이들에게는 책을 읽어주어야하고 자신은 책을 읽어야한다. 그리고 읽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독서모임으로 연결시켜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구의 묵독은 10세기가 지나야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1. 고대는 기록문화가 아니라 구전 문화이기 때문이다. "죽어가는 노인은 불타는 도서관과 같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에서 알 수 있듯 구전을 통해서 삶의 지혜를 배우는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산파술도 여기에 해당한다.

2. 띄어쓰기가 없었기 때문에  묵독은 힘들지만 낭독은  그다지 힘들지가 않다. 그리고 고대 문자가  대체로 띄어쓰기가 없다.

어휘력은 일종의 마태효과가 나타난다. 성경 마태복음 25장 29절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무릇 있는 자는 받아 충족하게 되고 , 없는 자는 그 있는 것 까지 빼앗기리라."미국의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은 사회과학분야를 에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설명하며 '마태효과'라고 이름 붙인 바 있다. 3)

부모 낭독의 5가지 힘

1. 숙련된 독서가 2. 아이의 뇌 발달 3. 문법구조 이해 4. 부모 낭독과 감정 5. 자율성의 힘을 키워준다.

우리 아이의 두뇌발달에 시각과 청각 즉  공감각이 영향을 미친다면 낭독을 해야 할 이유가 분명해진다.

사회적인존재 와 토론 뇌발달 pixabay 이미지 참고

18세기 커피하우스는  계몽주의 시대에 일어난 수많은 혁신의 토대가 되었다. 그 공간에서 전기 화학에서부터 보험산업, 민주주의에 이르기까지 많은 일들이 탄생했다.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은 이 홈브루 컴퓨터에 가입하고 난 후 세계 최초의  컴퓨터 애플 1을 개발했다. 4)


3. 글을 마무리하자면

종합해보면 만독과 낭독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매우 유익한 독서법이이다. 성인들에게는 토론을 통해서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해준다. 따라서 독서모임은 소속감을 주고 학습능력을 향상해주며 건강을 도모해준다. 여러 이점도 있지만 사실 나는 독서모임을 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도 크다. 공개된 글을 올려야 하는 부담감과 1 회독으로 책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기가 어려움 등 씽큐베이션2기  독서 모임을 하면서 내가 느낀 부분이다. 물론  그 또한 내가  극복해야 할 임계점이겠지만 말이다. 책에서는 잭니클라우스는 "나는 압박을 즐긴다."라고 말하지만 나에게는  압박은 말 그대로 압박이다. 지금 글 쓰고 있는 시점에서도 말이다. 이 문제는  독서모임을 통해서 차차 공부하면서 해답을 찾아 나서야겠다.  


한줄명언 //" 어떤책은 맛보고,어떤책은  삼키고, 어떤책은 씹어서 소화시켜야한다."-by 프랜시스 베이컨

                   "자네는 보기만 할 뿐 관찰하지 않는다네"-by 셜록 홈즈


<참고문헌>

1) 고영성, <어떻게 읽을 것인가 >, 스마트북스, 2015, p.124.

2) 고영성, 같은 책, p,9.

3) 고영성. 김선, <낭독 혁명>, 스마트북스, 2017, p.85.

4) 고영성, <어떻게 읽을 것인가 >, 스마트북스, 2015, p.237



낭독 혁명 /어떻게 읽을 것인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조금씩 성장하는 저를 응원해주세요.

*솔직하고 근거가 명확한 피드백은 환영합니다.

*함께하는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구독과 좋아요는 글쓰는 사람의 힘의 원천 입니다.

*<와장창 미술> 유튜브에서도 또 만나요.




                                                                                                         





작가의 이전글 [DOING GOOD BETTER] 냉정한 이타주의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