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버텨봅시다

by 와루


20220703씀


저번주 일요일 경기 끝나고 이번주 대진 봤을 때 굉장히 힘든 주간이겠구나 생각했었다. 상대가 무려 키움과 쓱이라니 3승3패를 하면 기적이고 2승 4패만 해도 본전, 1승 5패를 하더라도 그럴만하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6패까지 각오하긴 했었다. 그런데 정말 6패가, 그러니까 7연패가 눈 앞에 다가오니까 너무나 절망적이다.


5월 말에 겪었던 6연패랑은 느낌이 사뭇 다르다. 그때는 화가 많이 났고 그냥 다 짜증이 났는데 지금은 좀 많이 슬프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6연패를 하는 동안 만났던 상대 선발이 죄다 에이스였다. 우린 외국인 투수 둘 다 빠져서 토종 선발들이 헥헥거리면서 던지고 있는데. 선발의 체력적 부담이 더해지니 불펜 역시 과부하되면서 다들 맛이 가기 일보직전인데. 상대 팀들은 죄다 짱짱한 1, 2선발이 등판했다. 1, 2 선발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으니 불펜 역시 강력했다. 다들 한번씩 하는 우천취소도 이번주 우리팀엔 허용되지 않았다. 비가 오면 하루라도 쉬면서 전력을 보충하고 가다듬을 수 있었을텐데. 그런 여유가 우리에게는 주어지지 않았다.


게다가 공격의 첨병이었던 소크라테스마저 팀 전력에서 이탈하고 말았다. 상대 투수의 강속구에 안면을 직격당하는 부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방송국에서 리플레이 화면을 보여주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부상이었다. 전반기 시즌 아웃은 물론이고 후반기 출장마저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소크라테스는 팬을 먼저 생각했다. 선수의 갑작스러운 부상 소식에 놀라 상심에 빠져있을 팬들을 위해 소크라테스는 코뼈가 골절되어 출혈이 있는 상황에서도 구급차에 올라타면서까지 손을 흔들어줬다.


무력하게 지진 않았다. 6연패가 진행되는 동안 한 점차 승부는 총 4번이 있었다. 가장 큰 점수차는 저번주 일요일 두산전의 4점차였다. 그정도로 매 순간이 치열했다.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따라잡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선발 투수들은 상대 에이스에 맞서 자신이 버틸 수 있는 최선 그 이상을 버텨냈다. 야수들은 어떻게든 투수의 어깨를 가벼이 해주려고 몸을 날리면서까지 공을 잡았다. 데뷔 첫 홈런을 날린 루키도 포효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불혹의 베테랑은 한 베이스라도 더 가기 위해 전력질주를 마다하지 않았다. 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짓눌린 게 보이는데도 선수들은 단 한순간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언제나 혼신의 힘을 다 했다. 용맹한 호랑이의 모습 그 자체였다. 그럼에도 승리의 신은 우리팀의 손을 잡아주지 않았다.


팀이 한계에 부딪힌 것 같다. 모두가 지쳐버렸다. 야수들은 김독의 보수적인 라인업 운용으로 체력이 떨어졌다. 투수들은 외국인 투수 둘의 빈자리를 메우려고 고생하느라고 기진맥진이다. 더 이상 힘을 짜내달라고 말하기도 미안할 정도이다. 선수들은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그 최선이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언제나 최선을 보여주려 애쓰지만 그 최선의 임계점이 체력과 함께 떨어져서 그 이상의 최선이 불가능한 것만 같다. 그게 눈에 보여서 뭐라 말도 못하겠다. 누구보다 이기고 싶어하는 게 선명하게 보이는데 어떻게 나쁜 소리를 할 수 있을까.


144경기를 모두 잘할 수는 없는 법이다. 패배는 당연한 것이고 연패가 길어질 수도 있다. 어쩌면 이 연패는 더 길어질지도 모르겠다. 강팀이라면 이런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내겠지만 우린 아직 강팀이 아니니까 어떻게 해야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다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부상 없이 건강하게만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 팬들은 끝까지 응원을 멈추지 않을테니 팀은 그저 잘 버텨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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