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음이 쏘는 도파민

스마트폰과 헤어지는 방법을 아시는 분 있나요~?

by 느닷

항상 지금 함께 있는 사람과의 시간에 집중하려고 하는 편이다. 수업 시간에는 학생들에게, 급식 먹을 땐 마주 앉은 동료에게, 커피 테이블에서는 상대방에게 오롯이 집중하는데 오감을 사용한다. 고 생각했는데 대략 착각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안데르스 한센의 '인스타 브레인'이라는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명확히.


고등학생 아들 녀석들이 휴대폰에 코를 박고 있는 모습을 보면 속이 터지다가도 나 역시 손에서 휴대폰을 놓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때때로 발견한다. 그래도 엄마는 휴대폰으로 장보고, 생필품 주문하고, 글 쓰고, 은행업무 보고, 티켓 예매하고, 영상 편집하고, 식당 검색하고, 일정 관리하고... 휴대폰으로 일하는 거야 일. 이라고 말해보지만 여하튼 계속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사실 잠깐 잠깐 접속하는 SNS가 '잠깐' 아닌 꽤 많은 시간을 빼앗아 가는 것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휴일 오후. 식탁에서 각자 먹고 싶은 간식을 먹고 있었다. 나는 커피, 큰아들은 피자빵, 작은 아들은 아이스크림. 그런데 어느 순간 고개를 들어보니 먹는 음식만 다른 게 아니었다. 휴대폰을 들고 각자 다른 영상이나 화면을 보면서 묵묵히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소파에 모여 앉아 같은 프로그램을 보며 낄낄거리거나 공감하는 시간을 보낸 게 언제인지 까마득하다. 잠시 스마트폰을 엎었다. 아들들~ 우리 잠깐 얼굴 좀 마주 볼까? 잠시 어색한 정적이 흘렀다...


스마트폰이 알려준 나의 휴대폰 사용시간.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무려 3시간 41분이나 된다. 지난주 사용시간을 줄이기 위해 알림음도 다 끄고 나름 안 본다고 생각했는데 놀랍게도 지난주 일평균 보다 2분 적게 사용했다니! 어이가 없다. 일상생활에서 정말이지 떼려야 뗄 수 없는 스마트폰이다.


어느 순간 생활 전반에 깊숙이 들어와 버린 스마트폰과 컴퓨터는 책 읽고 글 쓰며 사색하는 아날로그적인 시간을 야금야금 잡아먹고 있다. 독서를 하는데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은 방해를 받고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우리는 하루에 2,600번 이상 휴대전화를 만지며 깨어 있는 동안에는 평균 10분에 한 번씩 들여다본다. 깨어있는 시간도 부족해서 3명 중 1명은 한밤중에도 최소 한 번은 휴대전화를 들여다본다.
...
컴퓨터와 휴대전화로 매번 새로운 페이지를 볼 때마다 뇌는 도파민을 분비하며, 그 결과 클릭을 거듭하게 된다. 그리고 방금 보고 있던 페이지보다도 '다음 페이지'를 훨씬 더 좋아하는 듯하다. 인터넷 페이지 5개 중에 1개꼴로 머무르는 시간이 채 4초가 안 되며, 10분 이상을 보내는 페이지는 4%에 불과하다.
...
대부분 메일이나 문자 메지시를 읽었을 때보다 알림음을 들었을 때 도파민이 더 많이 분비된다.

(인스타 브레인-몰입을 빼앗긴 시대, 똑똑한 뇌 사용법 / 안데르스 한센 / 동양북스 / 2020년 출판)



휴대폰 알림음이 울릴 때마다, 잠깐씩 새로운 페이지를 열어 볼 때마다 뇌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독되어 있다는 사실을 읽고 고개를 끄덕였다. 새삼 놀라울 일도 아니지만 2600번은 좀 충격적이다...


그런데 이대로는 안될 것 같다. 변화가 필요하다. 3시간 41분 중에 2시간만 운동이나 독서에 투자할 수 있다면 나는 일 년 뒤에 얼마나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지 상상하니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스마트폰과 헤어지는 방법에 대해...

매거진의 이전글샘과 데이브의 행복